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hapter.46: 신생14 / 21
Chapter.46: 신생
건드려서는 안 될 과거
[SCENE START]
도로시는 얼굴에 붙은 뭔가의 조각을 털어내며 직감했다.
···더러운 짓을.
이, 이런 제길! 필그림이 니케들을 죽였다!
전원! 제압탄 사용을 그만두고 실탄으로 교체해라!
필그림은 협조할 생각이 없다!
모든 양산형 니케들이 일제히 탄창을 교체한 후, 도로시를 향해 발사한다.
탄환은 이전과 동일하다. 쇼맨십일 뿐이다.
탄환을 피해내며 도로시는 도반을 노려본다.
방주를 혼란에 빠뜨리려는 간사한 필그림이여! 나 부사령관 도반이 있는 이상 그렇게는 못 한다!
누가 봐도 들으라는 듯 외쳐대는 목소리.
도로시는 울화가 치미는 것을 느낀다.
당신. 죽고 싶은 건가요?
이젠 인간에게까지 손을 대겠다는 건가!
방주가 아무리 밉다지만, 너무 과하지 않은가!
··· ···.
도로시는 지금 이 앞에서 눈에 거슬리는 말만 내뱉는 남자의
다리 하나쯤은 부러뜨려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을 가장하고, 스스로 넘어진 것처럼 만들어서···.
···?
키이이이잉---!!
공중에서 기계음이 들려온다.
도로시는 위를 올려다보았다.
라피의 세븐스 드워프 제로를 함께 타고 착지한다.
상황을 파악한다.
···바닥에 널브러진 니케들의 파편이 보인다.
선택지
···저는 아니에요.
선택지
도로시가 도반을 바라본다.
당신이 얘기했나요?
선택지
저에 대한 이야기를. 저 인간에게.
선택지
··· ···.
오오! 카운터스! 방주의 희망! 잘 왔다!
필그림! 이제 그만 포기해라!
저를 막으러 오신 건가요?
맞아.
···그렇군요. 결국 당신들도 똑같은-
곧 네 인내심이 바닥날 것 같았거든.
도반 부사령관이 긁어대는 걸 보니, 조만간 우연을 가장해서 다리라도 부러뜨릴 것 같아서.
··· ···.
선택지
저는 그럴 생각이었는데, 저쪽은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군요.
···뭐라고? 네놈. 우릴 지원하러 온 게 아닌가?
선택지
이놈! 지금 이 참사를 잘 봐라! 필그림이 내 소중한! 방주의 재산인 니케를 벌써 둘이나 죽였다!
선택지
··· ···!
선택지
선택지
··· ···.
네놈. 조금 잘나간다 싶으니 눈에 보이는 게 없나 보군.
방주를 전복시키려 하는 필그림을 두둔하는 건가.
선택지
선택지
!!
이 반역자 놈! 네놈은! 저것의 본성을 모른다!
선택지
---!!
이 더러운 반역자 놈들이···!
내가 반드시 군법회의에서 네놈을 매달고 말겠다!
내가 저것의 본성을 모른다고? 모르는 건 네놈이다!
저 필그림이 어떤 놈인지! 보여주마!
나와라!
도반이 손짓하자, 대열이 갈라진다.
다수의 양산형 니케들이 앞으로 나선다.
프로덕트 23 모델인 양산형 니케들이다.
···모두, 바이저를 벗고 익숙한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다.
··· ···.
설마.
···유토피아 호에서의 기억이 떠오른다.
도로시가 사로잡혔던, 그 모습. 그 이름이 떠오른다.
선택지
아니다. 다르다. 앞으로 나선 양산형 니케들은 저마다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다.
눈치를 보고, 시선이 흔들린다.
각자 다른 니케들일 뿐인다.
시선을 조심히 돌려, 도로시를 바라본다.
··· ···.
···지금껏.
도로시의 이런 표정을 본 적이 있었던가.
도로시의 표정을 본 도반은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유토피아 호에서의 도청으로 들었던 이름. 피나.
금서고에서 얻은 책에서 확인한 이름. 피나.
모르긴 몰라도 피나라는 니케는 도로시에게 중요한 존재일 것이 확실하다.
오래된 자료를 뒤적거려 피나의 모든 정보를 알아낸다.
그녀의 최후가 어땠는지까지 찾아낸다. 다행히, 금서고에 있던 책에 그 내용이 있었다.
프로덕트 23 모델을 최대한 동원했다.
사진에 보였던 목걸이를 준비하고, 장착시킨다.
그리고 이들을 도로시에게 돌격시킨 후, 죽인다.
도로시가 화내면 좋다. 이성을 잃으면 더 좋다.
자신을 죽이러 달려들면 더욱더 좋다.
그 순간, 도로시는 극악무도한. 방주의 적이 된다.
곁에서 호위하는 니케들에게 광학 병기용 에너지 실드를 장비해 놓는다.
도로시는 광학 병기를 사용한다. 또 한, 고출력보다는 저출력의 정밀 사격을 선호한다.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도로시의 위험도가 그대로 드러난다.
이후는 일사천리다. 목적이 불분명한 데다 위험하기까지 한 필그림인 도로시를 잡는다.
방주 전복을 꾀하고 있었다고 덮어씌우는 건 쉬운 일이다. 필그림이기에, 유명하기에 더욱 쉽다.
그럼 도반은 공적이 생긴다. 방주를 위험에서 구해낸 공적이 생긴다.
좀 전. 도로시의 반응을 다시 한번 상기한다.
도반은 승리감에 취해, 오랜만에 미소를 지었다.
피나와 도로시의 관계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럼에도 한 가지 확실한 건, 피나는 도로시에게 그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였다는 것 뿐이다.
···그 대상이, 지금 눈앞에 있다.
··· ···.
이건 모독이다.
지독한 모독이다.
잘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의 기억이라는 소중한 공간을, 흙발로 들어와 마구 짓밟는 행위다.
···가라.
피나와 닮은 양산형 니케가 머뭇대다 달려온다.
도로시를 향해 양팔을 벌리며, 억지로 웃는다.
도로시는 굳은 채,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양산형 니케가 다가온다.
도, 도로시 님~
퍼--엉--!!
그리고, 폭사한다.
··· ···.
선택지
선택지
라져. 당장 더 빌어먹을 자식의 머리를 꿰뚫어버리겠습니다.
선택지
···!!
도로시가 총을 꺼내 든다.
도반을 향해 겨눈다.
라피가 달려들어 도로시의 총을 잡고 늘어진다.
···놔.
기다··· 려···!
선택지
라져!
놔!!
세븐스 드워프 제로가 가동된다. 도로시와 함께 구역을 이탈한다.
나는 도반을 바라본다.
네 이놈···! 지금 뭐 하는 짓이냐···!
반역자 놈···! 감히 방주의 적을 보호하는 것-
선택지
···뭐, 뭐라고?
라피와 도로시가 날아간 방향을 향해 뛰어간다.
선택지
아잇 거의 다 왔는데···! 어딘데?
선택지
오케이!
이따 봬요! 스승님!
통신을 끊고, 전력을 다해 달린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