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hapter.41: 탄생14 / 16
Chapter.41: 탄생
꼬리잡기
[SCENE START]
네온과 헤어진 E.H.는 길을 따라 계속 이동했다.
더욱더 어두워지는 길. 하지만 조명탄을 쓸 수는 없다. 추적이 들통날 수 있으므로.
E.H.는 최대한 집중해 어두운 길을 빠르게 걸어 나갔다.
리버린의 뒷모습이 보인다.
리버린은 터널 입구에서 주위를 두리번거린 후, 안으로 들어갔다.
E.H.가 그 뒤를 쫓는다.
터널 입구에서 E.H.는 망설인다.
···위험한데.
···조명탄은, 역시 안 되겠군. 들킬 거야.
오는 길에 야광봉을 떨어뜨려 놓긴 했지만···. 단독으로 추적하기엔···.
··· ···.
아니. 가보자.
이제 혼자서 하지 않아도 되니까.
믿자.
E.H.는 터널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발소리를 내지 않으며 계속 걸어간다.
그렇게 걸어가기를 한참.
반쯤 열려있는 작은 문과, 그 문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을 본다.
E.H.는 문 옆에 붙어, 열린 문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 ···.
가져, 가져왔어요.
어, 없었어요. 이런 곳에 추적이 붙을 리가 없으니까요.
여기요?
놔, 놨어요. 됐나요?
예?
시, 싫어요. 그건 좀···.
그래도···.
··· ···.
정상적인 대화가 아니라고 판단한 E.H.가 문틈으로 살짝 고개를 내민다.
화면으로만 가득한 방.
화면에서 나오는 불빛만이 방 내부를 비추고 있었다.
리버린은 안절부절못한 채 화면만 쳐다보고 있었고, 리버린이 가져온 가방은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다.
화면에 텍스트가 흘러나온다.
열어요 빨리
제, 제발요.
못 하겠어요. 그건 진짜 못 하겠다고요.
오늘따라 말이 많네요
왜 이러는 걸까요?
해, 해머링 님 있잖아요. 제 목숨, 목숨 구해준 사람이에요.
처음 본 저 구해준다고, 목숨까지 걸어준 사람이라고요.
그것만으로도 힘든데··· 열, 열기까지 하라니 그건 너무···.
시키는 대로 가져왔잖아요. 이제 저 그냥 보내줘요? 예?
···?
열어요
시, 싫어요!
새, 생명의 은인의 머리를 가져온 것도 너무, 너무한데 열어서 확인까지 하라뇨!
부탁, 부탁할게요. 이렇게 빌 테니까아··· 제발요.
로지
나와요
--!!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텅 빈 눈. 마음이 없는 듯한 여성.
···니케?
로, 로지···!
오랜만에 보죠?
어떡할까요? 로지한테 시킬까요?
··· ···.
대답
할··· 게요. 제가··· 할게요.
그래야죠
리버린이 가방을 붙잡고 조작한다.
푸슈--
!!
해머링의 머리가 가방 안에서 드러났다.
목 부분의 절단면에는 E2 크리스탈이 붙어있다.
오
E2 크리스탈
만지지 말아요
전력만 있으면 증식한다고 알려져 있으니까
윽···! 으흑···! 해머, 해머링 님···!
죄송해요···! 죄송해요···!
리버린
옆에 절연 장갑을 끼고, 망치와 정을 들어요
···뭐··· 라고요?
고순도 갓데시움으로 만든 망치와 정이에요
해머링의 목에 있는 E2 크리스탈을 떼어내서
옆에 있는 유리병에 넣어요
많이 넣을 필요도 없어요
손톱 정도만큼만 있으면 충분하겠네요
모, 못해요.
뭐, 뭘 하려고 그러는 건데요? 예?
이거, 이거 진짜 위험해요. 잘못 손댔다간 큰일이···.
제가 그걸 모를 것 같나요?
빨리해요
오늘 일이 진짜 수월하지 않네요
평소에는 말을 잘 들어서 좋았는데
지상에 한 번 갔다 오더니 양심이라도 생긴 건가요?
없잖아요 그런 거
그래도 이건 너무···.
빨리
빨
리
빨
리
우, 우으으···.
리버린이 울먹이며 절연 장갑을 낀다.
정과 망치를 들고, 해머링의 머리 앞에 선다.
··· ···.
우욱.
흐으···! 흐으···!
로지
리버린을 밀어내고 절연 장갑을 낀 다음
정과 망치로 해머링의 머리에 붙은 E2 크리스탈을 소량 떼어내요
떼어낸 E2 크리스탈은 유리병에 넣고 밀봉해요
로지가 성큼성큼 다가와 리버린을 밀어낸다.
절연 장갑을 끼고, 정과 망치를 든다.
해머링의 목에 붙어있는 E2 크리스탈을 향해 내려친다.
쾅! 쾅! 쾅!
히익! 흐윽···! 힉!
달그락.
로지가 유리병에 담긴 E2 크리스탈 한 조각을 화면을 향해 든다.
좋아요
제 지시가 있기 전까지 들고 있어요
리버린이 부들대며 일어나 브레인 셸터를 닫고, 품에 꼭 끌어안는다.
리버린의 얼굴은 눈물과 침으로 엉망이 되어 있었다.
해머링 님··· 미안해요··· 진짜··· 미안해요.
리버린
예, 예.
이제 가봐요
필요할 때가 되면 부를게요
해, 해머링 님의 머리를 원래대로 돌려놔야 하는데요.
이제
가봐요
아무도 못 가.
히익!
···리버린.
···그리고 식스오. 지?
아
꼬리를 달고 오다니
도대체 어디까지 무능한 건가요
죄, 죄송···!
조용
여기 있는 건 본체는 아닌 것 같고.
저런 위험한 걸 어디에 쓸 생각이지?
E.H.
전 엔터 헤븐의 수장
현 중앙 정부의 개
그렇지 않아도 한번 얘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마침 잘됐네요
너는 인간인가.
글쎄요
너는 니케인가.
흐음
너는 실존하나?
지금 여기서 당신과 대화를 나누고 있으니
그렇다고 할 수 있겠죠
목적이 뭐냐.
블랙넷 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어?
왜 아우터 림에 미스트를 뿌리고, E2 크리스탈 같은 위험한 물건에도 손을 대는 거지?
··· ···.
뭐 하는 놈이야, 너.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