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PRETTY STAR08 / 15
PRETTY STAR
PRETTY STAR : 8
[SCENE START]
그리고 시간은 또 흐른다.
··· ···.
프리시아가 차 안에서 핸드폰에 열중하고 있다.
뭐해?
SNS 보고 있어.
저번 라이브에서 실수한 거 엄청 얘기 많이 나오네.
하··· 그럴 수도 있지 되게 뭐라 하네.
With Nikke 때 말실수한 게 컸어. 그 여파가 아직까지 가는 거고.
하여간 다들 대단해. 남한테 관심이 참 많아.
삣-
연설 준비는 잘 되고 있어?
예. 잘 되고 있어요.
대본은?
이제 그런 건 한번 슥 보기만 해도 충분해요. 일일이 그걸 어떻게 다 외워.
퍼포먼스는 뭐하게.
울려고요.
음. 좋은 생각이네.
아주 통곡을 하려고요. 그럼 조용해지겠죠.
너무 자주 하진 마. 그것도 많이 보면 질려.
그럼요. 아, 메이크업은 초췌해 보이는 쪽으로 부탁해 놨어요.
아주 좋아. 이제 알아서 다 하네?
다~ 좋은 프로듀서를 둔 덕이겠죠.
일정 끝나고 파티 있는 거 알지? 와서 웃음 좀 팔아.
대충 비위만 맞춰주는 자리죠? 노래는 못해요.
안 시켜. 얼마짜리 무댄데 그것들한테 공짜로 줘?
그럼 이따 보자.
예~
삣-
하아··· 힘들다.
···프리티.
···왜 갑자기 그렇게 부르는 거야?
지금 괜찮은 거야?
괜찮냐니. 뭐가?
그냥. 이것저것.
··· ···.
왜 그런 걸 물어봐?
많이 바뀐 것 같아서.
내가?
응.
익숙해진 거야. 노련해진 거고.
언제까지나 악플 하나에 상처받고, 감정에 휘둘릴 순 없잖아.
난 연예인이니까. 최초의 니케 연예인.
무던하게 넘길 줄 알아야 하고, 감정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해.
나 그거, 제법 잘 한다고 생각하고.
···그래.
지금 행복해?
행복하지 그럼.
진작 왜 안 했을까 후회할 정도로.
···그래.
네가 행복하면 됐어.
··· ···.
한슨.
나도 알아. 나 많이 변한 거.
힘들어서 그래. 괜찮아질 거야.
응. 힘들어. 힘든데.
멈출 수 없어.
멈출 수 없는데, 힘들어.
그래서 이렇게라도 해야 해.
안 그러면··· 망가질 것 같아.
··· ···.
왜 그렇게까지 무리해?
좀 쉬엄쉬엄하면 다 좋아지지 않을까.
··· ···.
상징이 되어버렸으니까.
프리티는, 니케 인권의 상징이 되어버렸으니까.
내가 잘못하면 니케 언니들이 욕을 먹어.
내가 잘하면 니케 언니들이 칭찬받고.
그래서 쉬엄쉬엄할 수는 없어.
그렇다고 언제나 전력을 다하려니 마음이 깎여나가.
적당한 가면을 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네.
···그래. 나는 상상할 수 없는 무게겠네.
나도 아직 실감이 안 나는 무게지만.
스트레스는 어때. 괜찮아?
어마어마해. 하나하나 감시받는 삶에다가, 내 행동 하나가 크게 영향을 주니까.
그래도··· 집에 가면 괜찮아. 괜찮아져.
오스왈드 씨가 케어를 잘해주나 보네.
아니. 별말 안 해. 밥 차려주고, 간단하게 얘기하고 끝이야.
그런데 그게 그렇게 위로가 돼.
··· ···.
아저씨가 있지.
내색은 잘 안 하는데 엄청 좋아해.
아저씨도 나 못지않게 니케 언니들 엄청 좋아하거든.
우리 둘 다 갓데스 완전 팬이다?
언젠가 한 번 아저씨가 얘기한 적이 있는데···.
···자기는 꿈도 못 꿀 일을, 내가 해내고 있어서.
그게 너무 좋대.
내가 자랑스럽대.
그래서 멈출 수 없어.
··· ···.
나 아저씨한테 떼 엄청 썼거든.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랬어.
그런데 아저씨는 싫은 내색 한 번도 안 하고.
···날 살려줬어. 날 구원했어.
같이 살면서, 엄청 노력해줬어.
좋은 아··· 으 눈물 날 것 같아. 좋은 아빠가 되려고 엄청 노력해줬어.
나도 좋은 딸이 되려고 많이 노력했고.
···잘하지는 못했지만.
근데 지금은 잘하고 있는 것 같아.
나는 아저씨가 자랑스러워할 좋은 딸이고 싶어. 계속.
그래서 멈출 수 없어.
··· ···.
··· ···.
···나 싫어? 변해서?
··· ···.
미안. 착각했어.
넌 하나도 안 변했어.
그대로야.
···고마워.
정계로 진출해 볼까 해.
정계?
3대 회사 CEO면 충분하지 않아?
아니. 그래봤자 중앙 정부 밑이야.
권력의 중심이라고 부르기엔 좀 민망하지.
뭐 하려고.
딱히 이유가 있는 건 아냐.
그냥 방주 전체를 내 밑에 두고 싶다··· 는 거지.
욕심이 사람을 망치는 전형적인 루트를 밟고 있네.
지금?
그래. 지금이 적기야.
무슨 수로.
프리티를 판다.
··· ···.
프리티를 중앙 정부 홍보 대사로 보낼 거야.
중앙 정부는 아주 좋아하겠지. 방주 최고의 홍보 수단이 자기들 손으로 들어오는 거니까.
시민들의 반발이 있겠지만 일부일 뿐이야.
프리티를 아이돌로서 좋아하는 것들은 무지성으로 프리티의 말을 따를 테니까.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그것들이 뭐 니케 인권 같은 거에 관심이나 있었겠어?
그리고 나는, 프리티를 판 대가로 중앙 정부의 요직에 앉는다.
그 다음엔?
글쎄. 정계 진출에 성공하면 일단은~
프리티 말이야. 네가 뭘 할지는 안 궁금해.
똑같아 지금이랑. 춤추고 노래하고.
니케 인권을 위한 활동이, 중앙 정부를 위한 활동이 될 뿐이야.
하하.
넌 정말 너밖에 모르는구나.
결국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나야.
남을 위해 산다는 건 가식이고 오만이지.
적당히 해. 프리티를 그렇게 버리는 건 내가 용납 못 해.
은혜를 몰라도 유분수지.
바닥을 기어다닐 뻔한 테트라를 끌어올려 준 프리티를 그렇게 쓰고 버리겠다고?
정신 차려. 네가 잘나서 이렇게 된 게 아니야.
콩고물을 너무 받아먹더니, 이제 네가 그 콩고물의 주인이 된 것 같아?
잘리고 싶어? 인생이 갑자기 재미가 없어진 건가?
그 아이는 아직 춤과 노래를 사랑해. 니케를 사랑하고.
그래. 그러니 그거 계속하게 해준다니까.
의미가 다르잖아. 퇴색된다고.
뭐 어때. 어떻게 사람이 계속 변함없을 수 있겠어. 아, 고철이지만.
경고하는데, 프리티 건들지 마.
적당히 까불어. 꼬우면 나가던가.
··· ···.
누가 보면 네가 CEO인 줄 알겠어. 프로듀서 나부랭이가.
꺼져.
미세스 미스가 머스탱을 한참 노려본 후, 방을 나갔다.
··· ···.
싫어요.
··· ···.
중앙 정부로 가라니. 싫어요.
왜?
왜냐뇨. 그야 저는 니케 언니들을 위해서 지금까지 계속···.
이제 할 만큼 했어. 그러니 더 큰 물에서 놀아야지.
중앙 정부로 가면 더 많은 부와 명예가 기다리고 있다고.
지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말 그대로 엔터테인먼트 한 인생이 기다릴 거란 말이야.
제가 그런 걸 바라고 한 것 같아요?
사장이라면서 사람 보는 눈이 그렇게 형편없어서 어떡해요?
··· ···.
저는 안 가요. 절대 안 가요.
그래?
그래요.
그럼 은퇴해.
···뭐라고요?
은퇴하라고.
말도 안 듣는 고철한테 왜 내가 계속 돈을 써야 하지?
은퇴하고, 밖에 나가서 네가 그렇게 좋아하는 거 많이 해.
···저는 니케들의 상징이에요.
그러니까 네가 나가서 알아서 잘하라고.
지금 사인할래?
··· ···.
아무것도 없는 걸 주워다가 스타로 만들어놨더니 아주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네.
잘 들어. 고철.
네가 지금 그렇게 고철들의 상징 놀이를 할 수 있었던 건, 다 내 돈 덕분이라는 걸 알아라.
홍보력, 이슈몰이, 캐릭터 메이킹, 프로듀싱. 이게 다 누구 덕에 된 거라고 생각하지?
춤과 노래만 있으면 될 것 같아? 너 그거 잘 못하잖아.
그러니 너 스스로가 더 잘 알 거다. 그것만으로는 택도 없다는 걸.
지금 네가 입 꾹 다물고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는 이유지.
··· ···.
네가 내 제안을 거절하면 널 내보내고 온갖 루머를 뿌릴 거다.
프리티는 니케포비아 출신이었고, 니케가 된 후에 개심한 척 방주를 속인 거라고.
방주가 그딴 거짓말을 믿을 리가 없잖아요.
진짜 그렇게 생각해?
아무것도 아닌 평범하기 짝이 없는 니케를 방주 최고의 아이돌로 만든 내가.
그 반대는 못 할 것 같아? 응?
··· ···.
지금 네가 삐끗하는 것만 목 빠지게 기다리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지?
계단을 오르는 건 힘들지만, 계단을 내려오는 건 쉬워. 아주 쉽지.
반나절이면 절반 정도는 내려오게 할 수 있을 텐데, 맛보기로 한번 보여줄까?
··· ···.
농담이야 농담. 뭘 그렇게 정색하고 그래.
좋아. 그럼 딱 2년만. 2년만 중앙 정부로 가자.
시간 지나면 깔끔하게 다시 이쪽으로 부를게.
··· ···.
그래.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겠지.
얼마나 필요해?
아저씨랑 얘기해 볼게요.
그놈의 아저씨, 아저씨.
··· ···.
그래. 그렇게 해.
삼일 주지. 아프다고 대충 둘러댈 테니 푹 쉬면서 잘 생각해.
그럼 나가봐.
프리시아가 방을 나갔다.
··· ···.
흐음···.
떨어지질 않는군.
이상해. 이상하단 말이야.
그렇게 화려한 생활을 하면서 왜 떨어지질 않지.
떨어져야 입맛대로 굴릴 수 있을 텐데···.
스탠스 자체는 많이 변했어. 대충하기도 하고, 가식도 잘 떨어.
그런데 결정적으로 근원이 흔들리질 않아.
NIMPH를 후벼야 하나··· 아니, 그건 너무 위험하지. 맛이라도 가버리면 허사야.
··· ···.
집.
무슨 일이 있어도 스케쥴 이후에는 집으로 돌아간다.
그래. 다 넘어온 것 같은데, 집에 갔다 오면 멀쩡해졌어. 한두 번이 아니야.
거기서 근원이 다져지는 거로군.
··· ···.
아저씨. 오스왈드.
그게 문제군.
머스탱이 금고의 문을 열고, 오스왈드의 인적 사항이 입력된 서류를 확인한다.
[CENSORED]로 가득한 서류다.
보통 놈은 아닐 거라 생각해 그냥 뒀지만··· 방해가 된다면야.
머스탱이 핸드폰을 든다. 어딘가에 전화를 건다.
뚜-
좀 받아라. 하도 받아쳐먹어서 굼뜬 건가.
삣.
안녕하십니까. 머스탱입니다.
웬일은요. 안부차 연락드렸습니다.
하하. 그렇죠. 티 많이나죠? 제가 거짓말은 아직까지 영 서투르군요.
···다른 게 아니라 제가 개인적으로 손을 좀 봐줘야 하는 놈이 있는데.
정보가 좀 필요합니다. 근데 보통이 아닌 놈 같아서, 이렇게 연락드렸습니다.
예, 예. 거물인 것 같군요.
··· ···.
아 역시 화끈하십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삣.
··· ···.
하하. 멋진 인생이야.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