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hapter.43: 열쇠03 / 15

Chapter.43: 열쇠

수준 차이

[SCENE START]

스톨 3세

빅 마담.

빅 마담

응~?

스톨 3세

공주님 소식은 뭐 들은 거 없어요?

빅 마담

어머. 웬일이니? 한 달 가까이 물어보지도 않더니.

빅 마담

시중들면서 온갖 정나미가 떨어진 줄 알았지뭐니.

스톨 3세

그것도 맞긴 한데요.

스톨 3세

그래도 어떻게 사는지 갑자기 좀 궁금해져서요.

빅 마담

··· ···.

스톨 3세

··· ···.

스톨 3세

죽었군요.

빅 마담

아니. 살아있어.

빅 마담

곧 그렇게 될 것 같긴 하지만.

스톨 3세

밖에서도 그러고 다녀요?

빅 마담

응. 그 성질 어디 가겠니.

스톨 3세

예전에 찾아왔던 사제님은 다시 안 왔죠?

빅 마담

안 왔어. 그렇게나 호언장담하더니.

스톨 3세

···그렇군요.

빅 마담

···얘. 셋째야.

빅 마담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건데,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마.

빅 마담

걔 성격이 어디 보통 성격이니? 지금까지 객사 안 한 것만 해도 기적이다 얘.

빅 마담

너한테 득될 게 하나도 없어. 손해라도 안 보면 다행이겠네.

빅 마담

모든 일에는 대가가 있어야 하는 법이야. 내가 계속 말했지?

스톨 3세

헤헤.

스톨 3세

거짓말이잖아요 그거.

빅 마담

어머 얘가? 내 말을 못 믿는 거니?

스톨 3세

사제님이 준 돈이 다 떨어졌어도 한 달 더 공주님을 돌봐줬잖아요.

빅 마담

··· ···.

스톨 3세

저는 그래서 빅 마담이 좋아요.

빅 마담

···흥.

빅 마담

마커스네 가게 뒤에서 자주 보인다더라.

빅 마담

거긴 음식이 많이 남으니까.

스톨 3세

예. 고마워요 빅 마담.

프린세스

··· ···.

프린세스가 음식물 쓰레기통 앞에 서 있다.

구겨지는 표정. 떨리는 손.

프린세스가 뚜껑을 연다.

마구 뒤섞인 음식물 쓰레기의 모습이 보이고 악취가 풍겨나왔다.

그 악취 사이

미묘하게 남아있는 음식 냄새에 프린세스의 배가 요동친다.

프린세스

··· ···.

프린세스

젠장···!

프린세스

이런 꼴이 될 줄 알았으면 이번엔 인간을 선택하는 게 아니었는데···!

프린세스가 손을 뻗는다.

낡은 옷을 입은 아이들이 골목 너머에서 우르르 몰려왔다.

프리 랫

야. 거지 공주.

프린세스

··· ···.

프리 랫

뭐해?

프린세스

또 너희들이냐. 꺼져라.

프린세스

너희는 나와 말을 섞을 레벨이 아니다.

프리 랫

너 설마 쓰레기통 뒤지는 거야?

프린세스

꺼지라고 했다.

프리 랫

왜 쓰레기통을 뒤져? 배고파? 그래서 그거라도 먹으려고?

프린세스

전에 경고했을 거다. 한 번만 더 나에게 무례하게 굴면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

휘익-

철퍽.

정체 모를 소스에 절여진 빵이 바닥에 떨어졌다.

프리 랫

이거 줄게. 먹어.

프리 랫

대신.

아이가 앞으로 몇 걸음 걷는다.

다리를 넓게 벌리고 선다.

프리 랫

내 가랑이 사이로 기어 가면 먹을 수 있게 해줄게.

아이의 뒤에서 다른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프린세스

··· ···.

프리 랫

배고프지? 한 번만 기어가면 먹을 수 있어.

프리 랫

까짓거 눈 한 번 딱 감고 기면 돼.

프린세스가 아이들의 무리를 노려본다.

모두가 기대하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프린세스

··· ···.

프린세스

열등한 놈들.

프리 랫

···뭐?

프린세스

태생이 땅을 기게 태어나서 그런지 기어다니는 것을 참 좋아하는구나.

프린세스

땅을 기는 것들이 땅을 기는 것을 보고 즐거워하다니, 유쾌하기 짝이 없다.

프리 랫

뭐라는 거야 이게.

프린세스

말뜻도 이해하지 못하는 건가.

프린세스

평생 이런 쓰레기 같은 곳에서 썩다 죽어라. 건방진 꼬맹아.

프리 랫이 달려온다.

퍼억-

휘두른 주먹에 맞은 프린세스가 힘없이 바닥을 구른다.

프린세스

어··· 으윽···!

프리 랫

···헉!

아이가 흠칫 놀란다. 긴장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그러기를 한참.

아이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른다.

프리 랫

어, 없다! 진짜 없어!

프리 랫

그 이상한 경호원들 없어!

프리 랫

밟아!

린치가 시작된다.

프린세스는 반사적으로 몸을 웅크린 채 쏟아지는 발길질을 받아낸다.

프리 랫

처음부터! 맘에 안 들었어!

프리 랫

맨날 우리 무시하고! 잘난 듯 말하고!

프리 랫

너 뭐 방주에서 어디 잘난 집안 출신이라며!

프리 랫

근데!

프리 랫

여긴!

프리 랫

아우터 림이라고!

린치가 끝난다.

프린세스를 둘러싸고 있던 아이들이 숨을 헐떡거린다.

프리 랫

하아···! 하아···! 너···!

프리 랫

우리 눈에 띄지 마···!

프리 랫

한 번만 더 우리 눈에 띄면···! 어디 콜렉터한테 팔아버릴··· 테니까···!

아이들이 사라진다.

프린세스는 생전 처음 느껴보는 고통 속에 신음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누워있었다.

눈앞이 번쩍번쩍하다가, 검어졌다를 반복한다.

시선을 돌린다.

시선은 좀 전, 아이가 버리고 간 축축한 빵에 멈춘다.

프린세스

···후.

프린세스

하하. 아하하하하.

프린세스

···하, 하하.

스톨 3세

머리를 맞은 것 같진 않던데.

프린세스

··· ···.

스톨 3세

안 괜찮을 테니 괜찮냐고 물어보진 않을게.

스톨 3세

자.

누워있는 프린세스의 이마에 빵이 올려진다.

프린세스

···거긴 이마다.

스톨 3세

아, 미안. 잘 안 보여서.

빵이 프린세스의 입으로 옮겨간다.

프린세스는 반사적으로 빵을 씹어 삼킨다.

스톨 3세

매 맞은 뒤에는 잘 먹는 게 중요하다고 빅 마담이 얘기했어.

스톨 3세

그러니 잘 먹어봐.

프린세스

··· ···.

프린세스

맛없어.

프린세스

이딴 걸 빵이라고 만드는 너희 수준이 알만하군.

스톨 3세

넌 좀 더 맞아야겠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