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ARK GUARDIAN13 / 28
ARK GUARDIAN
다가오는 끝 : A
[SCENE START]
건배~
챙-
아니 이게 뭔가. 술이 아니지 않은가.
언제 습격이 올 지 모르는데 술을 마실 수 없지.
그래도 군수 담당한테 얘기해서 맛있는 음료수로 가져왔어.
으음··· 축하하는 자리에 술이 없다니···.
축하할 만한 전투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요.
사망자 0명에, 방주 밀봉 20%면 대단하죠.
그래. 대단한 거 맞아.
앞으로 남은 네 번도 오늘처럼 하면 되는 거야.
뭐, 솔직히 오늘만 같으면 40번도 더 하겠네.
오랜만의 대승이라 중앙 정부 쪽에서도 적극 홍보 중이다.
전반적인 사기가 크게 올랐어. 고생했다.
그래그래. 다들 고생 많았어.
언니가 제일 고생했잖아요.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내가 하는 일이 그건데 뭘.
··· ···.
저, 그런데.
아··· 이런 자리에서 꺼내기엔 좀 조심스러운데.
릴리스 언니. 괜찮아요?
···응. 괜찮지. 왜?
잘 모르겠는데, 오늘 움직임이 지금까지랑은 좀 달랐던 것 같아서요.
어··· 기, 기분 탓일지도 모르겠지만요.
··· ···.
···글쎄. 오늘 좀 힘 빼고 하긴 했는데, 그렇다고 못하진 않았을걸?
뭣.
이보게 라푼젤. 오늘 릴리스와 내 격추 수가 어떻게 되나?
아, 예. 릴리스가 홍련보다 20배 정도 많아요.
··· ···.
후.
왜 웃는 건가.
음료수가 뜨거워서 식히는 중인걸요.
얼음이 들어 있는데 뜨겁긴 뭐가 뜨겁다는 겐가.
솔직하게 [혼자 들떠있다가 실망한 모습이 우스워서요]라고 얘기할 순 없잖아요?
··· ···.
왜요? 또 따라 나가요?
말이 잘 통해서 좋군. 당장 따라 나오게.
먼저 나가 있어요. 곧 따라갈 테니.
홍련이 검을 쥐어 잡고 밖으로 나간다.
도로시는 음료 한 모금을 우아하게 마셨다.
이제 좀 조용해지겠네요.
안 따라 나가시나요?
안 나가요. 저러다가 지치면 다시 들어오거나 하겠죠.
··· ···.
도로시는 점점 홍련을 다루는 게 능숙해지는군요.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검객이··· 고귀한 아가씨에게 길들여져서···.
··· ···.
후우, 후우.
얘 또 왜 이래. 이젠 때랑 장소도 안 가리네.
···레드 후드으···.
··· ···.
뭘 그렇게 쳐다봐? 닳겠다 얘.
릴리스 언니 진짜 괜찮은 거 맞죠?
괜찮다니까. 별걱정을 다 하네.
··· ···.
그럼 됐어요.
저 음식 더 시켜도 되죠?
시켜 시켜. 무지하게 먹는구만. 너 혹시 칼로리가 탄환이랑 미사일로 바뀌는 거 아냐?
···아닌데요.
아, 그리고 보니 라푼젤. 라푼젤 앞으로 택배 하나가 와 있었어요.
택배요?
···아.
···책인 것 같아서, 내부 스캔은 하지 말아 달라고 얘기해놨어요.
빨리 찾아가는 걸 추천 드릴게요.
아, 알겠어요! 먼저 가볼게요!
라푼젤이 서둘러 자리를 벗어났다.
음.
좋은 저녁 식사 자리네요.
난 얘가 제일 무서워.
저도요.
아하하하.
오스왈드는 핸드폰에 출력된 보고서를 바라보았다.
···대승. 사망자 0명.
···역시.
굳어 있던 오스왈드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그러기를 잠시, 다음 보고서를 보며 표정을 굳혔다.
[TOP SECRET]이라 쓰인 붉은 글자가 문서의 중요도를 알려주는 듯했다.
오스왈드는 착잡한 심정으로 문서를 열었다.
오스왈드의 눈이 문서를 훑는다.
··· ···.
아나키오르는 헬레틱 연구소로 이동.
2세대는··· 배신자 혐의로 조사 중···.
··· ···.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는데.
역시 석연찮아.
오스왈드는 전기 충격기에 당한 뒷목에 뻐근함을 느꼈다.
핸드폰을 끈다.
방주 입구 너머를 바라본다.
시선 한켠에 뭔가가 들어온다.
···?
프리시아가 양손에 식판을 든 채 걸어오고 있다.
오스왈드와 눈이 마주친 프리시아가 웃는다.
아저씨.
··· ···.
밥 먹었어?
프리시아.
당신이 왜 여기 있는 겁니까.
1차 밀봉 때 방주로 내려가는 걸로 되어 있었을 텐데요.
···밥 먹었어? 안 먹었으면 나랑 같이 먹자.
프리시아.
아··· 다 식었네. 그래도 먹는 데는 지장 없지 않을까.
음··· 이게 좀 더 따뜻하다. 아저씨가 이거 먹어.
프리시아.
아저씨는 언제 내려가?
저는 5차 밀봉 때 내려갈 예정입니다.
그럼 그때 같이 갈게.
안 됩니다. 위험합니다.
괜찮아.
그리고 갓데스 언니들이 지켜줄 텐데.
··· ···.
아저씨. 배 안 고파?
프리시아.
저는 당신의 가족이 될 수 없습니다.
··· ···.
제 변덕으로 인해 당신의 보호자가 되었지만, 함께 지낼 수 없습니다.
당신의 앞에서 밥을 먹을 일도, 당신과 같은 집에 살 일도 없을 겁니다.
그럼··· 어디서 사는데?
방주에 마련된 집은 당신 혼자만의 집입니다.
지내기에 나쁘지 않을 겁니다.
··· ···.
프리시아. 다음 밀봉 때 내려가세요.
··· ···.
같이 밥 먹어. 그럼 그렇게 할게.
··· ···.
오스왈드는 프리시아가 가져온 식판으로 손을 뻗었다.
빠르게 식사를 마친다.
이렇게 딴 사람이랑 같이 밥 먹는 거 오랜만이야.
다른 피난민들이 있지 않습니까.
다들 같이 먹는 사람 있어.
다 재밌는 얘기 하면서 먹나 봐. 엄청 웃어.
그래서 같이 먹자고 하기 힘들어.
아저씨는 항상 혼자 있고 하니까, 같이 먹으려고 왔어.
다 먹었어?
예.
이거 줄게.
프리시아가 낡은 장갑을 내민다.
레드 후드가 사인한 낡은 장갑이다.
···받을 수 없습니다.
내 보호자가 되어준 보답이야.
좋아하지? 갓데스 언니들.
예.
그럼 받아 줘.
낡은 장갑을 받아 든다.
살려줘서 고마워. 아저씨.
프리시아는 식판을 들고 일어나 캠프 쪽으로 걸어간다.
미세하게 떨리는 어깨를, 오스왈드는 애써 모른척했다.
쿠구구구구···!!
2차 밀봉이 시작됐다.
이전처럼 대승을 거둬보자고.
좋아. 힘내서 가볼까?
예!
···수가 많군요.
아무래도 랩쳐 쪽에서도 여기에 뭔가 있다고 느낀 거겠지.
끽해봐야 타일런트 급 몇 대 더 추가된 정도다. 걱정할 건 없어.
생각해 봤는데, 타일런트 급은 격추 수 100대로 쳐야 하지 않겠나?
그게 맞을지도요. 실제로는 그 이상이긴 하지만요.
좋아. 의욕이 나는군.
타일런트 급에서 울트라를 확인했다.
···침식에 유의하며 전투하도록.
라져.
자, 얘들아. 그럼 또 힘내서 가볼까?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