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hapter.43: 열쇠02 / 15
Chapter.43: 열쇠
프린세스
[SCENE START]
공주님. 청소는 다 끝났어?
그래. 다 했다.
검사 한 번 해봐도 될까?
검사? 건방지게, 네까짓 게 내가 한 청소를 판단하겠다고?
관둬라. 어차피 너 같은 우인이 보고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의 것이 아니, 어디가?
청소 검사하러.
이거 봐. 휴지 안 치웠잖아.
더럽잖아.
더러운 걸 치우는 걸 청소라고 하는 거야.
나는 그런 거 못 한다.
2년 동안 같은 소리만 하는 거 좀 질리지 않아?
흥. 어차피 잠시만 있을 곳이다.
이런 어둡고 지저분한 곳에 나 같은 자가 오래 있을 리가 없지.
그 얘기도 2년째고.
닥쳐라 우매한 것. 네까짓 게 내 말의 진실을 판단하지 마라.
스톨 3세가 집게로 휴지를 집어 바구니에 넣는다.
열심히 좀 해줬으면 좋겠어.
어차피 연기다. 열심히 할 이유가 없지.
음··· 이런 말 하기는 좀 그런데.
너 데리러 온다는 사람. 안 오는 거 아냐?
무슨 근거로 그딴 망발을 하는지 들어나 볼까.
네가 여기 온 지 2년이 지났지?
그래.
분명 너를 여기 놔두고 간 사제님이 금방 데리러 온다고 했을 테고.
그래.
시간 개념이 우리랑 다른 거야? 너랑 그 사제님은.
무슨 소리냐.
아무리 생각해도 2년이라는 시간은 금방이랑은 거리가 먼 것 같아서.
하하하.
우인들의 시간 개념을 우리에게 대입하지 마라.
우리의 시간은 너희들의 시간과 개념이 다르다.
2년은 그야말로 찰나와 다르지 않지.
그 사제님이 너 부탁한다고 준 돈. 이번 주면 끝이래.
··· ···.
누가 그래.
빅 마담이.
적은 돈이 아니었을 텐데.
응. 적지 않았어.
그래서 네가 2년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이렇게 청소하는 시늉만 해도 먹고 살 수 있었던 거야.
내가 아무리 이딴 곳의 물가를 모른다고 해도 너무 후려치는군. 그 많은 돈을 2년 만에 다 쓴다고?
질문.
지금 우리 주위에 몇 명이나 있게?
···뭐?
모르지?
스무 명 정도야.
혹시나 너한테 무슨 일이 일어날까 봐 티 안 나게 지켜보고 있어. 24시간.
2년 동안 네가 눈치도 못 챌 정도로 실력이 좋은 사람들이야.
말을 막 지어내네. 경호원이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알아?
공주님.
여기가 어딘지 알지?
··· ···.
배드 드림.
아우터 림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야.
그곳에서. 어린 여자아이가. 아무것도 안 하면서.
못된 성질머리를 팍팍 티 내면서 돌아다니는데.
2년 동안 아무런 일이 없었던 게 우연이라고 생각해?
··· ···.
돈을 떼먹을 생각으로 아무 말이나 지어내지 마ㄹ···!
빅 마담 가게는 배드 드림에서 가장 크고, 손님도 제일 많아. 그러니 나 같은 천애 고아도 쓸 수 있는 거고.
그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되게 명확해.
빅 마담은 거래와 신용을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니까.
그러니 의심하지 마.
···흥.
그래봤자 이딴 환락가에서 사람 장사나 하는 것들이다.
거래니 신용이니 따지고 드는 게 넌센스로군.
···에휴.
제발 부탁이니까 우리 둘만 있을 때만 그런 얘기해. 알았지?
진짜 죽을 수도 있어.
그만 떠들어라. 시끄럽다.
앞으로 어떡할 거야?
네가 걱정할 일이 아니다.
주제에 맞게, 청소나 해라.
··· ···.
있잖아, 공주님.
그때 사제님이 너 부탁한다고 준 돈에.
내 고용 비용도 포함되어 있어.
이번주 지나면 나도 너랑 같이 있을 이유가 없어.
··· ···.
재밌는 소릴 하는군.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네까짓 게 없어도 나는 아무 문제 없다.
그래? 그럼 다행이,
콜록! 콜록!
크흐음···!
쯧. 고개 정도는 돌려라.
이딴 곳에서 그런 지저분한 일이나 하니까 병에 걸리는 거다.
하하. 웃기는군. 누가 누구한테 훈계를 하는건지 원.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