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ARK GUARDIAN05 / 28
ARK GUARDIAN
분노한 두 사람 : B
[SCENE START]
이틀 후.
지휘관과 릴리바이스가 복도를 걷고 있다.
상체를 앞으로 숙인 채 걷는 빠른 걸음. 굳은 표정.
··· ···.
··· ···.
지휘관.
왜.
저 벽 한번 쳐도 될까요?
아니. 안 돼.
내가 먼저 할 거니까.
둘이 멈춰 선다.
지휘관이 벽을 향해 마구 발길질을 한다.
내가! 이 꼴 보려고! 그렇게! 개 같이! 구른 줄! 아냐고!
퍽! 퍽! 퍽!
군화 밑창의 자국이 스키드 마크처럼 하얀 벽에 그어진다.
그러기를 한참.
지휘관은 무릎을 짚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후우···! 후우···!
다 했나요?
후우···! 그래···!
꽈앙-!!
릴리바이스가 벽에 주먹을 휘두른다.
벽이 산산조각 나며 부서진다.
뚫린 벽 너머로 당황하고 있는 중앙 정부 병사들이 보인다.
··· ···.
아··· 어떡하죠. 화가 안 풀리는데.
참아. 더 이상 하면 잡혀가.
아···.
아---!!
아---! 진짜---!!
뭐, 뭐야! 무슨 일이야!
중앙 정부의 병사들이 부리나케 달려와 벽에 뚫린 구멍을 바라보았다.
일부가 험악한 표정으로 바뀌었으나, 그 앞에 서 있는 릴리바이스와 지휘관을 확인하고 표정이 바뀌었다.
가, 갓데스···!
소대장과 병사들이 일제히 절도 있는 경례를 한다.
아, 음.
수고가 많아요.
마, 만나!
마, 만나 뵙게 되어서 여영광, 영광! 영광!!
뭔 영광이 그렇게 많아. 종교도 아니고.
죄송합니드악! 평소 존경하던 분들을 만나뵙게 되어 혀가 꼬인 모양입니드악! 지금 당장 이 비천한 혀를 자르겠습니드악!
아··· 난 이런 타입의 팬이 제일 힘들더라.
저도 그래요.
언제나 인류를 위해 힘써주고 계시는 두 분께! 이렇게 인사를 드릴 수 있어 정말 영광입니드악!
뭘. 우리만 힘쓰고 있는 것도 아닌데.
견장을 보니까 소대장이네. 그쪽도 열심히 하는구만.
아닙니드악! 두 분이 하는 일에 비하면 제가 하는 일은 하찮고! 보잘것없고! 쓰레기 같은 일일 뿐입니드악!
힘든데 벌써.
그러게요.
실례가 안 된다면! 벽에 난 구멍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끄악!
두 분께 어떤 불편 사항이 있었는지 말씀해 주시면! 제가 무슨 수를 쓰더라도 해결하겠습니드악!
벽에 이거?
갑자기 어디선가 메카 고릴라가 튀어나와서 벽에 구멍을 냈으아아아악!!
···야. 너 꼬집지 좀 마. 네가 꼬집는 게 그냥 꼬집는 건 줄 알아? 아이언 클로가 따로 없다고.
때릴 순 없잖아요?
···그건, 그렇지.
메카··· 고릴라 말씀이십니까?
어··· 그건 릴리바이스 소령님의 별명···.
···아.
··· ···.
··· ···.
죄, 죄송합니드악! 당장 입을 꿰메겠습니드악!
저기, 그 얘기 누구한테 들었나요?
어, 어디서 들은 건 아니고 중앙 정부 인트라넷에 익명의 누군가가 적극적으로 전파를···.
이모티콘도 만들어서 배포하고 그러고 있습니··· 다···.
··· ···.
··· ···.
잠깐 시간 좀 내주실래요? 지휘관.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라, 릴리바이스. 우리에게 남는 시간 같은 게 있을 리가 없다.
정신 차려라. 우리에겐 할 일이 있다.
그쪽의 소대장. 뒤를 부탁하지.
지휘관은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미안해요. 먼저 가볼게요. 꼭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그 뒤를 릴리바이스가 빠른 걸음으로 따라간다.
뒤를 힐끔 쳐다본 지휘관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진다.
그 뒤를 릴리바이스가 쫒고, 둘은 거의 뛰듯 복도를 걸어간다.
소대장은 그 뒷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본다.
···멋있다 진짜.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