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hapter.46: 신생08 / 21
Chapter.46: 신생
넷의 마수, 둘의 여왕
[SCENE START]
준비는 끝났어?
응. 뭐 따로 챙길 것도 없으니까.
바하무트는?
똑똑한 바하무트는 아직 준비가 끝나지 않았다.
가져갈 책을 고르지 못했다.
뭔 책.
모르는 건가. 책이란 마음의 양식이다.
어딜가든 책은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
그, 바하무트.
···너, 책 왜 자꾸 읽는 거야?
지식이란 무기다, 레비. 상시 준비해 놓지 않으면 안 된다.
네 지식은 무기는 무기지. 아무 데나 휘둘러서 사람을 굳게 만드니까.
그래. 이해해 주는 동료가 있다는 건 기쁜 일이다.
에휴.
그런데 용케 남자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네?
··· ···.
도와주기로 약속했으니까.
그리고 듣자하니 큰일이 난 것 같고.
그러고 보니 너 에덴에 인사 간 적 있잖아. 구면이겠네?
응. 구면은 구면이겠지.
딱히 반겨줄 것 같진 않지만 말이야.
···너 뭐라고 인사했는데.
첫 만남의 바위 던지기를···.
망했네. 가다가 요격이나 안 당하면 다행이겠어.
뭐, 남자가 에덴에 미리 얘기해 놨을 테니 괜찮겠지.
그래. 뭐 괜찮겠지.
··· ···.
괜찮··· 겠지?
왜. 불안해?
으음··· 아무래도 좀.
하긴. 그 오랜 시간 동안 우리끼리만 지냈지 다른 어디와도 교류가 없었으니까.
그레이브가 아니었으면 아직까지 그러고 있었을지도 몰라.
··· ···.
그래도, 대선배님 일행도 그렇고 남자 일행도 그렇고. 잠깐이지만 잘 지냈잖아?
에덴이라고 다를 건 없을 거야.
아, 응. 그럴 거야.
첫 만남의 불안감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하지만 대화는 진화의 초석.
새로운 만남은 새로운 대화를 낳고, 새로운 지식을 주고받게 된다.
똑똑한 바하무트는 벌써부터 기대가 되어 참을 수 없다.
똑똑한 바하무트의 지식과, 에덴의 지식이 교차되어 발생될 믹스 업의 순간을.
얘 진짜 데려갈 거야? 싸움 날 것 같아.
데려가야지 뭘 어떡해.
그런데 둘은 왜 이렇게 안 와?
그러게. 오늘은 좀 늦네.
슈우우우우---!
착.
지즈가 공중에서 착지했다.
지즈의 목에 안겨있던 소녀가 바닥에 내린다.
꺄하. 재밌어.
헤, 헤헤. 새로운 곳 보니까 좋지?
응. 응.
내일도 새로운 곳 가?
내일은 내 차례였지? 완전 새로운 곳으로 데려다줄게.
우헤헤. 좋아 좋아.
···아.
··· ···.
우응···.
어? 왜, 왜 그래?
똑똑한 바하무트가 알려주겠다. 지금 아이는 수면이 필요한 상태다.
안아 줘.
아, 응. 이리 와.
지즈가 소녀를 끌어안는다.
소녀는 지즈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는다.
푹신푹신. 기분 좋아.
에, 헤헤. 그, 그래?
··· ···.
···어, 어떡하지.
나, 나 눈물 날 것 같아.
왜, 왜 그래.
모, 몰라아···.
··· ···.
너 준비는 다 했어?
준비? 무슨 준비?
오늘 출발하기로 했잖아.
아. 에, 에덴으로 간다고 했지.
이, 잊고 있었어···.
···빨리 준비해.
내가 안고 있을 테니까.
아, 응.
자, 이리 와.
레비아탄이 지즈의 품에 안겨있는 소녀에게 손을 뻗는다.
소녀가 레비아탄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시선이 레비아탄의 가슴으로 내려간다.
딱딱해서 싫어.
이, 이 꼬맹이가···!
흐핫. 이리 와. 내가 안아줄게.
소녀가 베히모스의 품에 안긴다. 머리를 파묻으며 비비적댄다.
푹신푹신.
그래그래. 푹신푹신하지?
소녀가 고개를 돌려 레비아탄을 본다.
딱딱.
하 저걸 그냥 진짜···!
레비.
왜.
바하무트가 레비아탄을 바라본다.
그리고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뭘 이해한다는 둥 고개를 끄덕이고 앉아 있어 짜증 나게!
레, 레비.
왜! 뭐!
아, 주, 준비 다 했다고.
··· ···.
가자.
얘 잠들었는데.
··· ···.
조용히 가자. 깨면 순서대로 거대화해서 타고 가고.
얘 거대화한 채 안 태워주면 난리 나니까.
아, 응.
여, 여행 갈때 운전 교대로 하는 것 같아서 재밌다.
가족 여행이네. 가족 여행이야.
··· ···.
그러네.
포비스트가 걷는다.
레비아탄이 뒤를 돌아본다.
하얀색 방주. 퀸을 만들기 위해 지어진 의식용 공간.
하지만 이제는 집이 되어버린 곳.
리버렐리오에 의해 엉망이 되었지만, 수복하는 것조차도 즐거웠던 공간.
레비아탄은 어째서인지, 아쉽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시 오면 돼. 우리 집이니까.
아, 응. 그렇지.
포비스트가 다시 걷는다.
한참을 걸어가다 멈춰선다.
눈앞에 서 있는 [그것]을 바라본다.
[그것]은 웃으며 포비스트를 바라본다.
···뭐야 저건.
유사 인간···? 그런데 느낌이 뭔가 이상-
[그것]이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다.
그 시선은, 정확히 베히모스의 품에 안긴 소녀를 바라본다.
베히모스는 반사적으로 소녀를 감싸며 등을 돌린다.
콰앙-!
굉음이 울려 퍼진다.
털썩.
상체를 잃은 베히모스의 몸이 바닥에 무릎을 꿇는다.
튕겨 나간 소녀가 쓰러진 채, 하반신만 남은 베히모스를 바라본다.
엉금엉금 기어가, 바닥에 널브러진 코어를 만진다.
언니. 언니.
[그것]이 소녀를 내려다보며 발을 들어 올린다.
레비아탄과 지즈, 바하무트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발 치워--!!
너 뭐야--!!
···죽여주마.
검은빛이 터져 나와, 하얀 방주를 물들인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