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PRETTY STAR05 / 15
PRETTY STAR
PRETTY STAR : 5
[SCENE START]
아니스는 옥상의 난간에 앉아 있었다.
멍하니 방주의 하늘을 바라본다.
핸드폰을 꺼내 들여다본다.
최근 메시지를 확인한다.
안녕? 오늘 수업 중에 들었던 내용 중에 궁금한게 있어서ㅎㅎ
라고 멋쩍게 보냈던 메시지는 읽음 표시조차 뜨지 않았다.
발신 목록이 가득하다. 통화는 단 한 번도 된 적 없다.
수신 목록에는 아무것도 없다.
아니스는 문득, 자기가 목소리를 내는 방법을 잊어버린게 아닐지 생각했다.
아. 아.
목소리는 잘 나온다.
이 일련의 행동들이 우스워 아니스는 고개를 숙이고 큭큭댄다.
곧, 웃음은 울음으로 바뀐다.
뚝뚝 흐르는 눈물이 바지를 적신다.
사랑받고 싶었다.
살면서 단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던, 사랑을 받고 싶었다.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걸.
잘해주지 말지.
아니스는 마지막으로 교사에게 전화를 건다.
받지 않는다.
아니스는 일어나 난간 끝에 선다.
눈을 감는다.
한걸음 내디딘다.
그 순간
방주 전체에 큰 음악이 울려 퍼졌다.
밝고 경쾌한 음악.
그리고 들려오는 맑은 여성의 목소리.
···노래···?
아이돌 스타일의 노래다.
가볍고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멜로디에, 예쁜 목소리를 타고 나오는 가사.
아니스는 자기도 모르게 노래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 ···.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이 노래의 가사가 지금의 나를 위해 쓰였을 리가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럼에도 울려 퍼지는 그 노래는, 아니스에게 [힘내서 살아가라]고 외치고 있었다.
너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며
힘든 일 따위는 쉽게 이겨낼 수 있을 것이며
언젠가 그런 날도 있었지라며 웃어넘길 수 있을 것이라 힘차게 응원한다.
아··· 아아···.
응원하고 위로한다.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자존감을 채워준다.
너는
살아있어야 한다.
살아서 행복을 맛보아야 한다.
가사가 멜로디를 타고 아니스를 난간에서 밀어낸다.
노래가 끝났다.
하지만 아니스는 그곳에서, 다음 날 아침이 올 때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스는 울었다.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받아 가슴이 뜨거워진다.
아니스는 자신에게 다짐하듯 말한다.
살자.
힘내보자.
Won~~~derfull!!
훌륭해! 아주 훌륭해!
해냈구나, 응?
감사합니다.
시청률은?
41%가 나왔습니다.
크으···!
잘했다. 넌 내 자랑이다.
···감사합니다.
자꾸자꾸 돈을 내놓으라길래 뭔 지랄을 하나 했더니, 이런 걸 준비하고 있었군.
데뷔 무대는 아주 성공적이야.
방주 전역에 라이브 송출한다고 돈 좀 먹였겠는데.
뭐, 적진 않았지.
더 필요하면 말해. 얼마든지 퍼주지.
캐릭터 메이킹을 잘했어. 니케들을 위해 무대에 서는 니케라··· 아주 시기적절해.
그래서, 후속은?
준비 중입니다.
다 들이밀어. 인터뷰, 토크쇼, 예능 가릴 것 없이 얼굴을 들이밀어.
어차피 고철이니 지칠 일도 없을 것 아냐. 막 굴려. 방주에 그 고철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게 해라.
그래서, 그건 어디 있지?
그거라면 뭘···.
노래 부른 고철 말이야. 그거 이름이 뭐라고?
활동명은 프리티입니다.
그래. 프리티. 그건 어디 갔어?
집으로 복귀했습니다.
당장 불러. 축하 파티해야 할 것 아냐. 와서 술이나 따르라고 해.
안 됩니다. 계약상 그건 불가능합니다.
계약? 이건 또 무슨 개소리지?
수면은 반드시 자택에서 취하는 것이 계약 조건 중 하나입니다.
뭔 개같은 계약 조건이냐 그건.
그걸 알겠습니다 하고 허락해 줬다고?
보호자가 강경하게 밀어붙였어. 그게 아니면 안 준다는데 어떻게 해.
흠···.
보호자가 누군데.
이따가 자료 보내줄게.
그래. 어디 얼마나 잘나 빠진 보호자길래 그렇게 턱을 들고 계신 지 봐야겠어.
그럼 어디 보자···.
앞으로 일주일간 고철들의 동향, 포비아 놈들의 동향, 반대쪽 놈들의 동향을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해.
중앙 정부 쪽은 내가 보지.
이거 잘만 하면··· 일을 더 크게 키울 수 있겠어.
뭘··· 하실 생각이십니까.
기업 세탁.
···예?
됐고. 술이나 가져와.
그 데뷔 준비 중이던 고철들 있지? 그것들도 싹 다 부르고.
오늘 한 번 엔터테인먼트하게 놀아 보자고!
··· ···.
··· ···.
봤어? 아저씨?
봤다.
어··· 땠는데?
잘했다. 예쁘더구나. 잘하고.
이 옷, 잘 어울려?
그래.
헤헤.
···그래도 옷은 갈아입는 게 좋겠다. 식사하기에 적합한 복장은 아니니.
응. 그래도 아저씨한테 꼭 보여주고 싶었어.
그런데 아저씨.
내가 춤추고 노래한다고 니케 언니들의 처우가 좋아질까?
내가.
희망을 줄 수 있을까?
네가 그렇게 믿는다면, 그렇게 될 거다.
···응.
그렇게 믿을게.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