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hapter.32: 전진09 / 15
Chapter.32: 전진
둘만의 대화
[SCENE START]
베히모스는 바닥에 내려놓은 관을 지긋이 내려다봤다.
작은 기계음만 들리는 관을 한참 동안 바라보던 베히모스는 이내 머리를 짚었다.
아 나. 이걸 열 녀석을 안 잡아왔네.
폼을 너무 잡았어, 폼을.
흐음··· 다시 가야 하나? 그림이 영 안 나오는데.
야. 뭐 해?
고민하고 있어.
꺄하하. 네가~?
뭐 그래봤자 점심 메뉴 정도겠지~
내가 정해줄까?
됐어. 입맛도 없고.
어엉~? 진짜? 네가 입맛이 없다고?
뭐야~? 무슨 일 있어?
이거 주웠는데 어떻게 열어야 될지 모르겠네.
줍다니, 뭘~?
아나키오르 대선배님.
이 주무시고 있는 관.
··· ···.
찾았어?
엉.
어, 어떻게?
수정 안에 숨겨놨더라. 이 근처에서 계속 있었나 봐.
와 진짜~? 꺄하하. 걔 진짜 대범하네~?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정말이네.
그러게~ 정말 그렇···.
··· ···.
너, 어디 있었어?
어, 응?
어디 있었냐고.
그냥··· 있었는데?
거기 계속 있었어?
···있었어.
근데 왜 이제 알았어?
···음.
너 또 산책이랍시고 여기저기 돌아다녔지!?
어디 갔었어!? 똑바로 말해!
아니, 그···.
어디! 갔었! 냐고!
에덴에 좀···.
에, 에덴~!?
미쳤나 봐 진짜아~!!
거길 네가 왜 가!
가서 뭐 했는데!
별거 안 했어. 인사··· 정도?
하 미치겠네···!
진짜 인사 정도만 했어.
따라붙은 건.
없어. 진짜야.
그래. 그건 다행이네. 그건 다행인데···!
하아··· 너 내가 진짜···!
내가 거기 잘 지키라고 했잖아!
땅굴이랑 가장 가까운 지역이 거기라고, 뭔 일이 나도 거기서 제일 먼저 일어날 거라고!
기껏 수정까지 심어뒀더니, 너 그거 얼마나 귀한 건지 모르지!?
아, 알아 나도.
그걸 아는 놈이 왜 딴 곳을 싸돌아다니냐고!
아 지루하잖아. 아무것도 없고 여기.
다른 곳은 뭐 있는 것 같아!?
다 같이 열심히 좀 해보자고 다짐한 지 얼마나 지났다고 그새를 못 참고···!
너 그럴 거면 바꿔! 지루하다고 해서 기껏 땅굴이랑 가까운 곳 줬더니!
아 알았어. 미안해.
대신 관 찾았잖아.
하··· 진짜.
그래서, 관을 열어야 되는 거야?
엉. 이거 그냥 열면 대선배님 죽는다고 해서 냅두고 있는데.
하 걔가 이걸 열 방법을 알려줄 것 같은 느낌이 안 든단 말이야.
그냥 열어~
아 대선배님 죽는다니까?
꺄하하~ 뭔 대선배님이야~ 알지도 못하는데~
우리한테 필요한 건 그것의 몸이지, 그것이 아냐.
그러니 그냥 열어.
죽어도 쓸 수 있거든~
그 왜, 인생 사는 법이나 이런 걸 좀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퍽이나~
우리 편 돼주면 든든할 거고.
구식 중의 구식을 끼어줄 생각은 없네요~
아 왜. 식구 더 늘어나면 좋잖아.
꺄하하~ 외로움 많이 타는 너나 그렇겠지~
열어 빨리.
아 안 내키는데.
··· ···.
알았어. 내가 갈게.
···엉?
내가 가서 열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헤엄쳐서 여기까지 온다고? 한참 걸릴 텐데?
간다고.
열지 말고 기다리고 있어, 알겠지?
괜한 감상에 빠지지 말라고. 그딴 건 아무 소용없으니까.
삣-
감상에라도 안 빠지면, 너무 지루하잖아.
안 그래? 대선배님.
··· ···.
손님 맞을 준비나 해야겠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