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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40: 선택
별에 닿은 목소리
[SCENE START]
··· ···.
아니스는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화면에는 T.T.STAR의 공연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흔들리는 앵글, 낮은 화질과 음질,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잡담 소리와 화이트노이즈들.
인터넷상에서 대부분 지워져, 얼마 남지 않은 T.T.STAR의 직캠 영상이었다.
···오래됐다 정말.
화면이 갑자기 거칠게 움직인다.
아니스는 자신의 모습이 줌인 되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
화면 속, 웃으며 춤추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봤다.
···하하. 누구야 이거.
노래가 다 끝나기 전에 영상이 종료됐다.
아니스는 다시 한번 영상을 틀었다.
누군가의 잡담 소리가 그제서야 들려왔다.
얘들 누구야?
몰라? 무슨 아이돌이겠지.
좀 시끄럽네.
그러게. 오늘은 딴 데서 놀까?
··· ···.
악의 없는 짧은 대화였음에도 뇌리에 박힌다.
아니스는 다시 한 번 영상을 틀었다.
또 누군가의 잡담 소리가 그제서야 들려온다.
T.T.STAR네?
아 나 얘들 별로야. 진짜 못하는데 엄청 나대.
저기 중간에 애는 예쁜데?
예쁜 애들은 한 트럭이야. 실력이 좋아야지 실력이.
··· ···.
또, 뇌리에 박힌다.
역시, 안되겠다.
아니스는 영상을 끄기 위해 마우스를 만졌다.
그 순간, 화면이 아니스를 줌인하는 부분으로 넘어갔다.
아니스는 익숙하지만 이질적인 그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야.
넌 뭐가 그렇게 좋아서 웃고 있냐.
뭐가 그렇게 좋았어?
아니스가 아니스를 바라본다.
화면 속 아니스는 계속해서 시선을 옮기고 있었다.
누군가를 찾는 듯한 모습. 그럼에도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
아니스는 이상함을 느꼈다.
···뭐야. 이때 누가 찾아오기로 했었나? 엄청 두리번거리네.
영상이 끝났다.
다시 영상을 튼다.
작은 무대 위에서 춤추고 있는 셋의 모습을 먼 곳에서 촬영하고 있다.
무대 위 아니스는 계속 고개를 돌리며 어딘가를 바라본다.
손을 흔들고, 미소 짓는다.
아니스의 모습이 줌 인 된다.
영상이 끝났다.
··· ···.
영상이 다시 재생된다.
어떤 소리가, 그제서야 들려왔다.
T.T.STAR!!
T.T.STAR--!!
아니스! 여기!
··· ···아···.
우릴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그곳을 바라보며 웃는다.
우릴 응원하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그곳을 바라보며 손을 흔든다.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그곳을 바라보며
···왜···.
못 들은 거지.
잠깐 둘러봤었는데 좋은 얘기 많더라.
보면 많이 힘낼 수 있을 거야.
아실지 모르겠지만, 지금 T.T.STAR의 복귀를 바라는 팬은 많아요.
좋은 내용이 대부분이에요.
하지만, 아니스의 눈에 들어오진 않겠죠.
왜··· 못 본 걸까···.
··· ···.
T.T.STAR!!
T.T.STAR--!!
훨씬··· 많잖아···.
이렇게나 많은데···.
왜 이걸 못 보고···. 그런 것만···.
··· ···.
아니스는 다시 한번 영상을 틀었다.
영상 시작과 함께 들려오는 응원 소리.
자신을 포함한 멤버들의 이름을 외치는 소리.
관객들의 밝은 표정.
신난 자신과 멤버들.
그것만으로, 꽉 차 있는 영상이었다.
아···.
아아···.
진짜.
바보다. 바보다 나 진짜.
다음 날.
···예?
들었잖아.
그렇긴··· 한데요.
할 거야. 은퇴 공연.
할 수 있을 것 같아.
아니, 해야 해.
왜··· 갑자기···.
··· ···.
간단한 얘기였어.
모두에게 사랑받을 순 없어.
그러니 네 친구 말대로,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을 위해 사는 게 맞아.
···그래. 그러면 되는데··· 그렇게 쉬운데.
그땐··· 왜 그렇게도 모두의 사랑을 원했을까···.
··· ···.
보상 심리가 있었을 테니까요.
···그 말도, 맞아.
세상이 나를 사랑해 주지 않으면 큰일 난다고 생각했었어.
나는 모두를 사랑해야 했고, 그에 대한 보답으로 모두가 나를 사랑해 줘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지.
그런데··· 살아보니 그게 아니더라고.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싫어하는 사람이 있어.
나는 결국,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만을 위하면 되는 거였어.
··· ···.
친구가 엄청 기뻐하겠네요.
···그러게. 고맙게.
··· ···.
아무튼 그 친구 덕분에 정리가 좀 됐네.
그··· 아이돌이 이 말을 꼭 전해달래.
우릴 사랑해 줘서 고마웠고, 지금도 사랑해 줘서 고맙대.
그리고.
그때의 일은, 네 잘못이 아니었대.
···!!
그러니 만약에 그것 때문에 아직 힘들어하고 있다면, 이제 괜찮다고 얘기해달래.
정말··· 그렇게 전해줘도 되나요···?
응.
그 아이돌은, 그리고 같은 멤버들도 그 친구를 한 번도 원망한 적 없었대.
그렇게까지 해주는 팬을, 어떻게 원망할 수 있겠냐고 하더라.
···예.
꼭 전할게요.
응.
··· ···.
핸드폰은 맡길게.
만약 내가 보려고 하면, 반드시 막아줘.
···괜찮다고 말은 했는데, 솔직히 자신 없거든.
그러니 부탁해.
예. 알겠어요.
아, 근데 그러면 메시지나 이런 것도 네가 대신 써줘야 하는 건가?
그런 셈이죠. 아니스 말투는 다 알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
그러면.
민트랑 프리카한테 메시지 좀 해줘.
당장 새로운 연습실로 튀어오라고.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