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ARK GUARDIAN01 / 28
ARK GUARDIAN
눈을 감고, 과거의 꿈을
[SCENE START]
상태는 어때요?
나쁘지 않다.
아니. 정정하지. 아주 좋다.
몸이 마음대로 움직인다는 게 이런 느낌이었군.
너무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이제 와서 얘긴데, 당신들 용케도 그런 상태로 지상을 돌아다녔었군요.
엉망진창이에요. 멀쩡한 부품이 하나도 없는 수준이었죠.
그리고 홍련은 소체 자체가 양산형에 가깝더라고요? 기가 막힐 정도예요.
···그럼에도, 그만큼 싸워왔다는 게 대단하다는 얘기긴 하지만.
그래. 우리는 대단하다.
일단 당신의 바디는 완전히 수리 및 개량되었어요. 많이 움직여서 많이 익숙해지도록 해요.
무장들은 어때요? 마음에 들어요? 당신이 사용하던 무장과 최대한 비슷한 것들로 준비했어요.
좀 가벼운 것 같다. 그래서 약한 것 같다.
···가볍다고 약한 게 아니에요. 기술의 발전은 경량화부터라고요.
그래도 너무 가벼워서 약한 것 같다.
약하지 않다고요.
그럼 무기와 탄환을 가득 실어다오.
기껏 무장의 성능은 올리면서 경량화에 성공했는데 무게를 늘려서 뭘 어쩌겠다는 건가요.
무기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하아··· 알겠어요.
한계치까지 실어다오.
알겠다고요.
고맙다.
··· ···.
홍련과 라푼젤의 상태는 어떻지?
살려놨어요.
정확히는 뇌만, 브레인 셸터에 보관 중인 상태죠.
바디는 쓸 수 없어요. 고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거든요.
···다행이군. 그럼 언제 새로운 바디를 받을 수 있지?
안 돼요.
···뭐?
에덴에 니케 제작 기술은 없거든요.
이해가 안 가는군. 그럼 지금까지 했던 건 뭐지?
만들어져 있는 바디를 개조하고 고치는 건 가능해요.
하지만 처음부터 만드는 건 안 돼요.
방주가 NIMPH를 다루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 보면 되겠네요.
방주에서 탈주할 때 가져올 수 있는 건 죄다 챙겨서 도망쳐 나왔지만···.
일개 M.M.R.의 연구원이었던 제가 니케 제작 기술까지 들고나올 순 없었죠.
니케 제작 기술은 방주의 3대 기업이 꽉 잡고 있으니까.
···그럼 어떻게 되는 거지?
기술을 받아야죠. 방주에게.
··· ···.
그 사람, 지휘관이 에덴으로 오고 있어요.
그 사람을 통해서 방주에게 니케 제작 기술을 양도해달라고 요구해 볼 생각이예요.
너는 그래도 괜찮은 건가?
당연히 안 괜찮죠. 자존심도 상하고 기분도 나빠요.
요한이야 뭐··· 말할 것도 없고.
하지만 이번 퀸 공략전을 통해 깨달은 게 있어요.
자존심이나 신념 같은 건 집어넣어 두고, 좀 더 힘을 키워야 했었다고.
··· ···.
당신들에게 우리의 기술을 전달하고, 우리가 당신들의 기술을 전수받았으면.
좀 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하고.
후회하고 있어요.
뭐, 지나간 마당에 아무런 소용없는 얘기겠지만.
···나도 그렇다.
퀸이라는 존재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
그저 개념적으로 존재하는 무언가··· 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지.
그래서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너무 안일했어. 반성하고 있다.
···예.
방주에게 니케 제작 기술을 전달받으면, 노아도 복귀 가능하겠군.
···그러길, 바래야죠.
···하란과 이사벨은?
··· ···.
···미안하다.
아니. 괜찮아요.
그 둘은··· 후후. 제가 이 말을 입에 담을 줄은 몰랐지만.
승리의 여신답게, 떠났어요.
그러니 괜찮아요.
···그래.
좀 쉬어요. 테스트하느라고 고생 많았을 테니까.
그래. 수고 많았다.
··· ···.
스노우 화이트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머릿속이 뒤죽박죽이다.
하지만 복잡하던 머릿속은 곧, 하나의 생각으로 정리됐다.
퀸을 죽인다.
아름다운 하얀 꽃, 릴리바이스를 모독하는.
퀸을 반드시 죽인다.
스노우 화이트는 눈을 감고 잠에 들었다.
어째서인지, 과거의 꿈을 꿀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