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hapter.19: 낙원09 / 11
Chapter.19: 낙원
낙원의 시련 : B
[SCENE START]
···수고 많았다. 용기 있는 인간아.
1단계 통과라고 해도 좋겠구나.
선택지
보채지 말렴. 지금부터 보여줄 예정이니.
칙- 칙-
하란이 뿌린 에센스 입자가 모래 바람에 스며들자,
쓰러져 있던 시험장의 랩쳐가 재기동했다.
···흠.
이대로라면 아무래도 네가 상대하기 버겁겠지?
까악- 까악-
한 무리의 까마귀떼가 깃털에서 포자를 흩뿌리자,
랩쳐의 움직임이 고장난 듯 느려졌다.
위잉··· 위이잉···.
자, 네 수준에 맞추기 위한 준비는 모두 끝났다.
선택지
왜, 부조리하게 느껴지니?
그렇다면 나도 네게 묻고 싶구나.
네가 상상한 [니케와 인간이 어우러진 낙원]이라는 건.
다 죽어가는 랩쳐 틈에서도 차마 살아남지 못하는,
나약한 인간을 위해 니케가 일방적으로 봉사하는 곳이니?
선택지
그렇다면 증명해보렴.
네가 그 타인의 구원 없이 스스로 온전할 수 있다는 것을.
그것이 너를 낙원에 들이기 위한 마지막 조건이니.
철컥-
황급히 랩쳐들을 향해 총을 겨누었지만,
대인용 화기로는 의미가 없다.
···걱정할 것 없단다.
이럴 줄 알고 네가 쓸 만한 잡동사니들을 깔아 뒀으니.
취향껏 골라서 사용하렴.
시험장에서 하란의 존재감이 사라진 순간.
키이잉-!!
랩쳐들은 순식간에 나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선택지
위이잉···.
공중형 랩쳐가 포신을 나에게 향했다.
피슝-!
선택지
키이잉···.
지상형 랩쳐가 나에게 달려들었다.
쿵!
선택지
···까마귀야.
까악-?
벌써 네 시간이 넘게 지났는데,
어째서 저 아래의 상황은 바뀌질 않는 것이니?
랩쳐를 죽이건, 스스로가 죽건.
슬슬 어느 한쪽으로 결말이 지어졌으면 한다만···.
더 이상은 무료해서 지켜보고 있을 수가 없구나.
나는 에센스를 좀 만들어 오마. 그 사이에는 끝이 나 있겠지.
···5시간 후.
위이이잉···!
랩쳐가 빔 포를 나에게 향했다.
선택지
푸슝-- 쾅!
기름통이 폭발하며, 랩쳐에게서 파편들이 터져나왔다.
선택지
치익- 치익-
···호오.
에센스를 몇 병이나 만들고 왔는데도 아직 살아 있구나.
머리가 영 안 돌아가진 않는 모양이지만···.
그래도 언제까지 운이 따라줄까?
··· ···.
가만 보고 있으려니 역시 물리는구나.
까마귀야, 우리는 마녀 수프나 만들러 가자꾸나.
···다음날 아침.
키이잉···.
공중형 랩쳐가 붉은 빛을 점멸했다.
선택지
위이잉···!
지상형 랩쳐가 붉은 빛을 점멸했다.
선택지
랩쳐들은 더 이상 공격해오지 않는다.
아무래도 장비의 파손율이 높아진 것 같다.
···내 몸과 마찬가지로.
··· ···.
아직도 같은 모양으로 대치 중이라니.
혹시 몰라 수프를 두 사람분 만들어왔다만···.
이건 그냥 네 몫으로 주련?
까아악-
···정오.
··· ···.
드디어 지루한 시련이 끝났구나.
위이잉···.
이제 너희들도 역할을 다했으니, 편하게 보내주어야겠지.
서겅-
하란이 휘두른 낫에, 랩쳐들이 일시에 쓰러졌다.
인간 쪽은··· 미동도 없구나.
하기는, 아무리 의지가 굳건하더라도.
제 몸무게만한 화기를 들고 버텨낼 시간은 아니었겠지.
자, 그럼 너도···.
하란이 거대한 낫을 치켜들었다.
마지막 예우를 다해 보내주도록 하마.
··· ···.
잠깐, 이건···?
··· ···.
후후.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라 신선하구나.
선 채로 기절한 인간이라니.
어쨌든 살아남은 건 살아남은 것이니, 이것도 통과라고 보아야 할까···.
··· ···.
묘하게 데자뷔가 느껴진다.
눈을 떴을 때, 나를 안아든 품은···.
선택지
후후. 그래, 나란다.
이제 정신이 좀 드니?
선택지
단, 여기서부터는 너 혼자서 가야할 텐데.
할 수 있겠니?
선택지
후후, 그럼 어서 가 보렴.
마침 네가 오기를 고대하던 이도 있으니.
분명 네가 낙원의 문턱을 디디는 순간, 환대해줄 거란다.
선택지
··· ···.
하란은 더 이상 설명해주지 않을 눈치다.
선택지
끝없이 뻗은 황무지를 지나.
쿵- 쿵- 쿵- 쿵-
랩쳐 무리가 서성이는 풀숲을 가로질러.
까악- 까악-
까마귀들이 맴도는 가파른 언덕을 기어 올랐다.
그리고 마침내, 길 끝에 다다른 곳은···.
사막 속의 오아시스.
그림으로 그린 듯한 녹음의 동산.
잘 오셨습니다. 살아남은 자들의 낙원에.
흰 날개의 천사가 머무르는, 눈부신 지상 낙원이었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