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hapter.43: 열쇠08 / 15

Chapter.43: 열쇠

변화하는

[SCENE START]

몇 달 후.

프리 랫

아니 얘 진짜 대박이라니까?

프리 랫

힘은 진짜 쥐뿔도 못 쓰는데, 해킹이나 데이터 조작 같은 거 진짜 잘해.

프리 랫

어지간한, 아니 이름 좀 날리는 어른들보다 훨씬 나아.

스톨 3세

와. 진짜?

프리 랫

어. 몸값도 지금 엄청 올라서, 아주 여기저기서 모셔가려고 난리도 아냐.

스톨 3세

공주님 대단하네. 장하다. 콜록 콜록.

프린세스

우인들을 위해 지식을 좀 내려줬을 뿐이다.

프리 랫

주둥이만 좀 다물면 진짜 완벽할 텐데, 아쉽다 정말.

프리 랫

신은 공평해 역시. 응.

프린세스

신을 함부로 입에 담지 마라.

프리 랫

야 너 나한테 신세 진 것 있으니까 돈 좀 써라. 응?

프린세스

신세라니. 와서 나를 모욕하고 몰매를 때렸던 거?

프리 랫

아니~ 그땐 솔직히 너 맞을 만했어.

스톨 3세

그건 맞아.

프린세스

···빌붙지 마라. 네놈한테 쓸 돈 같은 건 없다.

프리 랫

너 돈 모아서 어디다 쓰는데. 지금 제법 모였을 것 아냐.

프린세스

알 거 없다.

프리 랫

거 참 쪼잔하네 정말. 부자 되세요 아주.

프리 랫

···근데 너 보관은 잘하고 있어? 까딱하면 다 털린다.

프린세스

빅 마담에게 맡겨놨으니 문제없겠지.

스톨 3세

오~ 크흠.

프리 랫

아우터 림 사람 다 됐네, 다됐어.

프린세스

됐고, 움직이자.

프린세스

오늘은 마커스 쪽 가게에서 음식을 싸게 내놓는 날이야.

프리 랫

공부 좀 했네? 근데 오늘은 한 달에 한 번 하는 물물교환 날이야.

프리 랫

일하면서 내가 틈틈이 모아놓으라는 잡동사니들 있지? 그거 다 가지고 와.

프리 랫

운 좋으면 배양육도 먹는다 너.

프린세스

배양육?

프리 랫

그 왜. 얼마 전에 빅 마담한테 얻어먹었던 거.

프린세스

··· ···.

프린세스

그딴 걸 배양육이라고 부르지 마라. 배양육에 대한 모독이니까.

프리 랫

허겁지겁 무지하게 처먹더만 또 딴소리하네.

프린세스

··· ···.

스톨 3세

헤헤. 그럼 가자. 늦으면 남아있는 물건이 없을 거야.

스톨 3세

이날만 기다리고 총알 잔뜩 모아놨지.

프리 랫

···예전부터 묻고 싶었는데, 총알을 왜 그렇게 좋아하는 거야?

스톨 3세

터질 때 번쩍하면 주위가 잘 보이거든. 그래서 좋아해.

스톨 3세

불빛이나 전등이랑은 또 다른 느낌이야. 확 밝아져서 되게 신나.

프리 랫

··· ···.

스톨 3세

화력이 강할수록 더 밝게 빛나.

스톨 3세

그럼 그때는, 온 세상이 밝아지는 느낌이라서 좋아해.

스톨 3세

헤헤. 어두운 곳이 밝아지는 거, 진짜 좋아.

몇 달 후.

프린세스

망할 놈. 실수 좀 할 수 있지 하루 종일 잔소리를···.

스톨 3세

···? 어?

스톨 3세

공주님 왔어? 일찍 왔네?

프린세스

?? 보면 알잖아.

스톨 3세

오늘은 어땠어?

프린세스

언제나 엿같았는데, 오늘은 유독 엿같았어.

프린세스

프리 랫 그거 실력 없는 주제에 말만 많아.

스톨 3세

그건 그렇, 콜록 콜록. 크흠. 쿨럭!

프린세스

···너 그거 안 낫는대?

스톨 3세

어. 쿨럭. 응. 안 낫는, 쿨럭. 안 낫는대.

프린세스

콜록거리는 소리 때문에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있나.

스톨 3세

미안. 콜록.

프린세스는 자리에 앉아 노트북의 전원을 켠다.

소형 발전기가 요란한 소리를 낸다.

주위를 둘러본 후, 노트북에서 뻗어 나온 전선을 안경에 잇는다.

그리고 화면에 빠져든 듯 시선이 고정된다.

스톨 3세

얼마 전에 그거 사더니 계속 그거만 하네.

스톨 3세

뭐 하는 거야? 콜록.

프린세스

신경 꺼. 취미다.

스톨 3세

집을 사지 그랬어. 그 돈이면 여기보다 훨씬 좋은 곳 살 수 있었는데.

스톨 3세

빅 마담이 보증도 서줬을 테고.

프린세스

우매한 놈. 이건 집을 사는 것 따위보다 훨씬 고가치의 일이다.

스톨 3세

밥은 먹었어?

프린세스

오늘은 먹고 왔다. 여전히 형편없는 식사야.

스톨 3세

나도 오늘은 먹고 왔어.

프린세스

가방에 프리 랫 놈이 준 과자가 남았다. 내 입맛에는 도저히 안 맞아서 가져왔으니 먹어라.

스톨 3세

··· ···.

프린세스

···뭐냐. 뭘 그렇게 쳐다보지?

스톨 3세

새삼 많이 바뀌었다 싶어서.

프린세스

··· ···.

스톨 3세

얼굴 만져봐도 돼?

프린세스

···뭐?

스톨 3세

얼굴. 만져보고 싶어.

프린세스

··· ···.

스톨 3세가 손을 뻗어 프린세스의 얼굴을 만진다.

조심스럽게,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스톨 3세

헤헤. 공주님 얼굴 엄청 작네.

프린세스

뭐, 뭐 하는 짓이냐. 관둬라.

프린세스가 스톨 3세의 손을 쳐낸다.

스톨 3세

헤헤. 놀랐어?

프린세스

···잠이나 자라. 나는 바쁘다.

스톨 3세

그래. 너무 늦게까지 하지 말고.

지하 터널에 발전기 돌아가는 소리와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만 작게 들려왔다.

그러기를 한참.

프린세스

···쯧. 발전기가 구려.

프린세스

충전 속도보다 소모 속도가 더 빠르잖아.

프린세스

···좀 더 괜찮은 거로 사야 하나···.

프린세스

돈은··· 제법 모였지만···.

프린세스가 고개를 돌려 잠든 스톨 3세를 바라본다.

콜록거리는 소리가 계속 들려온다.

그리고 주위 바닥에 그어져 있는 노란색 선을 본다.

아이 둘 정도가 겨우 누울 수 있을 공간.

프린세스

···빈말로도 집이라고 부를 수는 없겠지, 여기.

프린세스

··· ···.

프린세스

···쯧.

프린세스

뭐, 시간은 얼마든지 있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