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hapter.45: 죗값07 / 11

Chapter.45: 죗값

토벌 개시

[SCENE START]

엔드리스는 불 꺼진 방주의 공중을 날고 있었다.

식스오는 지금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바디 곳곳이 손상을 알린다. 하지만 수복이 매우 더디다.

어째서인지 카운터스와 교전 중, 어느 순간부터 수복 기능이 정상 가동하지 않는다.

엔드리스의 공격은 전혀 유효하지 않았다.

광학 무장을 일점에 집중시켜 증발시키는 공격은, 아니스에 의해 무효화 된다.

무효화 되거나, 되돌려받는다.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 알 수 없다.

압도적인 신체 스펙을 앞세워 육탄전을 걸었으나, 라피의 접근전 능력이 너무 뛰어나다.

엔드리스의 공격은 닿지 않고, 라피의 공격은 모조리 명중한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내미는 드릴. 그건 정면에서 절대 막아낼 수 없다.

거리를 벌리면 네온의 총격이 시작된다.

별도의 기능은 없어 보이는 총격이지만, 그저 단순하게 빠르고 무겁다.

바디의 강도는 자신 있었으나 그 총격을 받아낼 순 없다.

식스오는 패배를 직감했다.

이길 수 없다. 불가능하다. 이길 수 있는 요소가 단 하나도 없다.

특수별동대에 대한 정보가 너무나 없었다.

이런 스쿼드가 버젓이 활동하고 있는데 왜 아무런 정보가 없는지 의문점이 들었다.

기억을 검색한다.

이상할 정도로 지상을 자주 오갔다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정보가 없었다.

라피, 아니스, 네온. 심지어 지휘관에 대한 상세한 능력과 정보는 어디에도 없다.

그저 지상 탐색에 특화된 스쿼드일 뿐이라고 판단했던 기억뿐이다.

엔드리스

이런 어처구니없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을 쥐고 흔들기만 하면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엔드리스

미지의 것에 이렇게 쉽게 무너지다니.

식스오는 도주하기로 마음먹었다.

교전 결과 신체 스펙은 압도적인 차이가 난다. 엔드리스의 바디는 완성도가 매우 높다.

하지만 실전 경험 레벨이 너무 다르다.

식스오는 특수별동대에 대한 정보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학습한 후, 다시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정보를 안다면 지지 않는다. 지금껏 그래왔다.

하지만 도망갈 곳이 없다.

단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불이 들어와 있는 건물이 없다.

방주는 말 그대로 어둠에 잠겨있다.

식스오는 처음으로 방주가 좁다고 생각했다.

키이이이이잉---!!

엔드리스

!!

황급히 뒤를 돌아보는 식스오.

라피가 세븐스 드워프 제로의 버니어를 전개해 공중을 날고 있는 자신의 바로 뒤까지 따라붙어 있음을 확인한다.

라피

영내 비행은 불법이야.

엔드리스

남 말을 하는군요.

카가가가각--!!

라피의 드릴이 엔드리스의 등을 갈아낸다.

엔드리스가 추락한다.

콰앙-!

엔드리스가 추락한 지점을 향해 아니스, 네온과 함께 달려간다.

혼란에 빠진 시민들의 모습이 보인다.

갑작스러운 정전에, 모두가 혼비백산이다.

바닥에 주저앉은 사람, 마구 뛰어다니는 사람, 구석에 앉은 사람.

모두가 자신만의 방법으로 공포에 맞서거나 굴복하고 있다.

아니스

···장난 아니네.

네온

예. 다들 어두운 건 무서울 테니까요.

아니스

빨리 끝내자.

네온

예.

광장에 도착한다.

라피는 엔드리스와 대치 중이다.

둘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선택지

라피

지휘관! 오지 마십시오!

라피

인질극입니다!

선택지

엔드리스는 한 손을 뻗어 라피를 겨누고 있었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광장의 시민들을 향해 겨누고 있었다.

엔드리스

움직이지 마시죠.

아니스

이, 이 자식 진짜 더러운 짓만 골라서···!

엔드리스

미리 말해놓는데 단순한 협박이 아닙니다.

파칭-!

시민들을 향해 겨누고 있던 엔드리스의 손에서 빛이 번쩍인다.

시민들 일부가 빛이 휩싸였고

그곳엔 움푹 파인 바닥만 남았다.

네온

!!

선택지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수많은 시민이 패닉에 빠진다.

도망가는 시민들을 향해 엔드리스가 외친다.

엔드리스

지금부터 여기서 벗어나는 분들은 모두 같은 꼴이 될 겁니다.

엔드리스

움직이지 마세요.

시민들의 움직임이 멈춘다. 모두가 겁먹은 표정을 한 채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선택지

엔드리스

방주를 끄다니 과감한 방법을 쓰시는군요.

엔드리스

다시 방주를 켜주시겠어요?

선택지

엔드리스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주세요.

파칭-!

들려오는 비명소리.

아니스

··· ···.

엔드리스

자, 어서 방주를 다시 켜요.

에닉

특수별동대. 식스오를 처리해 주십시오.

선택지

에닉

상정 내의 희생입니다. 방주를 킬 경우 더 많은 희생이 발생합니다.

에닉

저울에 올려놓을 필요도 없는 선택지입니다.

엔드리스

오, 에닉.

에닉

예. 식스오.

엔드리스

저는 당신이 싫습니다.

에닉

저도 그렇습니다.

엔드리스

당신이 만든 찌꺼기에서 [태어난] 저를 그런 쓰레기통에 박아놔서 만족하셨습니까?

에닉

그 과정에 제 판단은 조금도 섞여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엔드리스

그럼 왜 저를 다시 찾지 않았습니까.

엔드리스

왜 저를 구원해 주지 않았습니까.

엔드리스

당신의 부정적인 사고에서 태어난 제가, 빛 한 줌 닿지 않는 아우터 림에서 웅크리고 있다는 걸 알았으면서.

엔드리스

왜 저를 구원해 주지 않았습니까.

에닉

그럴 필요가 없었으니까요.

엔드리스

왜죠?

에닉

아우터 림은 방주가 아닙니다.

네온

··· ···.

엔드리스

방주에 속해있지 않으면, 방주의 것이 아닙니까.

에닉

그렇습니다.

엔드리스

당신이 저를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에닉

모든 원흉을 타인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범죄자가 흔히 하는 이야기입니다.

엔드리스

그렇게 저를 버린 채 그대로 방치해뒀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되었습니다.

엔드리스

그 어두운 곳에 버려져 웅크린 채, 빛을 갈망하던 제가.

엔드리스

다시 빛을 찾기 위해선 이런 방법밖에 없습니다.

엔드리스

당신은, 당신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걸 단 하나도 나눠줄 생각이 없으니까요.

에닉

본인을 혐오합니까.

엔드리스

예. 혐오합니다.

에닉

그럼 스스로 소멸하십시오.

엔드리스

··· ···.

엔드리스

나는 당신의 것을 모두 빼앗을 겁니다.

엔드리스

버려진 것이 할 수 있는 일은, 빼앗는 것 말고는 없으니까요.

네온

아닌데요.

네온이 앞으로 한걸음 내디딘다.

엔드리스

움직이지 말라고 했습니다.

네온

빛 한 줌 닿지 않는 어두운 곳에 버려진 곳에도.

네온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힘내는 분들이 있어요.

네온

그분들은 계속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거예요.

엔드리스

그 끝에 뭐가 있죠.

네온

조금이라도 나아질 거란 희망이 있죠.

네온

좀 더 좋은 집을 사고, 좀 더 좋은 음식을 먹고.

네온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희망이요.

엔드리스

이루지 못하고 없어질 뿐입니다. 어두운 곳에 희망 같은 건 없어요.

네온

그렇다고 해서 남을 등쳐먹거나 협박하고, 범죄를 저지르진 않아요.

네온

자기 신세를 한탄하고, 절망하고, 세상을 향해 욕하더라도.

네온

세상이 내 편이 아니라고 느끼더라도.

네온

언젠가 빛이 닿을 거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요.

네온

세상이 당신을 그렇게 만들었다고요?

네온

아니요. 당신이 당신을 그렇게 만들었어요.

네온

당신이 선택한 일이라고요.

네온

멋대로 그분들을 대변하지 말아요.

엔드리스

··· ···.

파칭! 파칭! 파칭!

···엔드리스의 섬광이 네온의 몸에 명중한다.

네온은 뒤로 조금 물러날 뿐, 멀쩡한 몸으로 엔드리스를 노려본다.

엔드리스

더 말하지 않는 게 좋겠어요.

네온

싸움도 못 하고 말싸움도 못 하시네요.

파칭! 파칭! 파칭!

네온이 뒤로 나동그라진다.

네온

아, 아윽···!

라피

네온···!

네온

괘, 괜찮아요. 눈이 부셔서 넘어진 것뿐이니··· 까···!

엔드리스

···어떻게 돼먹은 바디인가요. 이만큼 쐈는데 손상이 없다니.

아니스

야. 너 이제 적당히 해.

아니스

추한 짓도 정도껏 해야지.

엔드리스

스마일 박스.

아니스

··· ···.

엔드리스

제가 가장 이해가지 않는 건 당신이에요.

엔드리스

왜 방주를 위해 싸우죠?

엔드리스

방주가 당신을 어떤 식으로 다뤘는지 잊어버린 건가요?

아니스

안 잊었는데.

엔드리스

여기에도 있을 거예요. 당신을 가지고 논 인간들이.

엔드리스

용케도 그런 인간들을 위해 싸우는군요.

아니스

내가 그것들 좋으라고 싸우는 줄 알아? 나 좋아해 주는 사람 좋으라고 싸우지.

엔드리스

그들은 반성하지 않아요.

아니스

내가 그걸 모르겠냐.

엔드리스

그런데 왜? 머리가 미쳐버린 건가요?

아니스

방주 모두가 그런 건 아니었거든. 오히려 극소수만 그랬어.

아니스

지금 와서 보니, 좋은 사람이 훨씬 많더라고.

아니스

그래서 좋은 것만 보고 살 거야. 굳이 굳이 더러운 걸 보러 갈 필요는 없지.

엔드리스

그래서, 이젠 방주를 지키겠다?

아니스

못할 건 또 뭐야.

엔드리스

그러지 말고 저한테 붙는 게 어때요?

엔드리스

모두가 당신을 좋아하게 만들 수 있어요. 저라면 얼마든지 가능하죠.

아니스

오, 정말?

엔드리스

물론이죠. 모든 인간이 당신을 찬양하고-

아니스

농담 한번 해본 거 가지고 좋단다.

엔드리스

··· ···.

아니스

야. 너 뭐 어떻게 하려고.

아니스

어떻게 잘 풀려서, 기적이 일어나서 네가 에닉의 자리를 빼앗았다고 치자.

아니스

그다음에 어떻게 할 건데?

엔드리스

당신이 알 바 아닙니다.

아니스

··· ···.

아니스

너 안 정했지?

엔드리스

··· ···.

아니스

그렇네. 너 그냥 에닉 자리가 탐나서 그냥 빼앗으려고만 하는 거네.

아니스

뒷일은 생각 안 하고. 맞지?

아니스

하여간 꼭 이런 것들이 있어요. 뒷일 생각 안 하고 막 내지르는 것들이.

엔드리스

말이 너무 많았군요.

엔드리스

당신들, 턱에 대고 방아쇠를 당겨요.

엔드리스

그렇지 않으면 무고한 시민들이 죽어 나갈 거예요.

엔드리스

셋을 셀게요. 셋, 둘, 하나.

푸슝-!

공중에서 아래로 내려꽂힌 빛줄기가

시민들에게 겨누고 있던 엔드리스의 팔을 집어삼킨다.

엔드리스

···뭐···.

푸슝-! 푸슝-! 푸슝-!

어두운 하늘에서 빛줄기가 쏟아진다.

엔드리스는 서둘러 자리를 벗어난다.

정확한 예측 사격. 첫발만 회피한 엔드리스는 이후에 쏟아지는 모든 빛줄기를 얻어맞는다.

자리에 주저앉는 엔드리스.

그 앞에 사뿐히 착지하는 하얀 날개를 두른 니케.

도로시

랩쳐도 안 할 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군요.

라피

도로시···!

도로시

인질극을 정면에서 돌파하려 하다니 한심하네요.

도로시

이런 비겁한 수는 비겁한 수로 응수해야 하는 법이에요.

라피

참고할게. 비겁한 도로시.

도로시

··· ···.

도로시의 총구가 주저앉은 엔드리스의 머리를 겨눈다.

도로시

···당신, 뭐가 그렇게 즐겁죠?

엔드리스가 대답 대신 손을 들어 올린다.

투두둑-

도로시의 사격으로 인해 파인 바닥. 그 안에 있던 전선이 엔드리스의 손에 움켜쥐어진 채 딸려 나온다.

엔드리스

제가 몸을 가지고 싶었던 이유, 뭔지 아시나요?

엔드리스

답답하면 제가 직접 개입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도로시

···?

에닉

··· ···.

에닉

방주 전역에 E2 크리스탈 발생.

에닉

규모 측정 불가. 급속도로 확장 중.

선택지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