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GINGERBREAD HOUSE11 / 19
GINGERBREAD HOUSE
GINGERBREAD HOUSE : 11
[SCENE START]
헨젤은 그레텔을 껴안은 채 필사적으로 걸었다.
도움을 요청하려고 해도,
어느 곳을 봐도 인간도 니케도 존재하지 않았다.
오로지 랩쳐들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아무도··· 없다고?
다른 인간들도 전부 죽어 버린 거야?
헨젤은 너덜거리는 몸을 이끌고 몰려드는 랩쳐들과 싸워나갔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고 난 후, 헨젤은 깨달았다.
결국··· 인류가 져 버렸구나.
신데렐라도··· 에이브도··· 해내지 못했어.
우리가 결국 진 거야.
그럼 에이브도 신데렐라도 세이렌도···.
모두 헨젤을 두고···!
아,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다들 살아 있을 거야. 헨젤만 두고 가지 않았을 거야.
그렇지? 그레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 ···.
흑··· 으윽···.
헨젤은 그레텔을 끌어안았다.
그 이후에도 헨젤은 하염없이 걸었다.
랩쳐를 만나 싸울 때마다 헨젤의 몸은 너덜너덜해져갔다.
그레텔. 헨젤 많이 아파.
그레텔 없이 싸우려니까, 마녀의 아궁이도 잘 못 다루겠어.
탄을 만들어야 하는데···.
얼마나 에너지를 주입해야 할지 모르겠어.
알면 알수록··· 그레텔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거 같아.
그러니까···.
아주 잠깐만이라도··· 눈 떠주면 안 돼?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진짜 잠깐이어도 되니까···.
괜찮다고··· 아직 여기 있다고 이야기해주면 안 될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흑··· 으윽···.
그렇게 걷고 또 걸어.
필사적으로 부서진 연구소에 도착했을 때.
헨젤은 궤도 엘리베이터로 향했던 그 날로부터, 2년이나 지났음을 깨달았다.
···아무도 없어···?
에이브···! 신데렐라···! 세이렌!!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정말 아무도 없어···?
설마··· 다··· 죽은-
아, 아니야··· 아니야···! 다들 길을 잃어서 늦는 걸 거야.
응···! 그런 걸 거야. 헨젤의 생각이 맞아.
일단은··· 그레텔을 살려야 해.
어떻게든 살려서 에이브를 기다려야 해···!
헨젤은 부서진 연구소를 필사적으로 돌아다니다,
찾았다···!
그나마 멀쩡해보이는 치유용 관 안에 그레텔을 집어넣었다.
제발··· 돼라··· 제발···!
헨젤은 필사적으로 작동버튼을 눌렀다.
보글보글-
비어 있던 관 안에 푸른 액체가 가득 차올랐다.
···다행··· 이다.
동작해.
헨젤은 푸른 액체 속에 담긴, 절반만 남은 그레텔을 바라보았다.
···이게 언제까지 움직이는지 알 수 없어.
에이브를 찾아야 해.
···그런데 만약.
에이브도 죽었으면···.
짝-!
헨젤은 자신의 양뺨을 내리쳤다.
아니야!
그렇게 생각하지 말자.
헨젤은 믿어··· 에이브는 살아 있을 거야.
신데렐라도 세이렌도 모두 살아 있을 거야.
그래서··· 모두 여기에 와서 그레텔을 구해줄 거야.
응···! 그럴 거야.
하지만.
1년이 흘러도.
시간이 얼마나 지났지···.
헨젤이 나가서 찾아봐야 하나···?
헨젤이 관 속의 그레텔을 바라보았다.
아, 아니야···.
만약 헨젤이 밖에 나갔다가 누가 그레텔을 데려가 버리면 어떡해?
여, 여기 있어야 해···.
또 1년이 흐르고.
왜··· 왜 이렇게 안 오지?
다들··· 죽어 버린 걸까?
아, 아니야. 믿자··· 믿고 기다리자···!
또 1년이 흘러도.
··· ···.
아무리 기다려도 에이브도 신데렐라도, 리틀 머메이드도 그곳을 찾아오지 않았다.
무너진 연구소 속엔 반파된 그레텔과 헨젤만이 존재했다.
언제 와··· 에이브?
헨젤은 언제까지 여기에서 기다려야 해?
··· ···.
모두 죽은 걸까···.
헨젤은 멍하니 실험관 속 그레텔을 바라보았다.
그레텔···.
정말로 모두 죽어 버린 거 아닐까?
그럼 헨젤도 죽어야 하는 거 아닐까?
그레텔이 말한 대로 살고 싶었는데···.
모두가 죽은 상황이라면··· 내가 살아 있을 의미가 있는 걸까?
···말해줘. 응? ···그레텔.
삐- 삐- 삐- 삐-
!!
헨젤은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다가갔다.
[전력 부족 위험]
[전력 공급 케이블을 확인하세요]
벌써···?
아, 안 돼···!
전력을 끌어올 수 있는 건 다 끌어왔는데···.
이, 근방에는 이제 더 이상 없는데···!
어딜 가면 전력을 더 구할 수 있지?
생각해··· 생각해야 해. 생각해야 해···!
헨젤은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리고 필사적으로 외쳤다.
누, 누구 없어?
도와줘··· 도와주세요···!
하지만 소리를 듣고 찾아오는 건 랩쳐들 뿐이었다.
다··· 비켜···!!
콰아아앙-
헨젤은 소란을 듣고 몰려드는 랩쳐를 잡고,
잡고.
또 잡은 후에야,
랩쳐의 급작스런 이동을 수상히 여기고 따라온 방주의 정찰 부대를 만날 수 있었다.
너, 너희···! 니케···?!
니케··· 맞지?
뭐지···? 왜 이런 곳에 니케가···.
지상에 생존자는 0명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도, 도와줘···! 연구소 안에 그레텔··· 아, 아니 다친 니케가 있어.
도, 도와달라고···?
믿지 마.
철컥-
정찰 부대 리더가 헨젤에게 총을 겨눴다.
왜, 왜··· 총을···!
방주가 닫힌 지 그렇게나 시간이 흘렀는데···.
아직 지상에 남아 있는 니케가 있다고?
그렇게 강한 니케가 우리가 올 때 타이밍 좋게 도와달라고 한다고?
!! 그, 그렇겠네요.
정찰 부대 니케도 헨젤에게 총을 겨눴다.
아, 아니야. 난 적이 아니야···!
···이상해. 함정일 수 있어.
···넌 누구냐.
헤, 헨젤은 2세대 페어리테일인데···!
2세대 페어리테일?
···그런 게 있다고?
응, 있어. 차, 차기 갓데스라고도 불렸어!
자, 잠시만요. 방주에 연락해 확인해볼게요···!
정찰 부대 니케가 방주에 연락하기 시작했다.
확인해보면 알 거야!
차기 갓데스···! 그렇게 말하면 알지도 몰라.
아니다··· 에이브, 에이브라고 하면 알 거야!
에이브는 유명한 사람이니까···!
진짜야, 에이브가 우리를 다 만들었어!
···진짜인지는 확인해보면 알겠지.
어, 없다는데요?
···뭐?
···다시 묻지. 넌 누구냐.
2세대 페어리테일을 모른다고? 차기 갓데스였던 우리를··· 몰라?
에이브도 세이··· 아, 아니, 리틀 머메이드도 신데렐라도 전부 모른다고?
전부 기록에 없다고 합니다.
··· ···.
없다고···? 우리 기록이··· 없어?
위험해. 물러난다.
정찰 부대원 둘이 뒤로 서서히 물러나기 시작했다.
!!
가, 가지 마! 몰라도 괜찮아!
여기 다친 니케가 있는데··· 곧 전력이 다 떨어져서, 유지조차 할 수 없어.
제발 도와···!
헨젤이 필사적으로 손을 뻗었-
탕-!
다가오지 마!
쿵- 쿵- 쿵- 쿵-
리, 리더! 큰일이에요! 랩쳐가 더 몰려오고 있···!
함정이었나···! 도망쳐-!!
두 명의 니케가 필사적으로 달려나갔다.
하지만···.
쾅-!
반대쪽에서 다가온 랩쳐에 의해, 사망한다.
!!!
아, 아아··· 아아아아···!
다시 몰려드는 랩쳐들을 잡고 또 잡아도.
다시 니케를 만나는 일은 없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난 후.
··· ···.
헨젤은 경보등조차 꺼져, 고요해진 연구소 안으로 홀로 되돌아왔다.
··· ···.
터벅- 터벅-
헨젤은 불 꺼진 그레텔의 관 앞에 섰다.
···그레텔.
방주가··· 우릴 모른대.
에이브도 신데렐라도··· 세이렌도 헨젤도 그레텔도···.
전부··· 모른대.
그럼 모두는 도대체 왜···.
왜 그렇게 죽어야 했던 걸까?
그레텔은 왜 이렇게 죽어가야 하는 걸까? 응?
헨젤은 모르겠어.
이렇게 잊어 버릴 사람들이었다면 왜 우리는 목숨을 걸었어야 했던 걸까?
누굴 위해···? 뭘 위해···!
헨젤은 경보등이 꺼져, 어두워진 관 위에 손을 올려놓았다.
그 속에 담긴 그레텔을 바라보았다.
···그레텔.
미안해. 못 살려줘서···.
이제 더는 헨젤이 할 수 있는 게 없어··· 미안해.
털썩-
헨젤은 관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정말··· 미안해.
헨젤은··· 더는 못 할 거 같아···.
그레텔은 혼자서라도 살라고 했지만···.
헨젤은 안 되겠어.
더는··· 혼자는 싫어.
헨젤은 눈을 감았다.
이렇게 그레텔의 곁에서 눈을 감고,
꿈에서라도 그레텔을 다시 만나고 싶었다.
그렇게 영원히 잠들기만을 기다리던 어느 날.
거기, 누구 있니?
!!
헨젤이 고개를 들었다.
또각- 또각-
양산을 든 여성이 연구실 안으로 들어섰다.
인기척이 느껴진다 했더니···.
여성의 눈이 관 앞에 무릎 꿇고 있는 헨젤에게 닿았다.
···망아지같이 어린 아가씨가 있구나.
누구···?!
헨젤은 여성의 붉은 눈을 바라보았다.
헬레틱!
헨젤은 급하게 품 안에 있던 자결용 권총을 겨눴다.
철컥-
헬레틱이 왜 여기에···!
헬레틱인 걸 알아보는구나.
후후, 제법 지식이 있는 아가씨인가 보네.
왜 여기 온 거냐고!!
시끄러워라.
베르누이아가 그레텔이 담긴 관을 바라보았다.
왜 이렇게 날을 세우나 했더니, 다친 아가씨가 하나 더 있었구나.
이 아가씨를 살리려고 여기 넣어둔 거니?
묻는 말에나 대답해!
··· ···.
쾅-
여성이 들고 있던 양산으로 바닥을 내리찍었다.
!!
난 내게 총구부터 들이대는 무뢰한과는 언어로 대화하지 않아.
그러니 신중하게 말하는 게 좋을 거란다.
··· ···.
여성이 관 안에 있는 그레텔을 가리켰다.
저 아가씨를 살리고 싶니?
살려줄 수 있어···?
어떤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살리고 싶니?
살려줄 수 있냐고!
내 질문에 먼저 답하거라.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살리고 싶니?
응··· 응!
그레텔만 살릴 수 있다면··· 헨젤은 뭐든지 할 수 있어.
뭐든지라.
하하, 좋구나.
마침 쓸 만한 노예가 필요하던 참이었는데···.
망아지야. 내가 저 아이를 살려준다면,
내 노예라도 될 수 있겠니?
그레텔을 살려줄 수 있다고?
난 거짓말 같은 건 안 한단다.
이 정도 상태라면···.
대가가 없진 않겠다만, 살릴 수 있어.
!!
그러니 묻겠다.
내가 저 아가씨를 살려줄 테니, 내 노예가 되겠니?
당신 이름이 뭔데···?
베르누이아.
네 주인이 될 사람이란다.
잘 기억하거라.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