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GINGERBREAD HOUSE08 / 19
GINGERBREAD HOUSE
GINGERBREAD HOUSE : 8
[SCENE START]
후아···.
모리는 청소를 끝낸 거실을 바라보았다.
···이번엔 안 넘어지고 끝냈어.
그래도··· 이전보단 늘었다고 할 수 있는 건가.
헤헤. 좀 뿌듯한···.
··· ···.
···나 지금 이런 일로 뿌듯해하고 있어도 되는 건가.
응.
!!
뿌듯해해도 돼.
그, 그레텔···?!
늘었어.
어? 어어··· 고마워. 그··· 맨날 하고 있으니까, 하하. 늘었나 보네.
열심히 했나 보네.
그, 그럼··· 열심히 해야지.
민폐를 끼칠 수는 없으니까.
··· ···.
미안.
어? 뭐가?
헨젤이 민폐라고 했던 거, 미안.
아, 아니야···!
내가 일을 잘 못했던 것도 맞는 걸.
헨젤 입장에선 그렇게 말할 만했고, 그렇게 심한 말도 아니었어.
게다가···.
음··· 뭐라고 해야 하나. 저렇게 구는 게 조금 익숙해서···.
익숙해?
나도 그랬거든.
···세이렌한테.
친구인데?
친구가 되기 전에 그랬어.
세이렌의 친절을 거부하고 밀어내고, 까칠하게 대하고.
엄청 심한 말도 하고 그랬거든.
헨젤이 한 것보다 더 심했을 거야.
상상이 안 돼.
어··· 그래?
···지금은 그렇게 보이지 않다니 다행이다.
그때··· 내가 그렇게나 밉게 말하고, 밀어냈는데.
세이렌이 알려줬거든.
나도 애정을 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애정···?
응.
그 당시에 나는, 늘 잘 안 되는 내 자신이 너무 밉고.
세상에 내 편이 아무도 없다고 느껴서,
평가자님이랑 카운터스 애들이 보여줬던 호의도 온전히 받지 못했거든.
그런데 이상하게 세이렌의 애정을 이해하고 나니까,
모든 호의들이 그제서야 제대로 느껴지기 시작했어.
흐렸던 시야가 맑아졌다고 해야 하나···.
흐린 시야가··· 맑아졌다.
애정을 받아서?
···애정은 어떻게 주는 건데?
어? 그, 글쎄··· 이런 건 나보다 세이렌이 더···.
···세이렌은 안 돼.
그레텔이 먼저 만날 수 없어.
헨젤이 선택하지 않았으니까.
그레텔은 대신 선택할 자격이 없어.
헨젤에게 더 미움받고 싶지 않아.
미움받는다고?
···헨젤에게?
응.
그렇게 보이지는 않았는···.
눈을 마주치지 않아.
더는 헨젤과 그레텔이 같은 생각을 한다고 말해주지 않아.
예전엔 함께 있기만 해도 서로의 생각을 알았는데,
···궤도 엘리베이터에서 떨어져 다시 깨어난 다음부터,
그레텔을 바라봐주지 않아.
눈을 마주쳐도, 눈을 돌려 버려.
무서운 걸··· 본 것처럼.
그랬구나···.
헨젤은 또 다른 그레텔이고, 그레텔은 또 다른 헨젤이었는데.
···여전히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그레텔이 너무 오래 잠들어 있어서,
헨젤 혼자 너무 괴로운 일을 겪어서.
그래서 더는···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는 거 같아.
그레텔을··· 싫어하는 거 같아.
그, 그렇진 않을 거야.
나는 세이렌만큼 너희를 오래 본 건 아니지만···.
그래도 너희가 얼마나 서로를 좋아하는지는 알 거 같으니까.
헨젤이 그레텔을 좋아해?
왜냐하면 헨젤이 무언가를 결정할 때, 늘 그레텔을 바라보는 거 같았거든.
그레텔을 봤다고?
응. 보고 있었어.
그레텔이··· 보고 있지 않았을 때뿐이었던 거 같지만···.
근데 왜 마주 봐주진 않아?
그, 글쎄··· 그건 나도 잘···.
··· ···.
혹시 무언가를 무서워하고 있는 거 아닐까?
무서워해? 헨젤이?
응. 아까 그레텔이 그랬잖아.
무서운 걸 본 것 같았다고.
···헨젤이 무서워하는 게 뭐지.
그, 글쎄···.
그레텔인가. 그레텔을 무서워하는 건가?
그레텔은 헨젤을 싫어하지 않는데?
···아마 애정을 애정으로 느끼지 못하는 거 아닐까?
자기 자신이 너무 싫으면, 남이 주는 애정도 애정으로 받지 못하는 시기가 있거든.
그땐 어떻게 해야 해?
어떻게 해야 헨젤이 그레텔의 애정을 느끼게 할 수 있어?
어, 어떻게 하냐고?
알고 싶어.
나, 나도 잘은 모르는데··· 괜찮아?
괜찮아.
세이렌은···.
모리는 글러트니의 목구멍 속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내 마음을 이해해주고.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외면하고 있던 마음을 마주하게 해줬어.
그게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줬고,
앞을 바라볼 수 있는 용기를 줬어.
내 편이 되어줬어.
모리의 편?
응. 잘못한 걸 잘못하지 않았다고 하는 게 아니라,
내 잘못을 스스로 마주할 수 있게 도와주는 내 편.
내 편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나도 앞으로 나갈 용기를 얻었어.
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길을 만들어줬어.
길을··· 만들어준다.
용기를 준다.
같은 편이 되어준다···.
그레텔도 할 수 있을까?
그럼!
할 수 있을 거야.
그레텔은 이미 헨젤의 편이잖아.
!!
···맞지?
맞아. 그레텔은 헨젤의 편이야.
그건 확실해.
그럼 잘 할 수 있을 거야.
저,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해···.
···고마워. 모리.
어, 어? 내가 뭘 했다고··· 내 경험을 얘기해준 것밖에 없는 걸.
내가 해준 말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고,
결국 고민을 해결하는 건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인 거니까.
나도 그래야 하고···.
모리도 걱정이 있어?
그, 그럼! 모든 존재는 다 있지 않을까?
뭔데?
난···.
··· ···.
앞으로 갈 큰 전쟁에서 내가 발목을 잡을까 봐··· 걱정 돼.
자꾸 그런 의문이 들어.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강해지는 훈련을 한다고 했는데,
집안일 하는 거 봐서 알겠지만··· 잘 안 됐어.
힘조절도 균형 잡는 것도 전부···.
그런데 이번에 갈 그 중요한 전쟁에서···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도움이 아니라, 방해만 되는 거 아닐까···.
··· ···.
미, 미안! 고민을 들어주려고 했는데··· 갑자기 내 고민을 늘어놔서.
그냥 못 들은 척 해도···!
모리는 강해지고 싶어?
응? 그건 그렇긴 한데···.
베르한테 물어 보는 건 어때?
베르?
베르누이아.
헨젤과 그레텔의 주인.
에이브만큼 똑똑한 사람이야.
에이브?
아, 그레이브를 말하는 거구나.
···응.
궤도 엘리베이터에서 떨어져서 반파상태였던 그레텔을 고쳐줬어.
엄청 똑똑해.
강해지는 방법을 알고 있을지도 몰라.
그, 그래? 어··· 근데 내가 찾아가면 싫어하지 않으실까···?
베르 안 싫어해.
특히 자신의 노예가 하는 질문이라면 외면하지 않을 거야.
그, 그래? 그럼 다행인데···.
내가··· 가서 잘 말할 수 있을까···?
할 수 있을 거야.
모리도 모두를 좋아하니까.
!!
그렇지?
···맞아.
고마워, 그레텔.
나도 용기를 낼게.
그레텔처럼.
···응.
그레텔도 용기를 낼게.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