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PRETTY STAR10 / 15
PRETTY STAR
PRETTY STAR : 10
[SCENE START]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아··· 피곤해.
프리시아가 고급 침대에 몸을 던지듯 눕는다.
서빙 로봇이 다가온다. 테이블에는 와인과 치즈가 올려져 있다.
프리시아는 몸을 일으켜 그것을 입안에 넣는다.
하··· 살겠다.
삣-
프리티. 내려와.
예? 왜요? 저 이제 스케쥴 다 끝났는데.
중앙 정부 쪽 고위 인사가 왔다. 와서 인사나 해.
아직 옮기려면 멀었잖아요.
미리미리 얼굴 알아놓으면 좋잖아.
음··· 알겠어요.
20년산 있죠? 나 그거 없으면 안 가요.
당연히 싹 다 세팅해 놨지.
빨리 와.
예~
삣-
프리티가 침대에서 일어난다.
문을 열자, 앞에 한슨이 서 있다.
깜짝이야.
어디 가게.
사장님이 불러. 중앙 정부 쪽 높으신 분이 왔다나 봐.
가기 전에, 오늘 있었던 일 얘기 좀 하자.
뭐. 하품한 거?
잘 아네.
나 너무 피곤했어. 알잖아. 하루에 6시간밖에 못 자는 거.
참았어야지. 니케 인권 위원회 사람들 추모식이었다고.
왜. 또 SNS에서 난리야?
뭐 어쩌겠어. 이미 일어난 일인데.
그리고 사장님한테 뒤처리 좀 해달라고 하면 끝이잖아.
프리티.
···또, 그렇게 부르네.
너, 무엇 때문에 춤추고 노래했는지 잊었어?
기억 안 나?
기억나.
니케들을 위해. 핍박받는 니케들의 명예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희망이 되기 위해.
그런데 왜 이러는 거야.
한슨. 나 힘들어. 방금 들어왔고.
··· ···.
완벽한 우상 같은 게 어딨어.
한 번씩 실수할 수 있잖아. 또 열심히 하면 되지.
지금까지 잘 해왔잖아.
조금만 더 힘내면···.
언제까지?
··· ···.
언제까지 힘내야 하는 건데.
그리고.
힘을, 왜 내야 해?
··· ···.
뭘 보고 힘을 내야 해?
아저씨, 아니 그 사람을 위해 나는 계속 힘낼 수 있었어.
그런데 그 사람이 제일 쓰레기였어.
우상이라고 떠들어댄 주제에, 자기가 버렸어.
내 안식처는 지저분한 소굴이었고.
내 우상은 가식적인 쓰레기였어.
위로받을 게 아무것도 없는 내가 힘낼 이유가 있을까?
···나는, 안 돼?
··· ···.
응. 안 돼.
너도 그냥 머스탱의 꼭두각시일 뿐이잖아. 네 맘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내가 널 의지하는 게 알려지면, 머스탱은 널 잡고 흔들 거야.
너, 그거 이길 수 있어?
머스탱한테서 벗어날 수 있어?
···할 수 있어.
그래?
프리티가 천장에 붙은 감시 카메라를 본다.
한슨 앞에 자리를 잡는다.
키스해 줘.
··· ···.
키스해 줘. 한슨.
··· ···.
··· ···.
정말. 아무것도 못 하는구나, 너.
프리시아가 한슨의 어깨를 치며 지나간다.
한슨은 그 자리에 한참을 서 있었다.
프리시아는 테트라 라인에서 제공해 주는 초호화 저택에서 지냈다.
집에는 단 하루도 돌아가지 않았다. 오스왈드와 연락도 주고받지 않았다.
우산을 잃어버린 프리시아는 머스탱에 의해 떨어지기 시작했고.
미세스 미스에 의해 [연예인]이 되어갔다.
그리고 어느 날. 술에 취해 시내에서 난동을 피운 건에 대한 기자 회견이 있던 날.
20여 명의 무장한 니케포비아들이 프리시아를 습격한다.
투두두두--!!
···!!
숙이고 있어! 움직이지 마!
저것들 대체 어디서 저런 무기를···!
빌어먹을! 중앙 정부는 뭐 하는 거야!
투두두두--!!
흐아···!
···!! 내가 나가서 주의를 끄는 동안 도망쳐!
뒤에 차가 있어! 준비해!
무, 무슨 소리야! 총에 맞으면 죽잖아! 차라리 내가···!
대 니케용 화기야! 너라고 무사할 순 없어!
간다···! 하나, 둘···!
기다려!
행사장 입구에서 중앙 정부의 양산형 니케들이 돌입한다.
니케포비아들과 총격전을 벌인다.
총성과 폭음이 들려오고, 여기저기서 비명이 들려온다.
프리시아는 단상 아래 엎드린 채, 머리를 감싸 쥐고 비명만 질렀다.
그리고 잠시 후, 모든 소리가 멎었다.
···하. 죽을 뻔했네.
··· ···.
프리시아가 단상 밖으로 조심스럽게 나간다.
죽어있는 사람들, 죽어있는 니케들.
프리티는 그대로 굳었다.
간부 복장을 입은 군인이 머스탱을 발견하고 빠르게 다가간다.
빠각! 빠각! 니케들의 파편이 아무렇게나 밟힌다.
간부는 얼굴 가득 미소를 띠며 머스탱과 인사한다.
변명을 늘어놓는다. 니케포비아들이 최근 조용하더니 이번에 크게 준비를 한 모양이라며 둘러댄다.
그리고 무사하셔서 다행이다, 다음부터 이런 일 없게 하겠다는 둥 필사적으로 어필한다.
프리시아는 바닥을 본다.
쓰러져 있는 니케들을 본다.
고개를 든다.
그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한 채, 쓸쓸한 표정으로 동료들의 잔해를 치우고 있는 양산형 니케와 눈이 마주친다.
죽어있는 눈.
그 눈은 프리시아의 얼굴을 잠깐 바라본 뒤, 다시 잔해를 치우기 위해 돌려진다.
프리시아는 주저앉는다.
그리고 조용히 절규한다.
아···.
떨어졌구나.
다시.
떨어졌어.
그다음 날. 프리시아는 모든 활동을 중단한다.
슬럼프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었고,
프리시아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긴 휴식기에 들어간다.
···그래서, 이사장 방문 축하 공연 지원자 진짜 없어?
강당에서 조금만 창피를 무릅쓰면 장학금도 나오고 이리저리 좋을 거야.
딱히 잘할 필요도 없고.
교실은 조용하다.
음··· 그래. 아무도 안 하는구나.
반에서 한 명 이상은 필수 참석인데, 나를 또 곤란하게 하네.
그럼 내가 찍을까? 그건 싫지?
자자. 눈 딱 감고 한 번만 하자. 좀 도와줘.
반장이 손을 든다.
아니스를 추천합니다.
··· ···.
반장의 말을 끝으로 교실에는 침묵이 맴돌았다.
매일 프리티 노래 듣거든요. 프리티 노래를 부르면 될 것 같아요. 춤도 추고.
··· ···.
···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니?
아니스는 반장을 노려본다.
반장은 승리감에 도취한 듯, 옅게 웃으며 아니스를 바라보다 등을 돌린다.
아니스는 정말 오랜만에, 학교에서 입을 열었다.
예. 제가 할게요. 춤이랑 노래.
···그래. 시간 날 때 선곡이랑 원하는 거 있으면 메시지 보내놔.
예.
그럼 오늘은 끝. 다들 조심히 들어가고.
수업이 종료된다.
아니스는 눈을 가늘게 뜬 채, 앉아 있는 반장의 뒤통수를 쳐다본다.
반장은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서둘러 가방을 챙기고 교실을 나간다.
···아 저 새X 저거.
아, 아니스.
어, 응?
무, 무슨 노래로 할 거야? 역시 프리티 스타지? 데뷔곡이니까.
나, 나 라이브 무대 전방위 카메라로 찍은 거 있거든···. 그거 줄게.
어··· 응. 고마워.
아, 아니스 몸 잘 쓰니까, 진짜 잘할 수 있을 거야. 응.
노래는? 노래도 할 거야?
해야··· 지?
고음질 MR도 있어. 이걸로 틀자.
괘, 괜찮으면 내가 도와줘도 될까? 응?
그··· 되게 고마운데.
너 괜찮아?
반장? 괜찮아.
아, 아니스가 프리티 무대를 한다니까.
최애랑 최애가 합쳐진 거니까··· 헤헤. 감수할 수 있어.
··· ···.
오, 오늘부터 할 거야? 오늘부터 하자. 같이 가.
어··· 그, 그래.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