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hapter.43: 열쇠06 / 15
Chapter.43: 열쇠
익숙해지는
[SCENE START]
며칠 후.
··· ···.
오늘도 열심히 일한 모양이네.
재밌었어? 콜록 콜록.
··· ···.
프린세스는 아무런 말도 없이 터덜터덜 걸어와 바닥에 누웠다.
그리고 아주 잠시 후, 코를 골며 자기 시작했다.
또 며칠 후.
···으···.
밥은?
···안 먹어···.
프린세스는 아무런 말도 없이 터덜터덜 걸어와 바닥에 누웠다.
그리고 잠시 후, 코를 골며 자기 시작했다.
또 며칠 후.
···죽는다··· 이러다 죽을 거야.
콜록 콜록. 밥 먹고 왔어?
···아니···.
같이 먹을까? 오늘은 내가 내는 거야.
···어.
프린세스는 흐린 눈으로 음식을 허겁지겁 먹어 치운 후.
바닥에 누워 코를 골며 자기 시작했다.
또 며칠 후.
아으··· 힘들어.
콜록. 오늘은 어땠어?
똑같아. 뭘 자꾸 물어보는 거냐.
밥은 먹었어?
···아니.
같이 먹자.
···오늘은 내가 내겠다.
오. 드디어 깨달았구나. 남이 대가 없이 음식을 주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일 해보니 알겠지? 내 노동력을 남한테 주는 거랑 같은 거니까.
··· ···.
조금. 알 것 같기도 하네.
둘은 간단한 식사 후, 나란히 누워 잠들었다.
몇 주 후.
빅 마담. 나한테 돈을 더 줬다. 셈도 제대로 못 하는 건가.
여기, 초과분이다. 내가 양심적이라 다행인 줄 알아라.
받아.
네 돈 맞으니까.
···뭔데.
일당이 올랐다는 거야.
요령도 안 피우고 열심히 하고.
해킹이나 전자 장비 쪽은 웬만한 어른보다 낫더라?
··· ···.
어디 길거리에서 객사하기라도 하면 호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잘 버티고 있네.
어떠니. 살 만해?
···뭐, 조금은.
나한테 연락온 건?
없어.
그럼 내 쪽에서 연락 한번 해보고 싶은데.
농담도. 방주에 연락 한 번 잘못 했다간 줄줄이 죽어 나가.
우리도 죽어 나가지만, 방주 쪽에서 죽어 나가지.
그래서 극비 회선을 쓰거나 브로커를 통하는데.
최근 엔터 헤븐의 활동이 너무 거칠어져서 그것도 쉽지 않네. 경계도가 올라가도 너무 올라갔어.
하지만 네가 개인적으로 연락한다면 말리지는 않을게.
기술과, 돈 모두 필요하겠지만. 그것도 고수준의.
··· ···.
이제 슬슬 인정할 때도 되지 않았니?
넌 버려진 거야.
그럴리가.
부정하지 마. 여기서는 딱히 특별할 일도 아니니까.
아우터 림 자체가 버려진 곳이고, 그러다 보니 버려진 것들이 몰려오지.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은, 여기선 그냥 단순한 농담거리밖에 되지 않아.
난 돌아가. 반드시.
후후. 그래.
재미있는 거라곤 없는 이곳에, 그런 농담거리라도 있어야 살 만하겠지.
지하 터널을 프린세스가 터덜터덜 걷는다.
주위를 둘러보며 걷는다.
아우터 림에 온 지 2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처음 2년을 빅 마담의 가게에서 지내며 크게 불편함 없는 시간을 보냈지만.
최근 6개월은 지금껏 그녀가 겪어보지 못한 경험의 연속이었다.
다녀왔다.
프린세스는 자기 입 밖으로 나온 말에 흠칫 놀랐다.
··· ···.
쉽게도 바뀌는군. 고작 반년 만에···.
스톨 3세의 [집] 방향으로 걸어가던 프린세스의 눈이 기둥에 기대 서 있는 경비원과 눈과 마주쳤다.
경비원은 언제나처럼의 심드렁한 표정을 한 채, 프린세스에게 뭔가를 던졌다.
···?
초코맛 퍼펙트다.
경비원은 다시 고개를 돌려, 심드렁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프린세스는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며, 초코맛 퍼펙트를 입안에 집어넣었다.
달콤한 맛이었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