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XFIRST AFFECTION08 / 08
FIRST AFFECTION
기다림
[SCENE START]
···그날 이후, 내 셔츠는 남아나지 않았지.
덮고 자고, 깔고 앉고, 입고 다니고.
··· ···.
떠나보낼 때, 몇 개를 챙겨서 넣어두긴 했는데.
잘 쓰고 있을지 모르겠다.
··· ···.
언제나 그립지만.
오늘은, 어째서인지 더 그리운 날이다.
마리안.
잘 지내고 있을까.
지상의 어딘가.
··· ···.
··· ···.
여기 있었느냐.
어서 식사하러 오거라. 오늘은 내가 특별히 요리했다.
아, 차임이 직접요?
후후. 기대되네요.
크라운은요?
아가씨는 지금 식탁에 앉아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침을 흘리고 계신다.
···어머. 서둘러야겠네요.
그래. 어서 가자.
그런데, 여기서 뭘 하고 있었던 것이냐.
···그냥요.
옛날 일을 좀 생각하고 있었어요.
오셨나요.
저는 품위 있게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그대들을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먼저 식사하는 것은 품위에 어긋나는 짓이라.
미안해요. 오래 기다렸나요?
아뇨. 전혀. 기다리는 것은 제가 가장 잘하는 것 중 하나인 것이죠.
아가씨. 침이 흐릅니다요.
이, 이것은 침이 아니에요.
맛있는 음식에 표하는 예의인 것이에요.
맞는 말씀입니다. 맛있는 음식엔 응당 예의를 차려야 합죠.
자, 그럼 식사하실까요.
마리안 너도 어서 들거라.
잘 먹겠습니다.
음? 그런데 술이 없네요?
··· ···.
··· ···.
후후. 맛있는 식사에 술이 빠지면 안 되죠.
마리안은 품에서 술병을 꺼내들었다.
얼마 전 홍련이 가져다준 술이에요.
다들 마실 거죠?
··· ···.
아, 그리고 오늘 밖에서 이걸 발견했는데.
마리안은 품에서 뭔가를 꺼내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세상에. 굼벵이들이 살이 너무 잘 올랐지 뭐예요?
스노우 화이트가, 이때 굼벵이가 가장 맛있다고 했어요. 재철이라고.
··· ···.
어머. 그러고 보니 이 굼벵이들.
라푼젤이 보여준 [뜨거운 욕망]에 나온 주인공 XX같지 않나요?
움직임이며, 크기까지 딱이네요. 후후.
··· ···.
··· ···.
자, 그럼 어서 먹어요.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 습니다···.
잘 먹겠··· 습니다···.
지휘관.
잘 지내고 계시나요?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거든요.
··· ···.
처음엔 지휘관 원망도 많이 했지만, 지금은 지휘관을 이해할 수 있어요.
지휘관이 했던 선택 역시 이해하게 되었고요.
···그런데, 가끔 생각나요.
지휘관, 라피, 아니스, 네온과 함께 지냈던 그때가.
행복했던 그때가.
시간은 좀 걸릴지 모르겠지만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사라지지 않으면 언제든 되돌릴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지휘관.
저 기다릴게요.
지휘관이 다시 저를 찾으러 올 때까지,
계속 기다릴게요.
우리, 꼭 다시 만나요.
잘 지내요.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