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hapter.46: 신생06 / 21
Chapter.46: 신생
칼날 위 동행
[SCENE START]
스노우 화이트와 나유타는 미러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 이동한다.
랩쳐들과의 전투가 있었지만, 소규모 전투다.
주위의 랩쳐들을 불러들일 정도로 소란이 일어나지도 않았다.
장화가 미러와 대화를 나눈다.
장화의 말을 듣고 있던 미러가 고개를 끄덕이고, 장화가 걸음을 늦춘다.
그리고 스노우 화이트와 나란히 걷는다.
잠깐 괜찮을까?
··· ···.
안 괜찮아?
닮았군.
홍련과.
그럴 수밖에. 같은 스쿼드였으니까.
양산형 니케들로 이뤄진 근접전용 스쿼드였던가.
기억력 좋네? 그걸 다 기억하고 있어?
내 기준으로는 최근 기억이니까 기억하고 있다.
···?
··· ···.
홍련은 무사하다. 뇌뿐이지만.
니케 제작 기술이 현재 에덴에는 없지만, 그것만 확보된다면 되살아날 수 있다고 하더군.
···눈치챘구나?
그래.
홍련에게 언니에 대한 이야기는 자주 들었으니까.
··· ···.
뭐 하러 다시 살아났지?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야. 미러가 멋대로 되살렸어.
뭐라더라. 뭐든 벨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하다던가.
지금은 보다시피 미러의 호위 무사 비슷한 상태야.
뭘 위해서 계속 살아있지?
너무한 말을 하는걸.
홍련에게 주박을 걸고, 너는 죽었다.
네 의도대로.
무슨 미련이 남아있는 거지.
···주박.
그래. 주박이다.
홍련은 언제나 강해지는 것에 집착했다.
언니처럼. 언니였다면. 들리지 않을거라 생각했겠지만, 언제나 중얼거렸지.
네가 건 주박은 홍련에게 나아갈 힘을 주었고, 결과적으로는 잘 풀렸지만.
언니로서 할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네.
그래서 살아있는 거야.
···?
정확히 얘기하면 죽는 것조차도 미러의 허락을 받아야 하고, 미러의 변덕에 의해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지만.
미러의 말을 충실히 따르면서 계속 살아있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련이한테 좋은 걸 준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서야.
··· ···.
련이를 위해서라고는 했지만 스쿼드를 망가뜨리고, 언니를 자기 손으로 죽이게 만들었지.
참 못나고 못된 언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서 뭐라도 해주고 싶었어.
계속 살아있다 보면, 뭐라도 해줄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어서.
음··· 그런데 쉽지 않아.
후후. 뭐 하나 제대로 해준 게 없어서, 아예 모르겠어.
내가 련이에게 뭘 해줄 수 있을지, 아예 모르겠어.
··· ···.
만나보지 그랬나.
그럴 일은 없을 거야.
지금의 내가 련이 앞에 나타나봤자 아무 도움도 안 돼.
그저 이렇게 휘둘리며 살다가.
기회가 되면 련이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조용히 사라질 거야.
련이가 지금 내 상태에 대해 알게 되면 반드시 손을 내밀겠지.
그런데 난 있잖아.
부러진 검이야.
잡는 이를 상처입히는, 부러진 검.
그러니, 알겠지?
··· ···.
그래. 홍련에게는 절대 말하지 않겠다.
후후. 고마워.
자, 그럼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 중의 인연인데.
우리 련이 얘기 좀 해줘.
어쩌다가 갓데스라는 최강의 스쿼드에 들어가게 되었는지.
그 이후에 어떤 활약을 펼쳤는지.
그래.
짧은 이야기는 아닐 거다.
그럼 련이 위주로만 얘기해줘. 긴 이야기는 싫어하거든.
스노우 화이트와 장화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나유타와 미러는 그 소리를 들으며 걷고 있다.
사이가 좋아 보이네요.
어디까지 우릴 안내할 생각이오?
솔직히 말하면 적진의 한복판을 이렇게 유유자적 걸어가는 게 유쾌한 기분은 아니오만.
조금만 더 가면 돼요.
어차피 그 이상은 가지도 못할 테고.
미러 소저는 계속 이곳에 있었던 것이오?
그렇죠. 에덴전 이후에는 계속 여기 있었어요. 일해야 되니까.
그럼 소인의 분신들을 보지 못하였소? 못해도 수십은 되었을 터.
음··· 글쎄요. 죽은 것 아닌가요?
분신이 사망 시 NIMPH가 소인에게로 향하오.
그런 적은 한 번도 없었소.
그래요?
전혀 모르겠는데요.
···그렇군.
··· ···.
[그건] 건재하오?
물론이죠. 그러니까 궤도 엘리베이터가 가동되죠.
초거대 코어는 아주 건재해요. 예상보다 아주 멀쩡하더라고요.
관리는 누가 하오.
그냥 두는 거죠. 알아서 잘 굴러가게 만들어놨잖아요.
당신이.
··· ···.
쌍둥이인 코어를 하나씩 가지고 있는 방주와 궤도 엘리베이터···.
둘 중 하나의 코어라도 망가지는 순간, 공멸하고.
거리가 너무 가까워지면 또 서로 공명해 같이 파괴되는.
후후. 아주 귀찮은 설계군요.
이유가 있어 그렇게 설계되었을 것이오.
우리는 그 이유를 찾아내지 못하고, 미지의 힘을 마구 휘둘러서 문제였지만.
미리 말해두는데, 동귀어진은 안 돼요.
예전 같으면 선택지 중 하나였겠지만, 지금은 퀸이 있어요.
보금자리를 잃은 인류와 퀸의 싸움.
어느 쪽이 이길지는 너무 뻔히 보이잖아요.
···알고 있소.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