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hapter.44: 행보15 / 19
Chapter.44: 행보
어쩔 수 없던 삶
[SCENE START]
방주. 포멀 주택가.
···리버린이 탈주하고.
수정에 오염된 해머링 님의 머리를 훔쳐서 식스오에게 가져다주고.
그것 때문에 방주에 테러가 발생했고.
리버린은 지금 행방이 묘연하다.
는 말씀이군요.
··· ···.
··· ···.
선택지
···흐으, 흐으.
잠깐. 쟤 괜찮은 거 맞아? 당장에라도 폭발할 것 같은데.
나라도 아니스나 네온이 사고 쳤다고 하면 저럴걸.
아··· 그건 그렇지. 그것도 테러랑 연관된 사고니까 응.
두 분. 귓속말을 할 거면 철저하게 하시던지, 아니면 저한테 직접 얘기해주세요.
··· ···.
알겠어. 다음부터는 직접 얘기할게.
리버린을 찾아서 어떻게 할 생각이시죠?
식스오의 위치에 대해 물어볼거야.
정확히는, 식스오의 메인 하드웨어가 있는 곳이지.
그다음은요.
선택지
그래요.
가요 그럼.
짐작 가는 곳이 있어요.
너 지금 자택 연금 중이지? 우리가 얘기해서 풀어줄 테니까, 준비하고 나와.
아뇨. 지금 가요.
··· ···.
괜찮으니, 지금 가요.
···리버린은 식스오와 오랜 시간 일 했어요.
아마 가장 오래 같이 일 한 사이일걸요.
식스오의 위치를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대충 짐작은 하고 있을 거예요.
잘 찾아오셨네요.
선택지
예. 앞으로 조금만 더 가면 돼요.
리버린은 아마··· 저희가 모여 살았던, 첫 집에 있을 거예요.
빈민촌이라··· 에닉의 눈이 닿지 않는 곳이 여럿 있거든요.
안내할게요.
··· ···.
리버린은 무릎을 끌어안은 채 허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고개를 돌린다. 방 한쪽을 바라본다.
장기 보관 식품들이 한가득 쌓여있다.
저 정도면 2년 정도는 끄떡없다.
리버린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괜찮아.
이렇게 있으면 돼.
여기서 이렇게 있으면, 모든 상황이 다 정리되겠지.
그때 나가자. 나가서 프레자일도 만나고, 해머링 님한테 사과도 하고, 그러면 되겠다.
시간이 많이 지났을 테니까, 다 괜찮아진 상태일 거야.
응. 그럴 거야. 식스오도 죽고 없겠지?
그러면 나를 괴롭히는 것도 없어진 상태일 테고, 시간이 오래 지났으니까 다들 날 용서해 줄 거야.
···아···.
빨리, 빨리 시간이 흘렀으면 좋겠다.
··· ···.
··· ···. ··· ···.
리버린은 다시 허공을 멍하니 바라본다.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온다.
리버린은 숨죽인다.
발소리는 멀어진다.
··· ···.
여전히 방음이 엉망이구나.
콰앙-!!
문이 요란스럽게 뜯어진다.
기겁한 리버린이 벌떡 일어나 뒷걸음친다.
문 너머 어두운 공간 안에서.
지금 절대 보고 싶지 않은 얼굴을 본다.
리버린--!!
히, 히이···!!
프레자일이 리버린에게 달려든다. 넘어진 리버린 위에 올라탄다.
프레자일이 마구잡이로 주먹을 휘두른다. 밑에 깔린 리버린이 양손을 들어 방어한다.
또! 또! 또!
프, 프레자일···! 아, 아파! 아파아--!!
죽자 리버린! 죽으면 괴로울 일도 없을 테니까, 죽자고!
선택지
라피와 아니스가 달려들어 프레자일을 때어낸다.
흐으···! 흐으···!
아으 얘 진짜 성격 장난 아니네.
진정해. 대화부터야.
지, 지휘··· 관님?
카운··· 터스···.
짝-!
리버린이 자신의 뺨을 후려친다.
···꿈이 아니야.
··· ···.
프레자일. 네가, 네가 알려준 거야?
그래. 내가 알려줬어.
내가 너 갱생관에 꼭 집어넣고 말 테니까···!
평생! 거기에 갇혀서 못 나오게 해버릴 테니까···!
아니야 프레자일. 나는, 나는 피해자야.
식스오가 시켜서, 어. 어쩔 수 없었다고.
뭘 어쩔 수 없었는데, 응?
도대체 뭔 짓거릴 하고 다녔길래, 아직까지 그게 네 목줄을 쥐고 있냐고!
나, 나는 그게···.
리버린! 똑바로 말해! 버벅거리지 말고 똑바로 말하란 말이야!
어, 아으.
선택지
리버린의 앞에 선다.
선택지
선택지
모, 몰라요. 실제로 본 적은 한 번도 없···.
식스오는 A.I.야. 메인 하드웨어가 있을 테고, 우린 그것의 위치를 알고 싶어.
짐작 가는 곳이 아예 없어?
A.I. 라고··· 요? 식스오가?
그래.
사람··· 일 텐데요.
아니야.
··· ···.
A, A.I.가 왜 저한테 그런···.
선택지
선택지
··· ···.
이, 있는··· 것 같아··· 요.
초반에, 초반에 의뢰를 받을 때 항상 만나던 장소가 있었거든요.
만난 건 아니지만, 의뢰는 항상 같은 장소에서 받았었어요. 모, 모니터에 나오는 글자로···.
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는··· 핸드폰으로···.
오고가는 것 자체가 리스크라고 판단한 걸까?
응. 그것도 학습했겠지.
그렇다면 처음 거기가 메인 하드웨어가 있는 곳일 확률이 높겠네.
아주 높아.
선택지
기억··· 해요. 기억하는··· 데···.
··· ···.
지, 지휘관님. 지금 되게 어, 권력. 권력 많이 가지고 계시죠?
···너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야.
그, 그럼 있잖아요. 이번에 식스오를 잡는 데 제가 협력하면.
제가, 제가 예전에 했던 일들 모두 없던 일로 해주실 수 있··· 나요?
선택지
이, 잉그리드 님한테도 잘 좀 말씀해 주시고, 그리고 에닉한테도 어떻게 좀···.
다, 다 없던 일로 하면 어··· 처,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러면 저도 제대로 살아볼 수 있을 것 같
못 돌아가.
···응?
못 돌아간다고, 리버린.
왜,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돌아갈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어.
그런데 너. 그 기회가 왔을 때마다 선택하면 안 되는 선택지만 골랐잖아.
두 갈래, 세 갈래 길에서 절대 가지 마라고 표시해 놓은 길만 골라 갔잖아.
그래서 이렇게 된 거야.
네가 걸어온 길들을 봐. 엉망진창이야. 역겨워. 쓰레기 같다고.
이걸 한 번에 되돌리고 싶다고? 양심이 없어도 정도가 있어야지.
그리고 이것들.
와르르르-
프레자일이 방 한구석에 쌓인 보존식들을 무너뜨린다.
여기 짱박혀 있으면 뭐. 상황이 알아서 해결될 것 같았어?
그럴 리가 없잖아. 제정신이 아니야 너.
그냥 벌을 받아. 리버린. 그거 말고 네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없어.
나, 나는···.
벌받기··· 싫어.
내가,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난 그냥 열심히 산 죄밖에 없잖아. 응? 너도 알잖아 프레자일.
우리 같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려면, 그런 위험한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거, 알잖아.
그래서 넓은 집으로 가고, 맛있는 것도 먹고 다 했잖아.
어쩔, 어쩔 수가 없었다고.
···리버린.
내가 가장 행복했을 때가 언젠지 알아?
여기, 이 좁은 단칸방에서. 셋이서 부대끼며 살았을 때가 제일 좋았어.
앞길은 불안하기만 했었어도, 나아질 거란 희망이 있었고.
또 실제로도 아주 조금씩이지만 나아지고 있었으니까.
···네가 가져온 그 더러운 돈만 아니었다면, 우린 계속···!
헛소리하지 마!
너도! 너도 좋아했잖아!
내가 가져온 것들로 배불리 먹고! 좋은 옷 입었잖아! 그랬잖아!
난 한 번도! 네 그 더러운 돈으로 사 온 음식 먹은 적도 없고! 네가 사 온 옷도 입은 적 없어!
네, 네가 지금 입고 있는 옷은 뭔데! 그거 내가 사준 거잖아!
이건··· 네가 처음 받은 월급으로 선물해 준 거잖아··· 이 멍청아···.
같이··· 골랐잖아.
··· ···.
기억도 안 나는구나.
너, 자꾸 이유가 있었다는 둥 어쨌다는 둥 변명하며 피해자인 척하는데.
네가 원한 거야. 네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원해서 한.
진실된 일이었다고.
··· ···.
···협조하고, 벌을 받아 리버린.
시, 싫어. 벌받기··· 싫어.
지휘관님.
리버린의 뇌를 꺼내서 스캔하는 게 좋겠어요.
스캔이 끝난 뇌는 지상에 올라가서 야생동물 먹이로 던져주시고요.
썩어빠져서, 먹을지는 모르겠지만.
선택지
선택지
두, 둘 다요···.
선택지
선택지
··· ···.
선택지
선택지
어, 어떻게···.
선택지
선택지
더, 더는··· 안되나요.
선택지
선택지
선택지
선택지
선택지
선택지
우, 우리 삶은 망치지 않았···.
선택지
선택지
선택지
흐, 흐으으···.
우, 우으···.
··· ···.
협조··· 할게요.
꼭, 꼭···. 잘 말해주셔야 해요? 예?
선택지
···이번엔 도망가지 마. 절대로.
아, 알았어.
···그럼 지휘관님. 뒷일은 잘 부탁드릴게요.
같이 안··· 가?
자택 연금 중이니까. 그리고.
혹시라도 네가 거기서 또 배신하거나 도망치면.
내가 그 자리에서 죽어버릴 것 같아서 그래.
··· ···.
또 봬요. 지휘관님. 그리고 카운터스 분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