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ARK GUARDIAN03 / 28
ARK GUARDIAN
어린 아이 : B
[SCENE START]
··· ···.
쾅 쾅.
홍련이 검 손잡이로 굳게 닫힌 공방의 문을 두드렸다.
있는가.
문 너머에서는 기계음만 들려온다.
쾅 쾅.
홍련이 검 손잡이로 굳게 닫힌 공방의 문을 조금 더 세게 두드린다.
스노우 화이트. 있는가. 나일세.
문 너머에서는 기계음만 들려온다.
··· ···.
음. 이렇게 나오면 나도 자신 없네만···.
홍련은 가볍게 심호흡을 한 다음, 좀 더 문을 세게 두드리기 위해 검 손잡이를 거머쥐었다.
손을 들어 올리고, 문을 향해 내리친다.
지잉-
예 나가ㅇ···.
엇.
빠악-
문을 두드리려던 홍련의 검 손잡이 끝이 스노우 화이트의 이마를 내려찍는다.
으악!
아니 이게 무슨.
제, 제가 할 말인데요! 무슨 짓이에요 이게!
그게 말일세, 음.
갑자기 문을 열면 어떡하는가.
홍련이 노크했잖아요!
진즉에 열면 아무도 안 다치고 끝났을 일일세.
씨이··· 왜요. 무슨 일이신데요.
··· ···.
들어가서 얘기 좀 하세.
홍련이 스노우 화이트를 지나쳐 공방 안으로 들어갔다.
어? 자, 잠깐만요.
바, 발 디딜 곳 정도는 만들어놔야···.
성큼성큼 걸어가던 홍련의 발걸음이 신중해진다.
스노우 화이트의 말대로 넓은 공방은 멀쩡히 발 디딜 곳 하나 없이 각종 장비와 무기들로 가득 차 있다.
결국 홍련은 자리에 멈춰 섰다.
오시기 전에 말이라도 좀 해주던가요.
그랬으면 피했을 것 아닌가.
···? 예?
라푼젤과 도로시에게 얘기 들었네.
레드 후드가 떠난 이후 공방에 틀어박혀서 나오지 않고 있다고.
···내 자네의 마음을 전부 아는 것은 아니네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
··· ···.
공방을 둘러보던 홍련의 시선이 한곳에 멈췄다.
하얀색으로 칠해진 두 개의 복장.
그 복장을 걸치고 있는 마네킹의 체형이 익숙하다.
홍련은 그 복장들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말했다.
···뭔가 이건.
아, 그··· 완성되면 보여드리려고 했는데.
···나와 라푼젤의 새로운 옷인가?
옷··· 이라기보단 장비에 가깝지만요.
··· ···.
홍련이 조심스럽게 걸어가 걸려있는 갓을 어루만진다.
···멋지군.
마음에 드세요?
그렇다네.
헤헤. 다행이네요.
허나 이걸 왜 갑자기···.
그야··· 이제부터 더 힘든 싸움이 될 테니까요.
레드 후드도 없고, 릴리스 언니도 언제 돌아올지 모르겠고.
···아나키오르 같은, 헬레틱이 또 나타날지도 모르잖아요.
우리도 준비를 해놔야죠.
···자네.
왜, 왜 그렇게 빤히 바라보세요?
실의에 빠져 있는 게 아니었군.
··· ···.
빠져 있어요.
레드 후드가 그리워요. 벌써 보고 싶고요.
그래도···.
하고 싶은 말도 다 했고, 잘 이별했으니까요.
실의에 빠져 있을 수만은 없죠.
슬픔은 가슴에 묻고, 발걸음을 내딛는 것인가.
뭐어··· 그렇게까지 거창하게 얘기할 건 아닌 것 같지만요.
··· ···.
이거··· 아무래도 너무 아이로 본 모양이야.
예?
아니. 아무것도 아닐세.
그런데, 이 복장 말일세.
도로시와 릴리바이스의 것은 없는 겐가? 자네 것도 없지 않나.
아, 예. 아무래도 우선순위가 높은 쪽부터 제작하는 게···.
오.
그 말은 역시, 자네도 내가 도로시보다 강하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게로군.
하하. 이것 참. 그렇다고 우리부터 챙겨주면 다른 이들은 얼마나 섭섭하겠나.
그··· 피격 횟수랑 부상 빈도가 높은 쪽부터···.
··· ···.
죄, 죄송해요.
···아닐세. 괜찮네.
그런데, 이 바보같이 큰 총은 누구의 것인가?
우리 중에 이걸 사용할 이는 없을텐데···.
아··· 그건···.
···약속했거든요. 꼭 만들어서 선물해 주기로.
그래서 틈날 때마다 만들고 있어요.
··· ···.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세상 제일 가는 행운아로군.
최고의 명장이 손수 만들어주는 무기를 선물 받다니 말일세.
헤헤. 뭘요.
오셨나요.
금방 왔네요. 아무 말도 못 하고 온 건 아니죠?
··· ···.
··· ···.
하아··· 안 되겠네요. 일단은 임시 리더인 제가···.
스노우 화이트를! 아이 취급하지 마시게!
깜짝이야. 왜 갑자기 소리를 지르시나요? 정신이 나가버린 건가요?
스노우 화이트는···! 스노우 화이트는···!
후우···!
도로시. 잠시 나와 상대 좀 해주시게.
이 달아오른 몸을 어떻게든 좀 식혀야겠네.
뭐, 뭐라고요?
어서. 이 열기가 식기 전에.
아. 저는 됐어요.
땀 흘리는 건 질색이라서요.
그럼 자네는 가만히 있게.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
어머 어머.
됐어요. 혼자 노는 거 잘하시잖아요. 혼자 노시죠.
혼, 혼자 놀···! 어떻게 그런···! 하악 하악···!
그럼 혼자 할 테니 봐주기라도 하게나.
세상, 세상에! 그, 그런 고귀, 아니 망측한···!
··· ···.
··· ···.
더 말하지 않는 게 좋겠어요.
그러는 게 좋겠네.
예? 왜, 왜요? 더 안 하세요? 예?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