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ALONE SURVIVOR13 / 15
ALONE SURVIVOR
언리미티드 : A
[SCENE START]
···글리터 산맥은 넓고 광활합니다. 정말 터무니없이요.
그런 곳에서 우리 위치를 확실하게 전하려면.
불을 가능한 한 크게, 연기가 많이 나게 피울 필요가 있는데···.
이럴 때 쓰기 가장 좋은 나무는 소나무예요.
아주 잘 타는 습성이 있는 데다, 소나무의 수지가 불꽃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거든요.
다행히 이 근처에는 소나무가 아주 많네요. 금방 확보할 수 있겠어요.
···잠시 후, 토브가 소나무를 여러 그루 베어 왔다.
생존가님, 이거 보세요~!
아주 튼튼한 녀석들로만 골라서 베어왔···!
토브가 소나무를 내려놓으려는 순간,
툭.
살이 잘 오른 애벌레가 토브의 팔 위에 내려 앉았다.
히익, 생존가님! 이것 좀 떼 주세···!
선택지
··· ···.
아, 아니에요.
모든 벌레들은 좋은 단백질 공급원인 걸요.
제가 알아서 처리해 볼게요··· 헤헤.
우욱, 우웨에엑···.
···다, 다음은 글리터 산맥에 몰아치는 강풍과 폭설로부터,
우리의 봉화를 지켜줄 가림막이에요.
그렇다고 이 가림막이 봉화의 불빛을 가려 버려서도 안 되니까,
투명하면서도 내화성이 좋은 소재를 찾아야 하거든요.
토브가 산악 구조대 본부로 들어갔다.
잠시 후, 토브는 창문에서 뜯은 방풍 비닐과 한 묶음의 와이어를 들고 왔다.
선택지
아, 뭘 하냐면 말이죠···.
이렇게 방풍 비닐을 돌돌 만 뒤,
와이어로 봉화를 피울 나무의 상단에 고정시키는 건데···.
··· ···.
낑···.
이상하다? 왜 이렇게 고정이 안 되지?
선택지
···아, 아니에요.
아프신 분한테 이런 허드렛일까지 맡길 수는 없죠.
제가 어떻게든 해 볼게요···.
짠! 이제 가림막이 완성되었어요!
모양이 조금 개성적으로 잡히긴 했지만 뭐,
자기 본분만 다해 준다면 상관은 없겠죠.
그러면 이제 남은 건···.
우리의 구조 신호를 폭발적으로 키워줄 촉매 정도겠네요.
토브가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가, 낡은 총기 세 정을 가지고 돌아왔다.
선택지
아. 이건 제 건 아니고, 조난자 분들 건데요.
어차피 고장나서 당장 쓸 수도 없겠다,
안에 든 탄환이라도 빌릴까 해서 가져와 봤어요. 하핫.
달각, 달각.
토브는 총기 세 정에서 차례로 탄창을 분리한 뒤,
안에 든 탄환을 모두 쏟아냈다.
이 탄환 속의 화약을 구조 신호를 증폭시키는 데 활용해 보자는,
다소 도전적인 발상을 해 봤어요.
물론 엄청나게 위험하다는 건 감수하고 가야겠지만,
이렇게 하면 순간적으로 불꽃을 수 미터 가까이 치솟게 할 수 있거든요.
토브가 휴대용 공구를 활용해 탄환을 분리하기 시작했다.
탕, 탕!
··· ···.
쨍그랑!
··· ···.
달각, 달각.
어··· 잘 안 되네요.
조심스러워서 힘으로 강제하기에도 좀 그래요.
선택지
···아뇨.
생존가님도, 조난자 분들도 저만 바라보고 계시잖아요.
저도 조금은··· 성장할 타이밍이 된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니까 해야죠. 잘 안 돼도.
··· ···.
달그락.
와, 와! 됐어요!
방금 보셨죠? 보신 거 맞죠?
선택지
···잠시 후.
토브는 양손에 아직 점화하지 않은 홰를 하나씩 든 채,
휘몰아치는 강풍 속에 섰다.
저~기 저 다 무너져가는 골조 보이시죠?
구시대에는 전망대 같은 걸로 쓰인 모양이라, 높이가 꽤 되거든요.
···지금부터 제가 저 위로 올라갈 건데요,
꼭대기에 다다르면 이 두 개의 홰에 불을 붙여서,
선배님들이 글리터 산맥 어디에 계시든 저희의 불빛과 연기를
보실 수 있도록 할 생각이죠.
선택지
에이~ 생존가님.
여기까지 와서 그걸 또 물어보세요?
선택지
아, 그건 말이죠.
화륵-
토브가 안주머니에서 낡은 라이터 하나를 꺼냈다.
···헤헷.
구조대 쓰레기통을 뒤져서 찾았어요.
좀 문명이 많이 묻게 되겠지만, 이런 것도 서바이벌의 일환이니까요.
선택지
선택지
네, 제 생각도 그래요. 헤헤.
그럼··· 갑니다!
토브가 낡은 전망대의 기둥을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얼마 후.
토브는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정상에 섰다.
등에 지고 온 홰를 풀어놓은 뒤,
천으로 감싸놓은 상단에 불을 붙이기 위해 자세를 잡는다.
틱, 틱. 틱.
라이터를 켜려고 해 보지만,
바람이 너무 강해서 불이 잘 붙지 않는다.
결국 홰 하나를 내려놓은 뒤,
가림막으로 가려지지 않는 곳을 한 손으로 막아 점화에 성공했다.
화륵-!
으앗-!
화약과 만난 불이 위로 크게 솟구친다.
하마터면 얼굴을 태울 뻔했기에,
나머지 하나의 홰에 불을 옮겨 붙일 때에는
가능한 한 신중하게 측면에서, 손을 길게 뻗어서 시도한다.
화륵-!
또다시 사람 키 높이만큼 솟구치는 불빛.
불꽃은 삽시간에 횃불 상단을 감싼 천을 연소시키고도 모자라,
긴 대를 집어삼키고 손잡이의 가죽을 녹이기 시작한다.
앗, 뜨, 뜨···!
··· ···놓을까? 놓아야 하나? 놓을 때인가?
이내 손바닥을 지지고는 손목으로, 팔꿈치를 넘어 왼팔 전체로.
온도 센서의 제어를 뚫고 퍼져 나가는 작열통.
치이이익···!
흐윽··· 으아아악-!!
뜨겁다. 너무 뜨거워.
본능이 외친다.
이제는 그만 손을 놓아야 할 때라고.
하지만···.
아냐···.
아니라고···!
지키겠다는 말을··· 살리겠다는 말을···!
겨우 이런 데서 포기하려고 내뱉은 게 아니란 말이야-!!
화륵-!!
이제는 왼팔 전체를 연료 삼아 타오르기 시작한 불꽃을,
토브는 하늘 높이 쳐들었다.
아주 먼 곳에서도 확실히 구조 신호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천천히 흔들기 시작한다.
오른팔에도 불길이 옮겨 붙기 시작하지만···.
괜찮아.
할 수 있어.
버틸 수 있다고-!
휘몰아치는 북부의 눈과 바람 속에서,
그 밝은 불빛의 이면에서 꺼져가는 생명들을 봐 달라는 듯이.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이다.
···와, 와!
여왕님, 저기 좀 보세요!
엄청 환한 불꽃이 있어요! 너무너무 예뻐요!
···저 위치는.
흠~ 저랑 같은 생각을 하신 것 같네요~
···그래.
지금부터 우리는 최대 속도, 최단 경로로 움직인다.
저토록 열렬하게 부르는 이상,
한달음에 달려가주는 게 동료된 도리일 테니.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