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hapter.41: 탄생11 / 16

Chapter.41: 탄생

스마일 박스

[SCENE START]

1시간 후. 카페.

미세스 미스는 볼일이 있다며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니스

··· ···.

민트

··· ···.

프리카

··· ···.

아비스타

저··· 여러분들. 괜찮으신가요?

아니스

아, 아아. 괜찮아. 갑자기 아득한 과거 얘기가 나와서 좀···.

아비스타

···저도 미세스 미스가 그 얘기를 꺼낼 줄은 몰랐어요.

아비스타

죄송해요.

아니스

네가 죄송할 게 뭐가 있어? 사실인데 뭘.

민트

우리··· 괜찮겠지?

아니스

괜찮아. 걱정하지 마.

아니스

···그것들은 이미 다 잊었을 거야.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잘 지내고 있을 거라고.

아니스

놀이였으니까.

민트

··· ···.

아니스

근데 네온은 뭐 하고 있대? 연락도 안 받고, 메시지도 안 읽는다며.

아니스

답장이나 연락은 왔고?

아비스타

아뇨···. 아직···.

아니스

···별일 없겠지?

아비스타

그럼요. 특수별동대인데요.

아니스

그건 그래.

아니스

좋아. 가자. 지금 당장 할 건 없다지만 몸 정도나 풀자.

프리카

그래. 몸이라도 좀 움직이면 나아질 거야.

민트

어, 응.

아니스

가는 길에 빙수나 좀 먹고 갈까?

프리카

너 진짜 관리 안 하는구나.

아니스

어차피 움직이면 다 빠져.

민트

그건 맞아.

프리카

···너희들 말이야.

아비스타는 낄낄대며 거리를 걷는 아니스를 바라보았다.

아니스

아비스타. 너는 뭐로 먹을 거야?

아비스타

아니스.

아비스타

이제 괜찮나요?

아니스

··· ···.

아니스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아니스

응.

아비스타

예.

아비스타

그럼 저는 아이스크림이랑 망고 올라간 걸로 먹을게요. 초코 시럽 뿌리고요.

아니스

···그거, 이미 빙수라고 부를 수 없는 거 아닐까.

트리키 보이

오~! 있다 있다! 있어요 형님들!

트리키 보이

소문이 사실이었나 보네요~!

화려한 행색을 한 중년 남자가 아니스의 옆에 착 달라붙었다.

촬영용 봉에 핸드폰이 끼워져 있었고, 핸드폰에는 현재 상태가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있었다.

아니스

뭐, 뭐야?

트리키 보이

T.T.STAR!

트리키 보이

이야~ 이렇게 화려하게 부활하네요! 오, 도네 감사합니다 형님!

아니스

··· ···.

아비스타

잠시만요, 당신 누구···.

트리키 보이

안녕하세요! T.T.STAR의 아니스 맞나요?

아니스

···맞는데.

트리키 보이

복귀 공연을 한다는데, 정말인가요? 예약받던데요! 나는 비싸서 안 샀지만!

아니스

저기, 미안한데 갑자기 이런 건 좀.

트리키 보이

아~! 형님들! 이것 보세요! 이래서 어느 정도 연예계 녹을 먹은 것들은 이렇다니까요!

트리키 보이

지가 아주 슈퍼스타인 줄 알아요 슈퍼스타!

아니스

아··· 이쪽 계열이구나.

트리키 보이

갑자기 재결성을 결정한 이유는 뭔가요? 역시 돈이 떨어져서?

트리키 보이

오래된 팬들 주머니라도 털어보자~ 뭐 이건가요?

아니스

됐고, 꺼져.

트리키 보이

···어.

트리키 보이

혀, 형님들 들었죠? 꺼지래요! 저보고 꺼지래요!

트리키 보이

아니 팬을 이렇게 취급해도 됩니까? 예? 제가 T.T.STAR에 지금껏 쓴 돈이 얼만데~!

트리키 보이

한 2000 크레디트 정도 되나~?

트리키 보이

아 이거 또 옛날 생각나게 하네요~

트리키 보이

스마일 박스 한 번 할까요?

아비스타

!!

트리키 보이

옛날에 진짜 재밌었거든요! 제가 이것 때문에 T.T.STAR 팬이 됐다니까요?

트리키 보이

자! 이걸 이렇게 해서···!

남자가 탄산 캔을 마구 흔든다.

그대로, 민트의 얼굴에 대고 뚜껑을 딴다.

푸슈슈슉--!!

검은색 탄산음료가 민트의 얼굴에 뒤집어씌워진다.

민트

···!

트리키 보이

제 최애가 민트였거든요!

트리키 보이

웃을 때 진~짜 예뻐요! 진짜!

트리키 보이

자, 봐요 봐요! 스마~일~!

남자가 핸드폰을 민트의 얼굴에 들이댄다.

프리카

민트. 절대 웃지 마.

민트

···어.

트리키 보이

···어?

트리키 보이

민트. 왜 안 웃어줘?

트리키 보이

예전에 진짜 예쁘게 잘 웃어줬잖아~ 응~?

트리키 보이

나이를 먹어서 일하기 싫어졌어?

아니스

··· ···.

아니스는 주위를 둘러본다.

어느덧 수많은 인파가 모여들었다.

모두가 핸드폰을 켜고 자신들을 촬영하고 있었다.

흥미로운 눈빛. 웃고 있는 입.

아니스

···하.

아니스

그래. 이게 맞지.

아니스

···방주.

트리키 보이

그럼 다음엔 아니스!

아니스가 고개를 돌린다.

푸슈슈슉--!!

탄산음료가 얼굴을 때린다.

아니스

··· ···.

아니스는 얼굴에서 흐르는 탄산음료를 무표정하게 손으로 훑어내렸다.

트리키 보이

어? 얘도 안 웃네?

트리키 보이

아니~! 이러면 내가 위험을 감수하고 여기까지 온 이유가 없잖아!

트리키 보이

안 그래요 형님들? 이거 너무한 거 아닙니까?

남자가 아니스에게 가까이 다가가 다급하지만 낮게 외친다.

트리키 보이

···야. 한 번만 웃어줘라, 응?

트리키 보이

나 지금 구독자 폭락해서 이대로면 채널 망하게 생겼다고···!

트리키 보이

빚이랑 이것저것 해서 조만간 갱생관 끌려갈 판이야. 제발···! 제발 한 번만 웃어줘라~

트리키 보이

아 내가 이 은혜는 절대 안 잊을···.

아니스

야.

아니스가 남자의 핸드폰을 잡는다.

우득. 우드득. 뿌드득.

핸드폰이 우그러지며 박살 난다.

트리키 보이

···뭐야.

아니스

뒤질래?

트리키 보이

··· ···.

트리키 보이

니케가 사람 협박한다! 경찰! 경찰-!!

아니스가 남자의 멱살을 잡는다.

아니스

묻잖아. 뒤질래?

트리키 보이

이, 이거 안 놔?

트리키 보이

어차피 너 사람 치지도 못···.

아니스

야. 내가 지상을 그렇게 구르고 별별 일들을 다 겪으면서 깨달은 게 있는데.

아니스

니케가 사람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겠더라고.

아니스

도탄이나 유탄으로 죽일 수도 있고, 지상에 던져버려도 돼.

아니스

마음먹기에 달린 거더라고, 이게.

아니스

마음 한 번 먹어볼까? 응?

트리키 보이

··· ···.

트리키 보이

오, 오케이 오케이~! 장난이야 장난! 뭘 그렇게 정색하고 그래?

트리키 보이

아이~ 아니스 너무 여유가 없어졌다~ 옛날엔 그렇게 잘 웃어줬는

아니스

너 같은 놈들 보라고! 웃은 게 아니야!

아니스가 남자를 거칠게 밀었다.

남자는 엉덩방아를 찧고, 허둥지둥 일어나 자리를 피했다.

아니스는 다시 주위를 둘러본다.

더욱 많아진 인파. 모두가 들이밀고 있는 핸드폰.

혐오감이 꾸물대며 올라온다.

아니스

··· ···.

아니스

쓰레기 자식들.

아비스타

민트! 프리카! 이쪽으로!

아비스타가 모두를 추스르며 이동한다.

구경꾼들이 따라붙는다. 몇몇이 괜찮냐고 물어본다.

인파 사이에서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등장했다.

그들은 자신들을 테트라 법무팀 소속이라 이야기하며, 방금 촬영한 영상을 업로드할 경우 소송에 들어갈 것이라 윽박질렀다.

또한 이 일을 각종 커뮤니티에서 언급할 시에도 소송에 들어갈 것이라 말했다.

몰려든 인파는 삽시간에 흩어졌다.

프리카는 민트의 얼굴에 묻은 탄산음료를 닦아내었고

민트는 바닥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스는 벽을 바라보며 화를 삭이고 있었다.

아비스타

···걱정마세요. 테트라 법무팀에서 다 깔끔하게 해결할 거예요.

아비스타

그러니 다들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예?

아니스

··· ···.

아니스

다들, 미안해.

아니스

못 참았어.

민트

··· ···.

프리카

··· ···.

민트

푸후-!

프리카

···왜 웃어?

민트

후후. 아하하하.

민트

···하하.

민트

진작, 진작에 이럴걸.

민트

아하. 걔 표정 봤어? 잔뜩 겁먹었던데.

프리카

어? 어··· 그렇더라.

민트

진작에 이래야 했어, 진작에.

민트

아무것도 안 하고, 그저 바보같이 웃기만 하니까.

민트

그래도 되는 줄 알고 그랬다는 거 아냐.

민트

그런데 조금 쎄게 나갔더니 바로 꼬리를 말고 도망가 버렸어.

민트

하하. 이렇게 쉬운걸.

민트

진작에 이럴걸. 진작에···.

민트

그랬으면··· 우리도··· 그렇게까지···.

민트

뭐가 그렇게 간절해서··· 그런 꼴이 되어가면서까지···.

프리카

··· ···.

민트

괜찮아. 시원해졌어.

민트

빙수나 먹고 가자.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