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ARK GUARDIAN06 / 28
ARK GUARDIAN
미지와의 조우 : A
[SCENE START]
오스왈드는 방주 입구로 몰려드는 인파와 물자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인파의 줄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이어져 있었고, 차량들이 실은 물자들이 계속해서 들어온다.
오스왈드는 갑자기 인지부조화가 왔다.
이 세상에 이렇게나 많은 사람과 물자가 있었던가?
이 정도면 이미 세상에 있는 모든 사람과 물자가 다 모여든 것 아닐까?
오스왈드는 또다시 한동안 행렬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인지부조화를 느낀다.
끝나지 않는다.
··· ···.
오스왈드는 갑자기 아찔한 기분을 느꼈다.
패배를 인정한 인류는 지하 도시 방주로 숨어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5번에 걸쳐 방주는 완전히 밀봉되며, 그 이후는 안에서도 밖에서도 열리지 않는다.
인류는 패배하지만 살아남는다.
말 그대로 인류의 존망이 달려있는 일.
오스왈드는 그 방주 밀봉의 총책임자가 된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며 다시 한번 아찔함을 느낀다.
방주 밀봉의 총책임자로 임명되던 날.
축하한다며 손을 내미는 동기와 선배들의 웃음 뒤에 숨은 열등감과 질투를 느꼈다.
하지만 그런 것쯤은 아무래도 좋았다.
방주를 밀봉한다는 말은, 안에서 열리지 않으며.
밖에서도 들어갈 수 없다는 얘기다.
5차 밀봉 이후, 방주의 입구를 찾아온 이들은 그저 대답 없는 낙원의 문을 앞에 두고 죽을 뿐이다.
때가 오면, 오스왈드는 문을 닫아야 한다.
희망을 품고 이곳을 찾는 이들을 무시한 채.
···사형 집행인이군. 아니, 대량 살인마인가.
상부의 명령이라면 가리지 않고 무조건 따랐다.
대부분이 지저분한 일이었지만, 단 한 번도 거부하거나 항명하지 않았다.
모든 죄책감은 상부에 떠넘기면 되는 일이었으니까.
그렇게 일을 계속해 온 결과, 어느샌가 헬하운드라는 별명까지 붙어 있었다.
영광과는 거리가 있는 별명이었지만 만족했다. 인정받는다는 느낌이 들었으니까.
헬하운드 오스왈드는 방주 밀봉의 총책임자로서 자신만 한 적임자가 없다고 생각했다.
언제나처럼 상부의 명령을 따라, 그대로 이행하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으므로.
쉬운 일이다. [닫아라]라고만 명령하면 되는 일.
간단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너무 많아.
오스왈드는 다시 한번 끝없이 이어진 사람들의 행렬을 본다.
방주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의 수가 몇 명이었더라.
전체 인구의 몇 %지?
모르긴 몰라도 10%도 채 되지 않겠지.
10%는 무슨. 한 자릿수, 아니 소수점에 가깝겠지.
그럼 나머지는.
나머지는 어떻게 되는 거지?
··· ···.
오스왈드는 자리에 주저앉을 뻔했다.
버틸 수 없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모든 일의 설계는 상부가 진행했다.
모든 진행은 매뉴얼대로 흘러간다. 돌발 상황의 대처 방안도 모두 준비되어 있다.
하지만 결정은 내가 해야 한다.
인류 대부분을 버린다는 선택을.
그때 이 방주 밀봉을 도와주는 이가 누구인지 필사적으로 떠올린다.
갓데스.
인류의 희망. 승리의 여신.
그들이 함께한다.
방주가 밀봉되는 동안, 방주 입구를 지키는 [아크 가디언] 작전에 갓데스가 함께 한다.
···그래. 그거면 됐어. 지금은.
그 사실 하나만이, 오스왈드가 주저앉지 않도록 만들었다.
밀봉의 총책임자가 된 이후. 지금까지 수십, 수백 번. 어쩌면 수천 번.
오스왈드는 갓데스에게 구원받았다.
정신을 차린 오스왈드는 타블렛을 꺼내 현황판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타블렛 너머 지면에 그림자가 보인다.
너무 깊은 생각을 한 탓에 접근한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오스왈드는 동요하지 않은 척, 잠시동안 가만히 있다가 홀스터의 권총을 빠르게 뽑아 들어 정면을 향해 겨눴다.
와. 갑자기 손에서 총이 생겼어.
진짜 신기하다.
··· ···.
아저씨.
바빠?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