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hapter.47: 개전01 / 07
Chapter.47: 개전
기다렸던 합류
[SCENE START]
아으 어두워. 아무것도 안 보이잖아 이거.
그리고 너무 흔들리지 않아? 승차감이 엉망이네.
저기, 죄송한데 구멍 하나만 뚫어주시면 안 되나요? 어두운 건 좀 질색인데요.
선택지
으악! 뭔가 달라붙었어! 끈적거려!
죄송. 제가 좀 전에 음료수를 흘려서.
!! 언제 먹었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제가 이래 봬도 몰래 먹는 건 자신 있거든요. 같이 사는 누가 하도 제걸 훔쳐먹고 뺏어먹어서요.
누군데 그게.
글쎄요. 누굴까요?
음식 얘기를 했더니 배가 고파졌다.
이봐. 여기에 음식은 구비되어 있지 않나?
이것들이 듣자듣자하니까 여기가 뭐 관광열차인 줄 알아?
승차감이 어떻니 음식이 어떻니 불평할 거면 내려.
자, 여기 사과.
또 사과인가. 조금 질린다. 다른 걸 다오.
얘는 잘해줄 필요가 없는 애네.
너무 어둡다. 책을 읽을 수 없다.
다들 내려! 뭐가 그렇게 말들이 많아!
레, 레비가 제일 시끄러운데에···.
주머니 밖으로 소리가 다 들려. 이러다 들키기라도 하면 레비 책임이야.
··· ···.
음. 조용해졌네.
···생각해 봤는데.
내가 빛을 만들어서 레비 이마에 비추면 전체적으로 다 밝아지는 거 아닐까?
헛소리를 아주 진지하게 하고 있네 정말. 그리고 레비라고 부르지 말랬지.
지즈. 어둡다.
맞아요. 어두워요.
아, 알겠어 그럼. 속도가 좀 떨어지긴 할 텐데, 조금만 열게.
쩌억-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 공간이 갈라진다.
갈라진 틈 사이로 햇빛과, 바람이 불어닥친다.
그리고 하늘이 보인다.
헉. 너무 높아서 무서운데요. 다시 닫아주시면 안 될까요.
바람이 너무 불어 페이지가 멋대로 넘어간다. 다시 닫아라.
아, 으, 응.
가지가지한다, 정말.
됐어. 얘들 얘기 듣지 마.
우리는 지즈의 다크 매터 주머니에 탑승한 채 운반되고 있었다.
작은 구멍이 난 주머니 너머로, 우리의 목적지가 보인다.
궤도 엘리베이터는, 멀리서도 그 위용을 유감없이 뿜어내고 있었다.
선택지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인데, 대단하네.
저기에 있다는 거죠?
응. 퀸은 저기 있어. 릴리바이스의 몸을 강탈하고, 유유자적 여왕 놀이를 하고 있겠지.
···아직 사거리가 나오지 않는다. 조금만 더 접근하자.
무슨 소리야. 우리 공격하러 가는 거 아니라고. 잊었어?
잊지 않았다. 궤도 엘리베이터를 봤더니 쏘고 싶어졌을 뿐이다.
얘 머리 괜찮은 거 맞아? 무거운 걸 많이 들어서 머리가 망가졌나 봐.
가벼운 집게를 들고 다니는 너는 이해하지 못하겠지.
···나 집게 좀 늘려야겠다. 8개 정도로.
하베스터랑 구분이 안 가겠는데.
···정숙해라. 잠입 중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줘야 하나?
슬슬 착지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그래. 대공 화기나 스톰 브링어에게 발각될 가능성이 높다.
착지 후, 도보로 전환해라.
에~? 싫어. 걷는 거 싫어. 비행기 타고 갈래.
고도가 높아서 걱정이라면 고도를 낮춰서 가면 되지 않나요?
천재적이야.
천재적이군.
···어떻게 좀 해봐라. 지휘관.
선택지
아, 응. 그럼 착지할게에···.
후욱- 하고 몸의 중심이 바뀌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지즈가 빠르게 하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우린 궤도 엘리베이터가 보이는 지면에 착지했다.
며칠 전.
왔나.
오셨군요.
선택지
오랜만이야.
얼마 전에 봤지만 말이지.
최근만이야.
근데 저는 진짜 오랜만인데요?
그래. 너는 오랜만이군.
···뭔가 이상한데요. 무장 양식이 처음 보는 타입이군요.
아. 엘리시온이랑 미실리스가 합작으로 만든 무기거든요. 엄청 세요. 화력이 뻥뻥 터져나오죠.
엘리시온과 미실리스가요? 별일이 다 있네요.
···방주의 일은 해결된 건가?
선택지
선택지
좋다. 그럼 안에 들어가서 얘기하지.
앞장서라. 지휘관.
··· ···.
뭐지. 무슨 꿍꿍이야. 왜 지휘관한테 선두를 맡기지?
···꿍꿍이라니. 그런 건 없다.
잠깐만. 생각해 보니 샛별님이 왜 여기까지 마중 나왔어?
샛별님 마중 같은 거 안 나오잖아. 사회성 엉망이잖아.
후.
웃지마라 세실.
그러게요. 에덴 안에 있다가 우리가 가면 거만하게 맞이했죠.
거만하게 맞이하지 않았다.
선택지
··· ···.
그런 거야? 요한.
··· ···.
그래. 맞다.
··· ···.
··· ···.
··· ···.
선택지
가까이 오지 마라. 앞장이나 서라.
다들 잘 알고 있겠지만, 지식은 중요하다.
똑똑한 바하무트가 이곳에서 너희를 한참 동안 지켜본 결과, 너희들의 지식 수준이 참담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똑똑한 바하무트가 특별히, 너희에게 지식을 나눠주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름하여 [똑똑한 바하무트에게 뭐든 물어보세요.]코너다.
에덴의 로비에 모인 많은 인원 중 그 누구도 환호하지 않았다.
자, 뭐든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봐라.
에덴의 로비에 모인 많은 인원 중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 ···.
말해두지만, 무지한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무지함에 당당히 맞서야만, 더욱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다.
그러니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것을 겁내지 마라.
···저기 있잖아. 수색 갔다와서 힘들어 죽겠는 마당에 갑자기 불러서 왔는데.
지금 이거 뭐 하는 거야? 너희들 이런 거 자주 해?
아, 아닌데. 처음인데.
그럼 어떻게 해야 끝나는지도 모르는 거네?
어··· 뭐라도 질문하면 되지 않을까.
얘, 얘. 베히. 뭐라도 질문 좀 해봐.
아니 왜 난데.
네가 바하무트랑 제일 친하잖아.
레비가 더 친할걸?
레비. 네가 질문 해 그럼.
레비라고 부르지 말랬지.
반짝반짝아. 질문 해 빨리.
그렇게도 부르지 말라고!
강의 중엔 정숙해라, 레비.
아무 말도 안하고 있으면서 무슨 강의야!
질문. 질문해라. 똑똑한 바하무트는 준비되어 있다.
제대로 된 문답이 성립되기 전까진 아무도 여기서 벗어나지 못한다.
어떻게 좀 해봐. 샤워도 못하고 이게 뭐람.
하아··· 이게 뭐 하는 짓인지 정말.
방주는 누가 만들었-
손을 들고, 바하무트 선생님, 질문이 있습니다. 라고 말하는 게 강의 중의 매너다.
··· ···.
바하무트 선생님. 질문이 있습니다.
좋다. 질문해라.
방주는 누가 만들었어?
··· ···.
그래. 좋은 질문이군. 방주는 누가 만들었냐는 질문인가.
방주란 유사 인간과 인간이 살고 있는 장소다. 지하에 있고, 넓고···.
지하에 있다, 음.
지하 얘기밖에 안 하네.
쟤 지금 필사적으로 시간 끌고 있는데?
빠른 답변 부탁해.
그래. 방주는 누가 만들었냐면.
똑똑한 바하무트가 만들었다.
자- 해산. 해산 사유는 선생님이 사기꾼이라서 강의 성립이 안 돼서야.
다음 질문. 다음 질문을 받겠다.
하나 먹으면 3일 동안 배부른 음식이 있나?
간단하다. 3일치 음식을 한 번에 먹으면 된다.
···! 천재적이군.
똑똑한 바하무트는 똑똑하니까.
잘들 논다 정말.
···잠깐. 얘는 또 어디 갔어?
잠자는 공주님 보러 갔지 뭐.
마리안? 아니 걔 몸에 뭐 꿀이라도 발라 놨대? 뭘 틈만 나면 가서 그러고 있는 거야.
가서 또 계속 혼잣말하고 있어?
응. 계속 그러고 있지.
··· ···.
괜찮겠지? 마리안도 퀸이라며.
응. 그랬었다고 했지. 지금은 유사 코어로 연명만 하고 있는 중이고.
···우리가 만든 퀸과, 자연 발생한 퀸.
둘이 만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이 안 가네.
그럼 어떡해. 억지로 떼어 놔?
··· ···.
그··· 괜찮지 않을까?
두, 둘 다 우리 편이니까.
응. 나도 지즈 의견에 동의해.
마리안이라는 애. 아무리 봐도 우리 편이거든.
나쁜 일이 생길 거라는 느낌은 안 드네.
안일하네.
레, 레비가 너무 걱정이 많은 거 아닐까아···.
···안되겠어. 데려와야겠어.
놔둬. 놀겠다는데 뭘 자꾸 그래.
으··· 과보호.
과보호가 아니라. 신중한 거야.
벌써부터 그렇게 강압적으로 대하면 나중에 엇나간다?
동의한다. 자유롭게 두면 알아서 성장한다.
우리는 마리안을 그렇게 키웠고, 그 덕에 훌륭하게 잘 자랐다.
거봐. 그렇다잖아.
모, 못 믿겠어. 이상하게 못 믿겠어.
육아는 어렵다, 레비. 똑똑한 바하무트가 육아의 Z부터 A까지 알려줄 테니 질문해라.
그냥 숲에 있는 사슴한테 물어보는 게 더 나을걸.
레비아탄이 투덜대며 걸어간다.
지잉-
레비아탄의 맞은편 문이 열리고
활짝 웃는 표정의 소녀가 뛰어나온다.
꺄하하! 꺄하-!
···!
양팔을 벌리고 활짝 웃으며 뛰어오는 소녀의 모습을 본 레비아탄은 갑자기 마음이 사르르 녹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레비아탄은 바닥에 쪼그리고 앉은 후, 달려오는 소녀를 안아줄 준비를 한다.
꺄하-!
소녀는 레비아탄을 스쳐 지나간다.
레비아탄은 분노와 섭섭함, 그리고 조금의 슬픔을 느낀다.
흐헤, 레, 레비. 뭐, 뭐해?
조, 조용히 해.
레비아탄은 투덜대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소녀가 뛰어가는 방향을 바라본다.
요한과 세실.
그리고 익숙한 얼굴 넷이 걸어오고 있었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