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hapter.44: 행보09 / 19
Chapter.44: 행보
새롭고 흉내 낸 것 : B
[SCENE START]
거대화라니, 갑자기 비장의 수를 꺼내 들 줄은···!
이 자식···! 라푼젤과 노아의 기술을···!
어설프게 따라 하는 것뿐이다! 계속 간다!
어머니의! 은혜로!
앨트루이아의 몸이 황금색으로 빛난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녹색으로 빛나는 실드가 펼쳐진다.
···점점 커지는 듯한 실드는, 이윽고 아득한 크기가 되었다.
이게··· 뭐야···.
밀어낼 생각인가···! 지휘관! 후방으로 퇴각을!
거대한 벽이 우리를 밀어내려는 듯, 녹색 빛의 실드가 서서히 다가온다.
스노우 화이트는 모든 무장을 앞으로 겨눈다.
퇴각하지 마라!
뚫어버리면 그만이다!
!! 듣고보니 맞는 말이야!
기이이이잉--!!
세븐스 드워프들에게서 굉음이 뻗어 나온다.
뚫을 수 있을까? 저 실드는 분명 노아의 것을 흉내 내고 있을 텐데···!
만에 하나 뚫지 못하면 우린 실드에 밀려날 테고, 그럼 그대로 구워진다.
제, 젠장···!
안절부절하고 있는 아니스를 본다.
···실드의 입자가, 아니스에게로 다가가고 있다.
선택지
어··· 어?
선택지
!!
조, 좋아! 해볼게!
어··· 아마··· 이런 감각으로···!
아니스가 손끝을 바라본다.
흐르는 식은땀, 곤란해 보이는 표정.
의도한 대로 잘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지만
앨트루이아가 전개한 실드가 분해되며 아니스의 손끝으로 향한다.
아니···.
실드가 거둬지고, 아니스의 손에 찬란한 빛이 모여든다.
선택지
으으으랴아아아아--!!
꽈앙-!
굉음과 함께 섬광이 번쩍인다.
···아니스의 손에 모여든 빛이, 날아가지 못하고 터진다.
아니스는 뒤로 나동그라지고, 충격파가 일대를 덮친다.
아윽···!
지금!
꿰뚫어라!
··· ···.
아···.
스노우 화이트와 라피의 공격에 노출된 앨트루이아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몸에 난 거대한 구멍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아아···.
파악--!!
앨트루이아의 몸에서 황금색이 터져 나온다.
손상되었던 부위가, 아무렇지도 않게 회복된다.
어머니가 주신 몸에··· 상처를 내다니···.
니 엄마가 제대로 된 몸을 안 줬나 보군.
···자꾸 그렇게 심한 말은 하지 마.
··· ···.
죄송하옵니다. 어머니.
이 어리석은 딸은, 어머니께 잘못을 빌러 가겠사옵니다.
아아··· 부디. 자비 없는 벌을 내려주시옵소서.
앨트루이아가 공중으로 솟아오른다.
황금색 궤적을 남기고, 지평선 너머로 사라진다.
··· ···.
···새로운··· 헬레틱···.
퀸··· 지금까지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저런 걸 만들고 있었던 건가.
미, 미안.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를···.
그대로 날려버리려 했는데, 잘 안됐어.
?? 무슨 소리지? 실드를 무력화했다.
실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
··· ···.
방주를 노리고 있었어.
···그래.
··· ···.
잘 들어라.
나는 요한과 세실을 이해한다.
방주의 힘을 빌리지 않고 퀸을 죽이고 싶어 하는 것, 이해한다.
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저 헬레틱. 교전 중 조금의 상처도 입지 않았다.
···노아의 방어력과, 라푼젤의 회복 능력을 함께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저런 게 하나만 있을 리가 없다.
··· ···.
선택지
방법을 찾아라, 지휘관.
요한과 세실의 긍지를 짓밟지 않으면서, 방주의 힘을 빌릴 방법을.
부탁한다.
선택지
선택지
선택지
선택지
선택지
좋다. 맡기겠다.
어서 방주로 돌아가라. 나도 바로 에덴으로 돌아가겠다.
선택지
그래.
···마리안의 일은 미안하다.
우릴 믿고 맡겨줬는데, 또 지켜내지 못했어.
미안하다.
선택지
선택지
···그래.
스노우 화이트는 등을 돌려 왔던 길을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잠깐 지켜보던 우리는, 방주를 향해 걸었다.
지휘관. 어떻게 할 생각이십니까.
선택지
에덴과 척을 지게 될지도 모르겠군요.
선택지
선택지
예. 동의합니다.
에덴에 지원은 필요 없을까요? 스노우 화이트가 있다지만 무방비해 보입니다.
선택지
선택지
음, 좋은 생각입니다. 에덴은 현재 전력이 많이 소모된 상태입니다.
에덴에서 받아들일지는 의문이지만, 지휘관과 동료라는 것을 알리면 일이 잘 풀릴지도 모르죠.
선택지
선택지
선택지
퀸 쪽에서 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좋겠는데요.
선택지
퀸을 설득한다고 했었죠.
선택지
알겠습니다. 바쁘겠군요.
우리는 빠르게 걸었다.
··· ···.
리버렐리오가 걸어간다.
고요한 공간에 작은 발걸음 소리만 울려 퍼진다.
···조용하네.
좋은 곳이야.
리버렐리오가 계속 걷는다.
그리고 멈추어 선다.
릴리바이스의 모습을 한 퀸은
옅게 미소 지으며 리버렐리오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 ···.
아아··· 어머니···.
리버렐리오가 다가간다.
퀸의 앞에 선다.
드디어 오셨군요.
너무, 너무 보고 싶었어요.
조금 더 빨리 뵙고 싶었지만, 늦어버렸어요.
죄송해요. 어머니.
하지만 어머니. 저는 최선을 다했어요.
그러니 용서해 주세요.
퀸이 웃으며 리버렐리오를 본다.
···어머니.
어머니가 다시 자리하실 이 지상을 최대한 깨끗하게 만들어놓으려 했지만, 그러지 못했어요.
하지만 어머니. 제 말을 들어주세요.
··· ···.
우리는 그들과 대화할 수 있어요.
태생과 종이 다르지만 대화할 수 있어요.
서로 이해할 수 있어요.
저는 그 기적과 같은 일을 눈앞에서 목격했어요.
그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워, 저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일깨워줬어요.
··· ···.
그러니 어머니.
그들과 대화를 한 번 해주실 수 있을까요?
서로 상처 입을 필요도 없이, 서로 증오할 필요도 없이.
대화로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 믿어요.
그렇다면 우리는 모두 이윽고 꿈꿀 수 있어요.
평화를.
퀸이 웃으며 리버렐리오를 본다.
부탁이에요. 어머니.
제발 그들과 대화를···.
퀸이 리버렐리오에게 다가온다.
그리고 양손을 뻗어, 부드럽게 리버렐리오의 뺨을 어루만진다.
리버렐리오는 두 눈을 감고 그 손에 뺨을 비볐다.
아아··· 어머니.
이런 날을··· 얼마나 꿈꿔왔는지.
사랑해요, 어머니.
뚜둑-
리버렐리오의 머리가 뽑힌다.
퀸은 경악으로 물든 리버렐리오의 눈을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다.
리버렐리오의 입이 뻐끔거린다. 하지만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다.
퀸은 미소 짓고 있다.
리버렐리오의 눈이 점점 흐려진다.
이윽고, 모든 광채를 잃는다.
퀸은 손에 든 것을 아무렇게나 집어던진다.
머리를 잃은 몸에게 다가간다.
어디선가 나타난 랩쳐들이 몸을 가져간다.
퀸은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 미소 지은 채 허공을 바라본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미러는 확신했다.
저건, 대화가 통할 리가 없는
진짜 괴물이라는 것을.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