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hapter.39: 인자19 / 19
Chapter.39: 인자
별을 비추는 빛
[SCENE START]
오셨나요.
···어.
···오는 길에 별일 없으셨나요?
··· ···.
아니스는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들어 보였다.
이것들 있으면 다닐 만해.
핸드폰은?
아직 제가 가지고 있어요.
이제 좀 주지? 응?
안 돼요.
··· ···.
네온한테 연락은?
아직이요.
아이리는 뭐 하는데?
도로시에 대해 조사하고 있어요.
말 그대로 정보가 아무것도 없어서 골치 아프다고 하네요.
그래서 오히려 의욕이 불타는 상태에요. 반드시 치부를 밝혀낼 거라고 혈안인 상태죠.
도와주러 와놓고는 엄한 곳에 꽃혔네.
조금만 봐주세요. 이런 자극은 요즘 방주엔 좀처럼 없으니까요.
뭐··· 그렇겠지.
··· ···.
아니스.
방주가 싫나요?
··· ···.
그래.
싫어.
방주의 별이 되기 위해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
장난감 취급당해서 싫은 건가요?
너··· 뭐야.
너, 너 내 뒷조사 했어? 감찰 부대면 그렇게 함부로 남의 정보 뒤져도 되는 거야!?
그럴 리가요. 그렇게 개인적인 사유로 쓸 수 있는 권한이 아니에요.
그럼 어떻게 아는데.
··· ···.
지금부터 아니스의 핸드폰은 제가 관리할게요.
게시판에 무슨 글이 올라오는지 궁금하면 저한테 물어주세요.
제가 좋은 걸로만 필터해서 전달해 드릴게요.
···뭐?
아실지 모르겠지만, 지금 T.T.STAR의 복귀를 바라는 팬은 많아요.
좋은 내용이 대부분이에요.
하지만, 아니스의 눈에 들어오진 않겠죠.
··· ···.
그러니 제가 핸드폰 너머를 바라보는 눈이 되어드릴게요.
아니스는 몸을 만들고 감을 찾는 것에 집중해 주세요.
괜한 참견이야.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
알아서 못 할 것 같으니 말씀드리는 거예요.
실제로도 그랬고.
저는 아니스가 은퇴 공연을 무사히 해냈으면 좋겠어요.
그걸 위해 도우러 왔고, 그래서 전력을 다할 예정이죠.
일을 열심히 하는 건 좋은데, 내 의견도 좀···.
제가 단순히 일 때문에 이러는 것 같나요?
···그럼.
보고 싶어서요.
아니스의 은퇴 공연.
···왜 이래 너.
이, 이렇게까지 하면 오히려 더 의심된다고.
··· ···.
아비스타는 허공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제가 아는 친구가 있는데요.
그 친구는 항상 공부만 하고 삶에 자극이라고는 없는 평탄한 삶을 살고 있었어요.
갑자기 무슨 소리야?
들어주세요.
그 친구는 언제나처럼 공부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어느 고기집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사람들을 봤어요.
발판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의 좁은 무대 위에서, 스무 명 남짓한 사람만 지켜보고 있는···.
빈말로도 잘나가는 가수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었죠.
그런데 그 친구는 뭐에 홀린 듯, 그 자리에 멈춰서서 웃으며 춤추고 노래하는 그 사람들을 보고 있었어요.
그중 한 명.
주위의 반응이 어떻든, 동료들이 부끄러워하고 내키지 않아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춤추고 노래하던.
단 한 명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어요.
첫눈에 반한 거죠.
···내 얘기야?
그 친구는 그 길로 집으로 돌아가 조사를 시작했어요.
그 사람이 아이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날, 그 순간부터 팬이 되었어요.
친구는 아주 즐거웠다고 해요.
하루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예뻐지는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더욱 팬이 되었죠.
친구는 손재주가 나쁘지 않았어요.
팬 메이드 영상을 제작하는데 소질이 있었고,
음성 합성으로 멤버들이 인사해 주는 걸 만들어 배포했어요.
반응이 좋았어요.
친구는, 그 아이돌의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해 기뻐했죠.
그거··· 기억나.
그 아이돌 그룹은 흔히 얘기하는 잘 나가는 그룹이라고는 보기 힘들었어요.
하지만 아주 천천히, 우직하게, 조금씩 쌓아 올렸죠.
그래서 친구는 더 좋았어요. 함께 성장해 간다는 느낌이라서.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그렇게 좋아하던 멤버가 아주 안 좋은 사건에 휘말렸어요.
누가 봐도 거짓말이었지만, 사람들한테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었죠.
가지고 놀기 좋은 장난감이 생겼다는 게 중요했어요.
친구는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어 했어요.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는 그 아이돌이 답답하다고 생각했어요.
진실을 말하면 모두가 오해였다는 것을 알게 되고,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 믿었죠.
그래서 해명 영상을 만들었어요.
직접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 친구가 자신 있었던 음성 합성으로 해명 영상을 만들었죠.
결과는.
···그 영상을 본 적 없던 아이돌이, 영상이랑은 다른 내용의 해명을 했지.
예.
말이 바뀐다. 거짓말쟁이다.
방주의 장난감은, 그 순간 방주의 쓰레기통이 되었어요.
마치 [얘는 마음껏 두들겨 패도 된다]고 합의한 것 마냥, 온갖 것들을 쏟아냈어요.
결국 친구가 가장 좋아했던
반짝반짝 빛나던 방주의 별은
다시는 무대에 오르지 않았어요.
··· ···.
너였구나.
네가··· 그···.
친구는 유서를 남기고 생을 마감했어요.
!!
죄책감을 견딜 수 없었죠.
친구의 집은 유복했어요. 니케로 만들어달라고 유서를 남겼어요.
단 한 가지 목적을 위한 자아가 뚜렷했기에 이름있는 니케가 될 수 있었죠.
[그 아이돌이 다시 한번 별이 되자고 마음먹는다면]
[그땐 정말 모든 것을 바쳐 반짝반짝 빛나게 해 줄 것이다]. 라는 자아가.
그 친구는 니케가 되어 그 아이돌을 지켜봤어요.
아이돌은 포기했더라고요.
그저 흘러가는 대로, 부표처럼 지상을 떠돌 뿐이었어요.
친구는 지상과는 관계없는 일을 하는 니케였어요. 도울 방법이 없었어요.
그래서 친구는 기다렸어요.
다시 빛날 때를.
기회가 왔죠.
상사에게 떼에 가까운 부탁을 한 후, 염원하던 그 아이돌을 도울 수 있게 되었어요.
··· ···.
··· ···.
아니스.
저는 그 친구에게 저를 대입하고, 그 아이돌에게 아니스를 대입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돕는 거예요.
···아비스타.
그 친구는.
아직까지 믿고 있어?
그럼요.
방주의 별은. 아직 빛을 잃지 않았다고.
그··· 내가 우연찮게 그 아이돌이랑 엄청 친한데.
···그 아이돌은.
방주에 별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
모두를 비추면 뭘 해.
자신을 태워서 비춰도, 재미로 그 빛을 검은색으로 칠해버리는 놈들이 한가득이야.
그런 놈들을 위해, 몸을 태워서 비출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모두를 비추지 않아도 되잖아요.
나를 바라보는 사람,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만을 비춰도 괜찮아요.
방주의 별이 아니어도 좋아요.
그저 나만의 작은 별이라도 좋아요.
그저, 빛나는 모습만 보고 싶을 뿐이에요.
··· ···.
쉽지 않은 일이야.
그 쉽지 않은 일을, 언제나 정직하고 우직하게 밀어붙였죠.
그래서 친구는 포기할 수 없어요.
··· ···.
그 친구한테 전해줘.
이제 다른 아이돌을 찾는 게 좋을 거라고.
아니스.
미안. 혼자 있고 싶어.
··· ···.
예. 쉬세요. 내일 올게요.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