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IRED ASH 돌발 스토리17 / 21
RED ASH 돌발 스토리
그 꽃, 릴리바이스 II
[SCENE START]
[#005-2의 기록을 재생합니다.]
지휘관. 저 외출 좀.
··· ···.
그래.
다녀올게요.
오늘은 나도 같이 간다.
···지휘관이요?
왜. 나는 가면 안 돼?
그건 아니지만···.
그럼 가지. 네가 내 호위다.
어느 이름 모를 꽃밭.
릴리바이스와 지휘관은 말없이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저 있잖아요. 원래는 여기서 혼자 말 걸고 하거든요?
근데 지휘관이 있어서 못 하겠으니까, 잠시만 다른 곳에 가있으면 안 돼요?
안돼. 그 사이에 나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하려고.
하아···.
근데 지휘관은 여기 왜 온 거예요? 딱히 아무 말도 안 할 거면서.
여기 태워버리려고.
···예?
너 말이야. 여기 갔다 오면 한동안 표정이 완전 썩어있어.
스쿼드 리더가 그래서 뭘 어쩌자는 거야?
···그럼 저는 슬픔도 느끼면 안 되는 건가요?
참아. 못 참겠으면 오질 말던가.
그런데 너, 여기 자주 오잖아.
하나 물어보자. 왜 오는 건데?
여기 와서 말이라도 걸면, 로스트 넘버가 대답이라도 해 준대?
로스트 넘버라고 말하지 마요.
죽었잖아. 결번이라고. 그럼 로스트 넘버지 뭐야.
말 함부로 하시네요.
그리고 네가 여기 왜 와?
네 잘못이야? 로스트 넘버가 죽은 건 네 잘못이 아냐.
···내 잘못도 있잖아요.
허 참.
프로토타입인 너를 베이스로 페어리 테일 모델 1번을 만들었다.
마이너 그레이드를 하지 않고 그대로 제작하는 바람에, 신체의 힘을 감당할 수 없어서 죽었다.
덕분에 2번부터는 적당히 마이너 그레이드를 해서 안전했다.
여기에 네 잘못이 어디 있다는 거지?
··· ···.
그리고 여긴 로스트 넘버의 무덤이 아냐.
···그 녀석은 말 그대로 흩뿌려지며 죽었으니까.
여기가··· 가장 마지막으로 얘기한 곳이니까요.
그리고 그거 알아요?
여기 릴리바이스 꽃이 피어요.
··· ···.
지금까지 딱 한 송이 피긴 했는데, 그게 아무 의미 없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아무 의미 없어.
조건만 맞으면 아무 곳에 나 피는 꽃이다.
억지로 끼워 맞추지 마라.
저를 위로해 줄 생각이 아예 없군요?
그걸 이제 알았냐.
그럼 먼저 돌아가.
나 여기 태워버리고 갈 테니까.
··· ···.
알겠어요.
예. 한심한 짓 한 거 인정할게요.
아직 마음이 여물기 전에 겪은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라, 필요 이상으로 집착했네요.
안 올게요. 사실 기분만 안 좋아지고 좋을 게 없다는 거 진작 알았으니까.
그냥 마음속에 기억할래요.
좋아. 그럼 태우자.
아니. 태우지 마요.
왜. 또 올려고?
진짜 안 와요.
약속할 수 있어?
예. 약속할게요.
대신. 지휘관도 한 가지 약속해 줘요.
뭔데.
우리가 죽으면.
지휘관은 나 같은 짓 하지 말아 줘요.
···너희가 죽을 정도면 나도 죽은 상태지 않을까?
혹시 모르니까요.
싫어.
난 니들 죽으면 매년 성묘도 가고 그럴 거다.
가서 막 대성통곡할 거야.
···그러지 마요 제발.
그게 싫으면 죽지 마.
나도 안 죽을 테니까.
그래요.
약속해요. 우리.
[재생이 종료되었습니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