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hapter.41: 탄생02 / 16
Chapter.41: 탄생
의외의 구출
[SCENE START]
바하무트를 관찰한다.
바하무트는 선 채로 책을 들여다보고 있다.
책은 여전히 거꾸로 들려있는 상태다.
··· ···.
···바하무트는 한 번씩 나를 곁눈질로 쳐다본다.
몸을 슬쩍 움직여본다.
반응하지 않는다.
주위를 둘러본다.
···온통 하얀 건물들뿐이다. 하지만 모습은 방주의 판박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다.
수정 지역에서 한 번씩 봤던 하얀 건물과 같은 형식이겠지.
수정으로 하모니 큐브에 전력을 공급하던 이유는 이 [유사 방주]를 만들기 위해서···.
하지만 하얗다는 것 말고는 별다른 특징이 없다. 말 그대로 방주의 일부 지역을 그대로 흉내 냈을 뿐이다.
불이 들어오는 건물도 없고, 출입문과 창문도 모두 하얀색으로 모습만 흉내 내고 있다.
묘할 정도로, 섬뜩한 느낌이다.
다시 바하무트를 쳐다본다.
···바하무트는 졸고 있다.
고개를 슬쩍 빼서 바하무트가 보는 책 안을 본다.
···목차 페이지다.
선택지
바하무트가 화들짝 놀라며 눈을 뜬다.
떨리는 손가락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안경을 밀어 올리려 한다.
···바하무트의 손가락이 안경알이 있는 부분을 지나쳐가 자신의 눈을 찌른다.
바하무트는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며 눈을 깜빡인다.
선택지
그렇다.
선택지
인텔리 함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남자는 그런 것도 모르는 건가. 아둔하군.
··· ···.
좋아. 이건 되겠어.
선택지
무슨 일이지 남자.
선택지
그럴 필요 없다.
선택지
급하면 무슨 문제가 생기나?
선택지
··· ···.
남자는 여기서 벗어날 수 없다.
선택지
똑똑한 바하무트가 해결 방안을 제시하겠다.
해당 기관을 파괴하겠다.
그럼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선택지
동의하나?
선택지
다행이군.
바하무트는 다시 책으로 시선을 옮긴다.
선택지
무슨 일이지 남자.
선택지
선택지
선택지
··· ···.
어느 쪽이 50이지.
선택지
선택지
선택지
무슨 짓을 할 생각이지?
선택지
?? 피를 뿌리는 게 뭐.
선택지
모르는건가. 그럼 공부를 해라.
··· ···.
큰일이다.
다른 의미로 말이 통하지 않는다.
···불가능하겠지만, 도주를 해볼까.
바하무트는 다시 빈 노트로 시선을 옮긴다.
나는 슬며시 뒤로 한걸음 물러섰다.
움직이지 마라. 남자.
··· ···.
한 걸음 더.
남자.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눈앞에 검은 벽이 생겼다.
시야가 깜깜해진다.
고개를 들어 올린다. 눈앞의 검은 벽은, 굴곡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고개를 좌우로 돌린다. 검은 벽은 양옆으로 한참 동안 뻗어있다.
···이건, 옆으로 누운 원기둥이다.
움직이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똑똑한 바하무트는 이 말을 했던 것을 기억한다.
선택지
똑똑한 바하무트가 다루는 장비다. 똑똑한 바하무트는 머리만 좋은 것이 아니다.
남자가 그 이상 움직인다면 이것을 굴려, 남자를 납작하게 만들 거다.
날아다니지 못하는 이상, 이것에서 벗어날 순 없다.
···이렇게 큰 원기둥이 그대로 굴러오기만 해도 나는 피할 방법이 없다.
너무 길고 높다.
뒤를 돌아본다.
···하얀 도시가 보인다. 건물들이 장애물이 되어준다면···.
계속 주위를 둘러보고 있군. 탈출 방법을 사고하고 있는 것인가?
사고하는 것은 좋다. 마음껏 사고하고 진리를 탐구해라.
선택지
허락하지 않는다. 레비는 남자가 뭔가를 만지는 것을 경계하라고 알려줬다.
남자에겐 언체인드가 있으니까.
주먹을 꽉 쥔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드는 것이 느껴지고, 손바닥에서 피가 흐르는 것이 느껴진다.
나는 팔을 휘둘러 검은 기둥을 향해 손바닥에서 흐르는 피를 뿌렸다.
화악-!
···검은 기둥에서 푸른색 불길이 치솟는다.
피는, 단 한 방울도 기둥에 닿지 못했다.
방금 그 행동으로 인해 남자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확정했다.
죽어라, 남자.
푸른 불을 두른 기둥이 천천히 움직인다.
···내 쪽으로 굴러오고 있다.
나는 뒤돌아 전력으로 달려갔다.
도망가도 소용없다.
달리며 뒤를 돌아본다.
건물들은 전혀 장애물이 되어주지 못한다.
푸른 불을 두른 기둥은 무자비하게 동선상의 모든 것을 부수고 깔아뭉개며 돌진해 온다.
진동, 열기, 굉음이 바로 등 뒤까지 다가왔을 때.
몸이 둥실 떠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거기서 무작정 도망가는 선택을 하다니, 다른 의미로 대단하네.
선택지
리버렐리오가 내 손을 잡은 채 공중을 날고 있다.
이대로 도주할 거야.
선택지
열기가 갑자기 강해진다.
···바닥을 짓뭉개며 굴러가던 원기둥이 몸을 세워 우리의 앞에 선다.
그대로 우리 쪽으로 기울어진다.
···단순 로드 롤러 같은 게 아니었나 보네.
꽉 잡도록 해. 인간.
허공이 일렁이며 물이 모여든다.
그대로 기둥을 향해 쏘아진다.
콰앙-!
거대한 물줄기가 거대한 불기둥을 두드린다.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기둥이 용광로 쪽으로 기울여지며 낙하한다.
그리고 기둥은 삽시간에 작아져, 바하무트의 곁으로 되돌아간다.
바하무트는 우릴 빤히 바라보고 있다.
추적은 불가능한 모양이네.
적당한 곳에 착지할게.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