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ARK GUARDIAN12 / 28
ARK GUARDIAN
최강의 니케 : B
[SCENE START]
은색 탄환이 전장을 가로지른다.
릴리바이스는 말 그대로 랩쳐의 무리를 박살 내며 달린다.
아무렇게나 뻗는 주먹에 랩쳐의 무리가 산산조각 나며 날아간다.
정면에 뒤 풍경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랩쳐들이 보인다.
릴리바이스가 자세를 낮추고, 체중을 실어 주먹을 휘두른다.
풍경이 드러난다. 그 앞을 채우고 있던 랩쳐는 더는 보이지 않는다.
릴리바이스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본다.
더 할 수 있다.
만족스러운 미소와 함께, 릴리바이스는 다시 달린다.
살살해. 누가 보면 수명이 무한인 줄 알겠어.
그럴 수야 있나요. 보는 눈이 몇 갠데.
그리고 적당히 힘 조절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뭐 알아서 잘하겠지.
다른 쪽은 상태가 어때요?
안 그래도 그거 때문에 연락했어.
스노우 화이트 쪽으로 가봐. 걔 또 얼탄다.
알겠어요.
릴리바이스가 달린다. 눈앞의 랩쳐들을 날리고, 스노우 화이트의 전투 구역에 도착한다.
스노우 화이트. 나 왔어.
아, 오, 오셨어요?
무슨 문제야?
아, 그, 그게. 미사일 포드 중 3개가 오작동을 일으켜서 화력이···!
스노우 화이트는 위치를 잡은 채 모든 무기를 사방으로 쏟아붓고 있었다.
랩쳐들은 사정거리 밖에서 쏟아지는 탄환과 미사일로 인해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터져나간다.
흐음. 쓸어버린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거겠네.
예, 예?
아. 11시 방향. 이쪽을 노리고 있어.
히, 히이···!
투두두두두--!!
콰앙-!
3시 방향에도.
예, 예!
투두두--!!
틱. 틱. 틱.
타, 탄환이···!
자자, 괜찮아. 침착하게. 지금 탄막은 충분해. 너는 안전해.
알겠··· 어요!
스노우 화이트가 재장전을 시도한다.
덜덜 떨리는 손에 잡힌 탄창은, 애꿎은 총몸만 친다.
스노우 화이트가 릴리바이스를 올려본다.
혼자서 해내야지. 갓데스잖아?
무, 물론이에요. 예.
3번의 실패가 있었지만, 삽탄에 성공. 3시 방향을 향해 탄환을 쏟아낸다.
좋아. 잘했어.
고, 고맙습니다.
지금 화력은 충분해. 오히려 넘칠 정도야. 미사일 포드 3문 정도는 작동하지 않아도 아무 문제 없어.
랩쳐들은 너에게 다가오지도, 너를 공격하지도 못해.
지금처럼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계속 퍼부어. 알겠지?
예, 예! 알겠어요!
그래. 부탁해.
예!
릴리바이스가 자리를 벗어나 달린다.
예외 상황에 놓이면 당황하는 건 여전하네요.
그래서 작전 전에 가장 많은 준비를 해. 자기 약점을 잘 알고 있는 거지.
알아요. 그래도 스노우 화이트는 좀 더 대범해질 필요가 있어요.
하. 지금도 저렇게 걸어 다니는 무기고 같은데 대범해지면 볼만하겠네.
그거 알아? 최근 스노우 화이트의 격추 수가 도로시를 따라잡았어.
정말요?
그래. 크게 될 거다 저 녀석은. 몇 년 후가 기대되는걸.
달려가며 검을 휘둘러 랩쳐들을 두 동강 내고 있는 홍련을 본다.
릴리바이스는 홍련의 옆에서 나란히 달린다.
문제없어?
문제는 무슨. 아무런 문제 없··· 네!
속도를 줄이지 않고 중갑형 랩쳐에게 검을 휘두르는 홍련.
하지만 검날이 중갑형 랩쳐의 몸통에 박혀 더 이상 나아가지 않았다.
칫···!
도와줄게.
릴리바이스의 주먹이 가볍게 홍련의 칼등을 친다.
칼날이 앞으로 나아가며, 랩쳐를 두 동강 낸다.
너 왜 자꾸 두 동강에 집착하는 거야? 제대로 하지도 못하는 거.
다음엔 더 빠르고 강하게 베면 그만일세.
그냥 코어를 찌르거나 베면 되잖아.
코어랑 그 인근은 그 뭐랄까··· 상대적으로 연한? 부분이라고.
그래서는 나의 강함을 증명할 수 없네.
일도양단이야말로 검의 극의라 할 수 있는 것이니.
허이구. 우리 스쿼드에 검호가 있는 줄은 몰랐네.
약한 곳을 노리고 싸워. 그게 영리한 거야.
흥. 잘 보게나.
홍련이 자세를 잡는다.
달려드는 중갑형 랩쳐를 향해, 검을 휘두른다.
스칵!
홍련의 검격에 중갑형 랩쳐가 두 동강 나며 쓰러진다.
오.
말했지 않나. 더 빠르고 강하게 베면 그만인 일이라고.
그러니 약한 곳을 노리는 비겁한 짓 따위는 하지 않겠네.
와. 대단해.
중갑형 랩쳐가 릴리바이스에게 달려든다.
릴리바이스는 중갑형 랩쳐의 앞발을 잡고 몸을 살짝 뒤튼다.
중갑형 랩쳐가 바닥에 쓰러진다.
릴리바이스가 발을 든 후 가볍게 중갑형 랩쳐의 코어를 짓밟는다.
빠각-!
중갑형 랩쳐가 침묵한다.
흐음?
··· ···.
누구는 온몸을 써서 검을 휘둘러 겨우 잡았는데, 누구는 간단한 손짓발짓으로 잡아버렸네?
이런 게 요령이자 영리하게 싸우는 방법
메카 고릴라 놈이···.
···뭐라고?
가게나. 잘 싸우고 있는 사람 기죽이지 말고.
홍련이 투덜대며 달려 나간다.
그놈의 정면 승부, 일도양단이 뭐라고 참.
잘 싸우잖아. 일대 다수에는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일대일에서는 무적에 가까워.
번거로운 랩쳐 놈들의 정예랑 붙여놓으면 밥값 이상의 이상은 하지.
아무리 그래도 유연성이 너무 부족해요.
저 똥고집만 좀 꺾으면 훨씬 좋아질 텐데.
그래도 가성비랑 범용성이 좋아.
가성비요?
봐봐. 양산형 바디다 보니 유지 보수하기 좋지, 탄환이 필요해 미사일이 필요해.
그냥 대충 던져놔도 상황이 싹 정리되니까, 지휘권자로서 저만한 패도 없지.
···믿을 수 있는 만능 인력이라고 해주시겠어요? 가성비가 뭐예요 가성비가.
그럼 이제 슬슬 라푼젤에게 가볼까.
라져.
릴리바이스가 웅크린다.
지면을 박차고 점프한다. 전장이 한눈에 보인다.
전장 한편에 황금색 빛이 번쩍이는 곳을 향해 릴리바이스가 착지한다.
쿠웅-!
릴리스.
양산형 분들의 상황은 어때?
현재까지 부상자 32, 사망자 0이예요.
0? 대단한데. 부상자도 그것밖에 없어?
다들 잘해주고 계세요. 괜히 정예분들만 남은 게 아니겠죠.
아주 좋아. 계속 유지할 수 있겠어?
··· ···.
전장에 나올 때마다 생각해요.
이번에야말로 그 누구도 죽지 않게 하겠다고.
매번 실패하지만요.
이번은 가능할 거야. 분위기 좋네.
예. 힘내볼게요.
양산형 니케가 하반신이 다 날아간 다른 양산형 니케를 업고 뛰어온다.
라푼젤 님! 라푼젤 님!
중상자 발생입니다!
!! 이리로!
빔 병기에 당했어요! 3분 정도 지났고요!
알겠어요! 응급 처치할게요!
황금빛이 라푼젤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다.
··· ···.
응급 처치는 끝났어요. 하지만 완전 치료는 리페어 센터로 가야 해요.
이대로 둬도 죽진 않겠지만, 사고 전환이 올 수도 있어요.
그쪽의 자매님. 성함은요?
피나! 피나입니다!
좋아요. 피나 자매님. 이분을 데리고 리페어 센터로 갈 수 있겠어요?
아시겠지만 후방이라고 해도 랩쳐에게서 안전하지 않아요.
괜찮겠어요?
···해볼게요!
알겠어요. 부탁드릴게요. 리페어 센터로 가면 B-2 사양으로 치료해달라고 해주세요.
B-2, B-2··· 알겠습니다!
부탁드려요.
내가 갈까? 훨씬 빠를 거야.
아뇨. 릴리스는 릴리스의 일을 해주세요.
1분 1초라도 빨리, 이 전투를 끝내주세요.
···알겠어. 맡겨둬.
둘 다, 가요.
예!
라져.
피나가 양산형 니케를 둘러업고 후방으로 달려 나가고, 릴리바이스가 전장을 향해 달려 나간다.
역시 잘해요. 각각의 인원이 어디에서 뭘 해야 하는지 확실하게 알고 있어요.
결단력도 있고, 망설임도 없죠.
그리고 전선 유지력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지. 라푼젤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말 그대로 천지 차이야.
차차기 리더를 정한다면 저 녀석일 거다.
동의해요.
하지만 라푼젤은 결정적인 약점이 있어요.
맞아. 저 녀석은 타인의 죽음에 너무 매몰된다. 감정 이입이 심해.
사람 목숨이 촛불처럼 픽픽 쓰러지는 전장에서는 어울리지 않죠.
하지만 그게 라푼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기도 하지.
예. 장점이자 단점이죠.
어떻게 해결할 거지?
글쎄요. 라푼젤의 경우는 진짜 모르겠네요.
음. 도로시한테 지원 요청이 들어왔다.
도로시한테요? 웬일이래.
릴리바이스가 도로시의 옆에 멈춰 선다.
오셨군요.
무슨 일이야? 네가 부르다니 별일이네.
10시 방향의 저 고지를 확보하고 싶은데, 가는 길이 너무 험해서요.
좀 뚫어주시겠어요?
맡겨둬.
지면을 내딛고, 체중을 실어 주먹을 날리는 릴리바이스.
거대한 강철음이 들리며 릴리바이스의 앞길이 뚫린다.
음. 정리됐어.
고마워요.
또 필요한 건?
아. 이제 됐어요. 볼일 보세요.
도로시는 뛰어가 고지를 점령한 후, 아크로바틱한 움직임으로 랩쳐들을 상대한다.
사람을 너무 좋을 대로 부려 먹네.
좋은 리더가 될거다. 사람을 잘 굴려야 좋은 리더가 되니까.
맞아요. 그래서 지금으로선 도로시가 제일 적임이죠.
음. 동쪽이 밀린다.
가서 정리하자고.
예.
힘들면 들어가서 좀 쉬고.
그럴 수야 있나요. 우리 애들이 저렇게 열심히 싸워주고 있는데.
리더답게, 모범을 보여야 하겠죠.
···좋아. 가라. 메카 고릴라.
그쪽으로 갈게요 그냥.
농담이야 농담. 뭘 그렇게 정색을 하시나.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