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II승리의 여신01 / 10
승리의 여신
우는 천사
[SCENE START]
양 날개를 활짝 펼친, 위풍당당한 승리의 여신상.
그 앞에 누군가가 엎어져 있다.
행색으로 미뤄보아 노숙자인 것 같다.
선택지
잠··· 깐···.
먹을 것을··· 줘···.
뭐든 좋으니까··· 에너지원이··· 될 만한 걸···.
선택지
··· ···얼마 후.
후우··· 이제야 살겠군.
몸은 기계로 되어 있다 해도, 정작 뇌는 인간의 것이라.
생각 외로 칼로리를 소모하거든.
그래서 가끔 이렇게 그로기 상태가 되는데.
다행히 이번에는 본능이 날 너에게로 이끌었나 보군.
대가라고 하긴 뭣하지만···.
이 동상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라도 하나 들려주도록 할까.
잠시 후, 스노우 화이트와 나란히 동상 앞에 앉았다.
사실은 말이다, 지휘관.
이 동상, 내가 기절해 있던 밤 사이 약 5cm 가량 움직였어.
선택지
처음엔 나도 그렇게 생각했지.
하지만 내 눈은 정확하다.
처음에 동상의 허리는 일자로 곧추세워져 있었지만.
지금은 내가 쓰러져 있던 방향으로 조금 숙이고 있어.
마치 제 밑에 있던 나를··· 빤히 내려다보듯이 말이다.
선택지
지금 네 눈 앞에 있는 동상의 모습을 기억하고.
밤 사이에 녀석이 어떻게 달라져 가는지를 보는 거다.
··· ···그날 밤, 승리의 여신상 앞.
자, 그럼 죽은 척을 시작해 볼까.
선택지
괴담에 대해 밝은 편은 아닌가 보군.
내가 아는 괴담 속의 미술품들은 대부분,
관찰되고 있지 않을 때 움직인다.
사람들이 보고 있지 않을 때 표정을 바꾸거나,
눈동자를 움직이는 초상화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 없나?
선택지
우선 내가 먼저 시범을 보이지.
스노우 화이트는 동상 아래로 터덜터덜 걸어가더니,
철푸덕 엎어졌다.
선택지
··· ··· ··· ···.
혼자 아무 말도 없이 쓰러져 있으려니,
오만 가지 잡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전초기지의 다른 건물들에는 여러 괴담들이 얽혀 있다지만,
승리의 여신상에는 여태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그랬던 게 갑자기 왜 어젯밤 움직이기 시작한 걸까?
선택지
···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승리의 여신상은 전장에서 죽어간 니케들을 기리며 만들어진 것.
그러므로 어쩌면 그 안에는 전사한 니케의 혼이 깃들었고,
그들이 언뜻 시체처럼 보이던 스노우 화이트를 위해,
어젯밤 처음으로 머리 숙여 애도해준 게 아닌가 하고··· ···.
투둑.
툭. 투두둑.
어디선가 떨어진 굵은 액체가 뺨을 타고 흐른다.
선택지
천천히 눈을 떠 보니··· ···.
동상은 스노우 화이트를 향해 90도로 허리를 굽힌 채,
그녀를 향해 양 팔을 내뻗고 있었다.
피눈물을 흘리면서, 마치 그녀를 하늘 위로 인도하려는 듯이···.
선택지
으음··· ··· 깜빡 잠이 들어 버렸군.
무슨 일 있었나?
선택지
동상?
아. 그게 움직였던가?
···그렇군.
확실히 어제보다 한 5cm 정도 더 아래로 기울었어.
선택지
어때. 이걸로 내 말은 증명이 됐겠지?
선택지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