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PRETTY STAR04 / 15
PRETTY STAR
PRETTY STAR : 4
[SCENE START]
연예인이요? 진짜요?
예. 그렇습니다.
테트라 라인에서 정식으로 데뷔를 요청드리는 겁니다.
··· ···.
프리시아가 오스왈드의 옆구리를 쿡쿡 찌른다.
거봐요. 맞다니까요.
이유가 뭡니까.
지금 시점에 니케를 연예인으로 데뷔시키는 건 이해가 안 가는군요.
그리고 연예계 쪽에 관심도 없었던 프리시아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 텐데요.
재능이 있어 보이니까.
이 아이, 데뷔만 하면 단숨에 스타덤에 오를 거야.
내가 보증할게. 확실해.
거짓말을 하고 있군요.
거짓말? 내가?
예. 아무런 근거가 없으니까요.
···내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지만, 나 엄청 잘 나가는 프로듀서야.
원석을 알아보는 눈 하나만큼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해.
프리시아에 대한 정보를 어디서 획득했습니까. 접점이 없을 텐데요.
니케 지원자들의 서류는 하나하나 다 검토하고 있으니까. 일단 우리 니케 제작 회사라고.
··· ···.
테트라 라인의 상황이 요즘 좋지 않더군요.
프리시아를 니케 인권 신장의 상징으로 만들어, 지지를 받을 셈입니까.
단순 계산으로 니케포비아는 방주 시민에서 절반의 비중을 가지니까요.
남은 절반을 끌어들일 생각이군요. 연예인이라는 신분을 앞세워서.
···너, 이쪽 계열에서 일하는 사람이니?
글쎄요.
말씀하신 것이 맞습니다.
··· ···.
한슨.
테트라 라인의 상황은 말씀하신 대로 지금 매우 좋지 않습니다.
지상 탈환전의 실패로, 니케 자체에 대한 적개심이 방주 전반에 걸쳐 만연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니케를 앞세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크게 준비 중이었던 테트라 라인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따님이 필요한 겁니다.
사연 있는 니케를 앞세워 반전을 노리는 겁니까.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지금 상황은 잘못되었습니다.
니케는 승리의 여신이어야 합니다.
핍박받는 존재가 아니라요.
··· ···.
···랩쳐 침공 당시 어린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TV 속에서 우리를 위해 총을 들고 싸웠던 모습을 기억합니다.
아무것도 몰랐을 때는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정을 알게 된 후엔 고귀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니케들이 모든 책임을 뒤집어쓴 채, 핍박받고 있습니다.
중앙 정부의 방치 아래, 니케들을 지지하는 이들이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건 아닙니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따님의 이야기는 좋은 소재입니다.
니케들의 인권을 위해 싸우다 죽은 이가, 니케가 되어 다시 한번 그녀들의 인권을 위해 활동한다.
그리고 그것을 테트라 라인의 압도적인 캐릭터 메이킹과 광고 효과로 방주 전역으로 확산시켜.
니케의 인권을 부르짖는 이들이 좀 더 큰 목소리를 내길 바랍니다.
···감히 예상하건대 아버님께선 이쪽 계열에 밝으신 것 같으니, 제가 드리는 말씀이 어떤 의미인지 알 것이라 생각합니다.
··· ···.
가슴 아픈 인간으로의 죽음을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용서해 주십시오.
하지만 절호의 기회입니다.
굳이 연예인일 필요가 있습니까.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연예인 만큼 대중에 영향을 주는 소재는 없다는 것을요.
··· ···.
부탁드립니다.
니케들에게 희망을 주십쇼. 지금 방주에는 그게 필요합니다.
오스왈드는 프리시아를 바라본다.
프리시아의 눈은 빛나고 있었다.
오스왈드는 확신했다.
이건 막을 수 없다.
그럼 요약하자면.
제가 연예인이 되어서 니케 인권 신장을 위해 활동을 한다는거죠?
요약하자면 그래.
하지만 대놓고는 못 할 거야. 은연중에 하는 거지.
그건 우리가 제일 잘 하는 것 중 하나고.
··· ···.
아저씨.
··· ···.
오스왈드는 한슨을 빤히 바라보았다.
조건이 있습니다.
말씀하십시오. 가능한 한 맞춰 드리겠습니다.
한슨. 당신이 프리시아의 옆에 붙어주십시오.
매니저 역할을 하면서,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길 바랍니다.
얘 이래 봬도 테트라의 이사야. 일개 연예인 매니저로 붙을 수는···.
예. 알겠습니다.
한슨.
괜찮아요. 애초에 그럴 생각이었고.
그리고.
절대 [다른 쪽]으로 보내지 마십시오.
다른 쪽이라면 어떤···.
제가 테트라의 이면에 대해 늘어놓길 바라십니까.
··· ···.
···얘 뭐니 진짜.
이건 부탁이 아닌, 경고입니다.
···알겠습니다. 명심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저야말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프리시아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한슨을 향해 손을 내민다.
저도 잘 부탁드릴게요.
아··· 예. 잘 부탁드립니다.
프리시아라고 해요.
한슨입니다.
악수하는 둘. 오스왈드는 프리시아의 얼굴을 바라본다.
한슨을 바라보고 있는 프리시아의 얼굴을 바라본다.
오스왈드는 다시 확신했다. 이건 막을 수 없다.
당장 내일부터 시작하자.
목표는 반년 후 데뷔.
힘들 테니 각오는 해두는 게 좋을 거야.
시간이 흐른다.
오스왈드는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다.
음식을 준비하고, 뉴스를 시청한다.
현관문이 열리고 녹초가 된 프리시아가 들어온다.
연습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식사를 마친다.
프리시아는 잠에 들고, 오스왈드는 내일 있을 업무를 준비한다.
오스왈드는 이 일상에 완전히 적응했다.
이대로만 시간이 흘러간다면 바랄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주일 후. 프리시아는 새로운 세상으로 나간다.
그때, 자신이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고민하며 잠에 들었다.
아니스는 반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책상의 낙서는 자연스러운 마찰로 인해 거의 다 지워졌고, 꽃병에 언제나 꽂혀있던 국화는 언제부턴가 없다.
아니스는 철저히 무시당했다.
화도 내보고, 애원도 해봤지만 무시당했다.
교사도 더는 상대해 주지 않았다.
연락할 사람도 없었다. 아니스에겐 아무도 없었다.
주말엔 그저 기숙사 방에서 홀로, 하루 종일 누워있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혹시나, 정말 혹시나 내일은 말을 걸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학교에 나갔다.
기대감은 아무렇지도 않게 부서졌다.
아니스는 포기했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모두가 하교한 어둑어둑한 교실.
아니스는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가
수개월간 닫아놨던 입을 열었다.
나 왜 살아있지.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