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hapter.45: 죗값06 / 11
Chapter.45: 죗값
세상 밖으로
[SCENE START]
10분 전.
안녕하세요. 오늘 또 왔어요.
··· ···?
저 며칠째 계속 찾아오고 있는데, 볼 때마다 처음 보는 사람 취급하시네요.
감찰부대 아이리에요.
···아아.
[기억] 났어요.
매일 찾아온다고 해도 소용없어요.
무슨 게임 호감도도 아니구. 자주 찾아온다고 해서 새 기능이 해금된다거나 하진 않거든요.
에이. 그래도 자주자주 보면 정도 들고, 정이 들면 할 수 있는 일도 많아지는 것 아닐까요?
에이. 게임이 아니라니까요.
저도 제 생활이 있는데 매일 이렇게 불쑥불쑥 찾아오시면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어요?
무서운 분들이라도 부르는 건가요?
그럴지도요.
저는 감찰부대. 어지간한 스쿼드보단 끗발이 좋답니다?
그건 그런 것 같아요. 금서고의 존재를 알아낸 것만 봐도 알 수 있어요.
그리고 제가 출근할 때랑 퇴근할 때 맞춰서 한 번씩 얼굴도장을 찍으시는 걸로 봐선.
저랑 이곳이 [어떻게 굴러가는지]도 알고 계신 것 같구.
후후. 저는 감찰부대니까요.
그런데요 아이리. 저 진짜 진지한 냉정냉혹 버전으로 말씀드리는 건데.
더 이상 찾아오지 말아요. 아이리를 위해 하는 말이에요.
위험해질 수 있어요.
··· ···.
꼭꼭 숨겨놓기한 한 정보에 무슨 가치가 있죠?
··· ···.
금서고라는 이름까지 붙여가며 별도로 보관하고 있는 정보가 있다는 말은.
그 정보들이 방주 밖으로 나왔을 때 큰일이 나기 때문이겠죠.
전용의 스쿼드까지 붙여가며 관리할 정도니 중요도는 말할 것도 없겠죠.
그건 이해할 수 있어요. 방주는 극도로 폐쇄된 장소니까.
에이. 그걸 아시는 분이 이렇게 떼를 쓰시면 어떡해요?
그렇게 꼭꼭 숨겨놓은 기록 일부를 확인하는 걸로 인해.
방주를 위험에서 구할 수도 있으니까요.
도로시를 말씀하시는 거죠?
제가 점을 좀 볼 줄 아는데, 취미로 관상도 좀 보거든요?
그분은 남에게 해를 끼칠 관상은 아니에요.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죠.
반대요?
도로시의 진의가, 방주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는 걸 전제로 움직이고는 있지만.
반대로, 도로시가 방주에게 무슨 짓을 당했을지도 모르는 거잖아요? 당하고 있거나.
··· ···.
그걸 알아야, 언젠가 때가 왔을 때 방향을 정할 수 있어요.
도로시를 함께 몰아낼지, 도로시를 도울지.
최악의 경우, 당한 것도 억울한데 편까지 안 들어주면 너무 슬플 거잖아요?
감찰의 궁극적 목표는 그런 것을 가려내는 것이니까요.
··· ···.
오, 설득되고 있는 건가요?
그럴 뻔했는데, 안되는 건 안 되는 거예요.
혹시 몸은 좀 쓰시나요?
와. 힘을 사용한 방법으로 방향을 트신 건가요?
그렇죠.
후우··· 좋아요. 성좌운명권의 달인인 제가 상대해 드리죠.
아이리가 달려든다.
그대로 자세를 낮추고 아르카나의 다리를 끌어안는다.
··· ···.
··· ···.
설마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매달릴 생각인 건 아니겠죠?
맞는데요.
이런 건 변심한 연인에게 할 법한 행동이지 않나요?
해본 적 있나요?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긴 해요.
으아아--! 제발요! 한번만요--!!
놔요! 전 이미 몸도 마음도 그 사람의 포로가 됐어요!
이상한 상황극 하지 마시고요!
이상한 짓과 짝을 맞추려면 어쩔 수 없잖아요.
훅.
주위가 어둠에 잠겼다.
!!
!!
···뭐지··· 갑자기 왜···.
설마 정전···? 방주에서?
저기요 아이리. 지금 이럴 때가 아니라···.
아르카나는 다리에서 느껴지는 압박감이 어느 순간 사라진 것을 알아챈다.
아이리는 아르카나가 오가던 장소를 향해 미친 듯 뛰었다.
어두운 곳에서 비밀리에 비리 자료를 조사할 때를 대비해, 야간 투시경 기능을 안경에 넣어놓길 잘했다.
열람실을 지나, 구석진 복도 끝에 있는 문을 향해 달린다.
아르카나는 소리에 의존해 아이리의 뒤를 추적한다.
아이리는 정면의 문에 붙어 있는, [관계자 외 출입 금지!]라고 적힌 메모지를 발견한다.
문 옆에 큼지막한 기계도 발견한다.
이이야아아압--!!
꽈앙-!!
아이리가 문을 전력으로 걷어찬다.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인해 잠금장치가 가동되어 있었지만 무용지물이다.
문이 열리며 방이 드러난다.
헉! 뭔가요 이 엉망인 방은?
어, 엉망 아닌데요! 생활감이 있는 건데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들려오는 아르카나의 목소리에 아이리는 초조해진다.
칫···! 여기에 뭔가 더 있는 건 확실한데···!
··· ···.
아앗! 중간에서 위로 두 번째에 있는 사진만은 거꾸로 뒤집지 말아요! 제발요!
!!
벽면에 빼곡히 붙은 사진 중, 중간에서 위로 두 번째에 있는 사진을 뒤집는다.
우웅-
벽면의 책장이 옆으로 밀려나고, 오래됐지만 튼튼해 보이는 문이 드러났다.
기계식···! 나이스!
아이리는 문을 그대로 걷어차고 안으로 들어갔다.
복도를 지나, 오래된 도서관에 도착한다.
여기가··· 금서고···!
제발 부탁이에요! A-2에 있는 자료만은 손대지 말아줘요!
아이리의 눈이 바쁘게 움직인다.
A-2라 푯말이 적힌 책장으로 달려간다.
그곳에, [도로시]라는 제목이 쓰인 책을 발견한다.
···!!
그것을 품에 끌어안고, 아이리는 미친 듯 달린다.
왔던 길을 돌아간다.
아르카나가 허둥대며 허공을 양손으로 휘젓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아이리는 아르카나에게서 멀찌감치 떨어진 후 달리기 시작했고
이윽고 도서관을 벗어났다.
··· ···.
아르카나는 조용히 자신의 작업실로 들어간다.
그리고 책상에 아무렇게나 펼쳐져 있는 타로 카드 중 세 장을 뒤집는다.
달. 은둔자. 태양.
··· ···.
내 선택이 틀리지 않길.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