III방주 난민03 / 04

방주 난민

방주 난민 3

[SCENE START]

방주 난민지휘관, 방주 난민메신저

방주 난민

저기

방주 난민

지휘관님

방주 난민

전에 뵀을 때 시간 나면 한번

방주 난민

놀러 오시라고 했던 것 같은데

방주 난민

왜 안 오시나요 ㅎㅎㅎㅎ

방주 난민

많이 바쁘신가 봐요 ㅜㅜ

네온

···분명 이 근처였죠? 난민 씨네 벙커 말이에요.

아니스

으음, 글쎄. 기억이 가물가물하네.

아니스

마지막으로 온 지도 꽤 돼서···.

깜빡, 깜빡.

선택지

라피

!!

네온

우릴 부르는 신호인가 봐요.

아니스

방주 난민인가? 그렇다고 하면 엄청 발전했네.

아니스

전에 걔가 지상 한복판에서 [여기에요-!! 여기!!] 하면서

아니스

고래고래 소리칠 땐 진짜 까무러치는 줄 알았다니까.

선택지

네온

적응한 만큼 잘 지내고 있으면 좋을 텐데요.

아니스

그러게 말이야.

···얼마 후, 벙커 내부.

방주 난민

지휘관님··· 그리고 니케 분들.

방주 난민

정말 와 주실 줄은 몰랐어요.

선택지

방주 난민

··· ···.

방주 난민

네, 네. 물론이죠.

방주 난민

전에 제가 시랑 소설을 써 보고 싶다고 했었죠?

방주 난민

벌써 20편 넘게 썼어요.

방주 난민

시 15편에 단편 소설 8권이요.

선택지

방주 난민

그렇죠?

방주 난민

뭐 읽어줄 사람은 없지만···.

방주 난민

애초에 취미란 건 자기만족이니까요. 하하.

라피

글쓰기는 본래 큰 인내심이 요구되는 일이라고 들었습니다.

라피

외부의 압박도 없이 그만큼의 분량을 써낸 건 대단하군요.

방주 난민

··· ···그런가요?

방주 난민

고마워요. 어쩌면 그런 칭찬을 듣고 싶었는지 모르겠네요.

방주 난민

참, 그리고 요리도 연구하기 시작했는데···.

방주 난민

다행히 벙커에 냉동 보관된 식품들이 좀 있더라고요.

방주 난민

신이 나서 한 5인분쯤 만들었는데.

방주 난민

생각해 보니가 밥 차려줄 가족이 없는 거 있죠.

방주 난민

정말 바보 같은 짓을 했지 뭐예요, 하하.

아니스

··· ···.

선택지

방주 난민

음···.

방주 난민

사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방주 난민

하지만 안 괜찮으면 뭐 어쩌겠어요?

방주 난민

얼마 전에 아는 동생하고 연락이 닿아서 문자를 좀 했는데

방주 난민

제 집이랑 가구랑 다 빚쟁이들한테 넘어갔다나 봐요.

방주 난민

그동안은 조금이라도 이자랑 원금이랑 갚아 나가고 있었는데

방주 난민

그게 끊어지니까···.

방주 난민

··· ···.

방주 난민

다시 생각해도 역시 여기 있을 수밖에 없어요, 전.

선택지

방주 난민

말만으로도 고마워요.

방주 난민

하지만 몇십억 크레디트나 되는 돈을

방주 난민

지휘관님께 대뜸 부탁드릴 염치는 없잖아요.

방주 난민

그냥 가끔씩 이렇게 찾아와 주세요. 그걸로도 좋아요.

해가 질 때까지 방주 난민과 이야기를 나누다 헤어졌다.

방주 난민지휘관, 방주 난민메신저

방주 난민

지휘관 지휘관님

방주 난민

방주에는 무사히 돌아가셨나요?

그래

방주 난민

ㅎㅎㅎ

방주 난민

지금 건 제가 너무 고마워서 드리는 선물이에요

방주 난민

사실 요즘 누구라도 좋으니까 사람이 보고 싶었거든요

방주 난민

그거 아세요?

방주 난민

사람이 혼자 지내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다 보면

방주 난민

머리가 멍해지고 말이 잘 나오지 않게 돼요

방주 난민

기억력도 점점 더 떨어져서 방금 전까지 내가

방주 난민

뭘 하려 했는지도 잊어 버리고요

방주 난민

기분도 하루 중 절반 이상은 우울한 상태죠

방주 난민

저만 그런 게 아니라 혼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방주 난민

그런 상태를 겪는다고 해요

방주 난민

그런 걸 보면 역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가 봐요

지금이라도 돌아가기엔 늦지 않았어

방주 난민

아뇨 ㅎㅎ;;

방주 난민

괜찮아요 정말

방주 난민

우울한 건 잠시고 금방 지나갈 테니까요

방주 난민

오늘 하루종일 지휘관님께 찡찡거려서 그렇지

방주 난민

아직 여기 살면서 좋은 점들도 많아요

방주 난민

하루종일 취미 생활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나

방주 난민

가끔씩 벙커 밖으로 얼굴을 내밀면

방주 난민

들리는 새소리나 맑아지는 풀 냄새 같은 거요

방주 난민

그런 건 방주 사람들은 평생 가도 못 누릴 호사니까요

방주 난민

그러니까 저는 진짜 괜찮아요

방주 난민

진짜로요

생각이 바뀌면 언제든지 말해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