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hapter.41: 탄생10 / 16
Chapter.41: 탄생
새끼별
[SCENE START]
방주. T.T.STAR 연습실.
좋아. 오늘 모니터링은 여기까지 하자.
어, 어때?
어제에 비해 좀 나아졌나요?
퍼포먼스는 개선된 것 같은데. 나머지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흐음···.
요 며칠 너희들 하는 걸 계속 지켜봤는데.
너희들 말이야.
··· ···.
··· ···.
··· ···.
평범해.
너무 평범해. 뭐 하나 특출난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뭐 하나 치명적인 건 없어.
언더 수준에서는 뛰어난 건 맞지만, 메이저 판에서는···.
돈을 바르고, 운이 좋았을 경우 데뷔 무대 한번 하고 끝날 수준이야.
그렇··· 구나···.
···그렇게 형편없나요.
형편없지 않아. 뛰어나지 않다는 얘기지.
하지만 너희도 알다시피, 이 바닥에서 평범하다는 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얘기죠.
맞아.
그래도 무대 한번 하기에는 나쁘지 않아.
어떻게든 할 수는 있어.
어차피 너희들 한 번 하고 끝이었지?
그럼 문제없어.
···저는 계속하고 싶은데요.
···그래?
예.
타고나야 해. 노력만으로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지.
···그럼 저는, 아니 저희는 앞으로 가망이 없나요?
그래. 없어.
···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만, 재능이라는 건 어느 순간 갑자기 팍하고 개화하는 경우가 있어.
물론 가만히 뒹굴거리기만 한다고 생겨나는 건 아니야.
깎고 깎고 깎다 보면 어느 순간 반짝이지.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열심히 할게요.
후후. 그래.
곡과 안무는 곧 완성될 거야. 스테이지 기획도 끝날 테고.
아, 예약도 시작했어.
예약? 무슨 예약?
무슨 예약이겠니. 공연 예약이지.
어? 버, 벌써?
서둘러야 한다며. 머뭇거릴 이유가 없잖니.
어차피 몇 곡 안 되니, 연습할 시간은 충분할 테니 걱정 마.
··· ···.
예약이라면, 돈을 받는 건가요?
응. 물론이지. 공짜 공연이 어딨니?
···저희, 오랫동안 쉬어서 돈까지 주면서 올 사람이 있을지는···.
아,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올 수 있게 돈을 받지 말자?
물론 준비나 진행에 들어가는 돈이 크다는 건 알아요. 하다못해 가격을 많이 낮추기라도 하면···.
돈은 문제가 아니야. 아니, 문제긴 하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아니지.
공짜 티켓의 무서움을 모르는구나.
아무나 올 수 있어.
최악의 경우는, 너희 안티가 모든 표를 구한다는 거야.
텅텅 빈 좌석, 안티만으로 가득 찬 좌석. 어느 쪽이 취향이니?
··· ···.
돈은 받아야 해. 그래야 너희 정신 건강에 이로워. 알겠니?
···알겠습니다.
그래. 그럼 차나 한잔 마실까?
어··· 연습은?
됐어. 아직 곡도 안무도 안 나왔는데 괜히 힘 빼지 마.
할 얘기도 있고.
가자.
머스탱이 너희 영상을 핸드폰에 가지고 있다고 해서 흥미가 생겨서 도와주겠다고 했어.
나는 다시 한번 이 눈으로 방주의 별을 보고 싶거든.
그리고 첫날, 너희가 보여준 춤과 노래를 보고 확신했지.
아, 이쪽별은 아니구나. 라고.
···그거, 미안하게 됐네.
그야! 당연히 프리티의 프로듀싱을 했었으니까 저희가 눈에 안 차는 건 당연···!
후후.
···?
거 봐. 보통은 이렇게 이야기한다니까?
너희들, 프리티의 춤과 노래가 훌륭했다고 생각해?
···예?
지금 수준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당시로서도 훌륭하다고 부를 정도의 레벨은 아니었어.
하지만 모두가 프리티에게 열광했지.
프리티는 방주의 별이었으니까.
캐릭터성으로 인기를 얻었다는 말인가요?
그런 단순한 얘기가 아니란다. 프리티는 상징이었어.
니케들을 대표하는, 상징.
지상 탈환전은 니케들 때문에 실패했다··· 는 말도 안 되는 이유 때문에.
니케포비아들이 양산되고, 니케들이 방주에서 배척당한 것이 극에 달했을 무렵.
니케들을 다시 방주로 되돌린 상징이었지.
사람과 니케 간의 거리를 다시 좁히고, 우상이 되었어.
말 그대로 아이돌이었지.
모두가 매료되었던 거야.
나 역시··· 그 별에 매료되었었고.
··· ···.
아무튼, 우중충한 과거 얘기는 나중에 술 한잔하면서 하고.
도대체 머스탱이 너희의 뭘 보고 그렇게 했을까··· 생각이 들었거든.
그래서 뒷조사를 좀 해봤어.
···뭐 남아있는 게 없을 텐데?
에이전시를 썼어. 뒷조사 전문의.
뭐든 깔끔하게 사라지는 건 없단다.
···그래서, 뭐가 나왔는데?
··· ···.
방주의 [스마일 박스].
그게, 너희들일 줄은 생각도 못 했어.
··· ···.
··· ···.
··· ···.
너희, 안티들에게 괴롭힘만 당한 게 아니더구나.
불특정 다수에게 심하게 당했어.
···뭐, 그래. [당시의 머스탱]이라면 그렇게 하고도 남았을 테지.
당시의 머스탱이었으니, 지금은 그 흔적도 찾아볼 수 없는 걸 테고.
혹시나 싶어 스마일 박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는데, 2초 만에 지워지더구나.
바로, 테트라 법무팀에서 연락이 왔었고.
너희들의 이명이 금지어, 금기, 그 자체가 되었어.
···사람도 죽었더구나. 그것도 둘이나.
저, 저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저도··· 잠시 실례···.
앉아. 그리고 들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으신 거예요.
··· ···.
너희는 방주의 장난감이었어.
누가 무슨 짓을 하든 웃으며 대응해야 하는, 말 그대로의 스마일 박스.
···지독한 컨셉이었어.
···언제까지 계속할 거야? 그 얘기.
그때, 너희한테 그런 짓을 했던 것들은 지금도 멀쩡하게 살아있고, 방주에 있어.
누구인지 특정할 수도 없지. 너무 많았으니까.
··· ···.
너희는, 그것들을 위해 춤추고 노래할 수 있어?
··· ···.
··· ···.
할 수 있어.
어째서.
우릴 좋아해 주는 사람이 훨씬 더 많으니까.
압도적으로 더 많으니까.
그 사람들을 위해 춤추고 노래할 거야.
나머지 것들은 신경도 안 써. 쓰레기 같은 놈들.
···아니스.
···후우.
예. 저도 할 수 있어요.
아니스 말대로, 우릴 좋아해 주는 사람이 훨씬 더 많으니까요.
그리고 이 둘과 같이 할 수 있으니, 그걸로 충분해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그립기도 하고요. 무대가.
···좋아.
별이란 건 말이야, 얘들아.
자신을 태워 가며 주위를 밝혀주는 거야.
자신에게 뭐가 묻든, 주위에 뭐가 있든, 그저 타오르면서.
남들이 우러러볼 수 있게 길을 인도해 주는 것이, 별이야.
그런 의미에서, 너흰 이미 훌륭한 새끼별이라고 할 수 있겠네.
···부디, 전부 다 타버리지는 말렴.
방주는 아직 어두우니까.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