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MUDFISH10 / 16
MUDFISH
MUDFISH : 10
[SCENE START]
이게··· 뭐야?
레비는 동굴 안을 가득 메운, 거대한 자주빛 물거품을 바라보았다.
?
[물거품!]
아니, 누가 그걸 모른대?
다시 가르쳐 준다며!
그런데! 이 큰 걸 가져와서! 뭐 할 거냐고!
아.
[이 안에 들어가서 알려줄 거야.]
이··· 안에 들어간다고?
우!
누가?
[나랑 레비가!]
이 안에 들어가면 나 죽는 거 아니야?
도리 도리-
[나 해봤어.]
[우주에서 떨어졌을 때, 이 안에 들어가 있었어.]
우주?
너 그런데도 다녀왔었어?
우!
[음··· 둘은 들어가 본 적 없지만.]
[음··· 괜찮을 거야!]
뭐, 뭐야 그 불확실함은!
헤헤.
[혹시나 위험할까 싶어서 해보지 않았던 거긴 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난 에이브처럼 잘 가르쳐 줄 수 없는 거 같아서.]
[내가 가진 지식을 그대로 전달해 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일 거라고 생각했어.]
그, 음··· 일단 알겠어.
그럼 여기 안에··· 그냥 들어가면··· 돼?
끄덕-
[내가 먼저 갈게.]
뭐, 뭐를 먼저 가?
[이따 봐.]
리틀 머메이드가 물방울 속에 들어갔다.
세, 세이렌?
지, 진짜 갔어···?
으··· 안 들어갈 수도 없고!
으··· 으으···!
레비는 눈을 질끈 감은 채 물방울 속에 손을 집어넣어 보았다.
따뜻··· 하네?
··· ···.
에이 몰라!
레비는 물방울 속에 뛰어들었다.
보글 보글-
레비는 눈을 떴다.
황금빛 햇볕이 아름답게 내리쬐는 물속 풍경이 보였다.
따뜻한 물이 몸을 감싸오는 것을 느꼈다.
나 지금 물속에 있는 건가?
···아니면 설마 나 죽은 거야?
[레비!]
세이렌!
여긴··· 뭐야?
[물거품 속이야.]
아니, 누가 그걸 모른대?
어떻게 우리가 물속에 있는 거냐고!
[내 NIMPH가 만들어낸 공간이야.]
[음··· 내 마음속 공간 같은 거라고 했어.]
여기가 네 마음속이라고?
레비가 다시 물속을 둘러보았다.
황금빛 햇볕이 눈이 부셨다.
···그렇네.
여기··· 너랑 닮았어. 예쁘고··· 따뜻하고···.
아으?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래서 이제 뭐부터 해야 해?
[레비.]
[지금부터 내 물거품을 전부 알려줄게.]
[레비가 레비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레비가 더는 홀로 외롭지 않을 수 있도록.]
리틀 머메이드가 레비에게 손을 뻗었다.
[내 손을 잡고 눈을 감아볼래?]
[이 힘의 모든 걸 전해줄게.]
···알겠어.
레비가 리틀 머메이드의 손을 잡았다.
세이렌이 눈을 감았다.
레비도 눈을 감았다.
그리고 [보았다].
물거품을 모으고, 만들고, 변형하는 그 모든 과정을.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 광활한 [지식]을.
이, 이게 다 뭐야?
세상에··· 이런 것이 있었다고?
[신기해?]
응!
신기해··· 엄청 신기해!
더··· 더 알고 싶어.
[···레비?]
레비의 눈이 반짝였다.
나··· 더 알고 싶어 세이렌!
물거품을 어디까지 만들 수 있는지···
그 힘의 기원, 원리, 응용···!
더 많은 걸 알고 싶어!
더 많은 걸 해보고 싶어!!
··· ···!!
리틀 머메이드는 어두운 동굴 안, 추위와 외로움에 삶의 불빛을 꺼뜨려 가던 작은 소녀를 기억했다.
그리고 지금, 세상의 찬란한 [진리]를 마주하고,
소녀의 꺼져가던 불빛이 다시 찬란하게 타오르는 기적을 목격했다.
굶주려 살아왔던 소녀가 내뿜는,
진리를, 삶을 갈구하는 그 가장 원초적인 [욕망]의 빛에,
그 찬란한 반짝거림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리틀 머메이드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응.]
[다 가져가. 레비.]
세이렌···.
리틀 머메이드가 다시 레비의 손을 잡았다.
[레비의 삶이 다시 반짝일 수 있도록.]
그리고 다시 눈을 감았다.
레비도 리틀 머메이드의 손을 마주 잡으며,
다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레비는 보았다.
물거품이 품고 있던 진리를,
광활한 NIMPH의 바다의 일부를!
더 알고 싶다.
더 보고 싶다!!
더··· 더··· 더···!
부글 부글-
?!!
무언가가 끓어오르는 소리에 레비가 눈을 떴다.
!!
황금빛으로 반짝이던 물속은 빛을 잃은 채,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었다.
세이렌··· 물속이 이상···?!
··· ···.
세이렌···?
펑-!!
굉음과 함께 물거품이 폭발했다.
촤아악-
물거품이 터지며, 두 사람이 동굴 바닥으로 쏟아져 내렸다.
우, 우욱···!
웩···!
레비가 바닥에 모든 것을 쏟아냈다.
끄윽··· 어지러워··· 속이··· 너무···.
툭-
?
··· ···.
!!
세이렌!!
··· ···.
저, 정신 차려···.
세, 세이렌··· 끄윽··· 세이렌!!
레비가 바닥을 기어, 의식을 잃은 세이렌에게 다가갔다.
세, 이렌···!
그리고 손을 부여잡았다.
정신 차려, 세이렌!!
주, 죽으면··· 안 돼.
제발··· 죽지 마··· 죽지 마, 세이렌!!
쿨럭- 쿨럭!
세이렌!!
[레··· 비···.]
흑··· 으흑··· 놀라게 하지 마아··· 네가 정말 주, 죽는 줄 알았단 말야!!
헤헤.
웃지 마, 바보야!!
[레비··· 다음부턴··· 이 방법 쓰면··· 안되겠다.]
[정신··· 붕괴될 뻔··· 했어.]
저, 정신 붕괴?!
너, 괘, 괜찮아?
괜히 내, 내가··· 더 알고 싶다고 해서! 나, 나 때문에···!
세이렌이 레비의 손을 맞잡았다.
[괜찮··· 아.]
[조금 지친 것··· 뿐이야.]
다행, 다, 다행이야···.
흑··· 아프지 마, 바보야.
나한테 다 주고, 네가 죽으면 그게 무슨 소용이야!
헤헤.
웃지 마!
[···레비.]
[이제··· 만족해?]
!!
···응.
응! 이제 알겠어. 어떻게 해야 할지.
이 힘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네가··· 이 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부 알았어.
나, 나도··· 나도 노력할게.
네가 그랬던 것처럼 이 힘을 서, 선하게 쓸 수 있게··· 노력할게.
[부탁··· 할게.]
[에이브가 말한 대로··· 이, 힘이··· 계속 선하게··· 쓰일 수 있도록.]
응. 그럴게.
세이렌··· 고마워.
정말··· 고마워.
[그럼··· 됐어.]
[미안. 나··· 조금만 잘게.]
세이렌···?
··· ···.
세이렌이 잠들었다.
수, 숨소리가··· 들려···.
다행··· 이다··· 우욱.
레비가 어지러움을 참지 못하고 바닥에 누웠다.
나도··· 어지러워서, 더는··· 못 버텨.
잘래···.
레비가 리틀 머메이드의 손을 부여잡은 채, 기절하듯 잠들었다.
두 사람은 3일이 지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