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CLAY, MORE!13 / 15
CLAY, MORE!
진정한 승리 : A
[SCENE START]
밀크와 나는 며칠 동안 클레이의 스케줄에 따라 혹독하게 굴려졌다.
그리고, 다시 밝아온 결전의 날.
밀크는 대기실에 있는 샌드백을 치고 있었다.
저번 주에 본 모습과 사뭇 다른, 자신만만한 모습이다.
어어, 형씨. 왔어?
선택지
긴장할 시간이 어딨어~
연습할 시간도 모자란데.
와앗, 밀크~ 멋져요옷~!
하하, 그렇게 칭찬해도 나오는 거 없어.
박수치며 호응하는 클레이 옆에서, 밀크는 쑥스러워하고 있다.
선택지
응? 뭐라고?
선택지
선택지
30분 정도 남았어요옷.
슬슬 나가서 준비해야지요옷~ 밀크도. 저도.
아, 그러고 보니까 저번엔 응원할 새도 없었지?
경기가 금방 끝나버려서.
맞아요옷~ 하지만! 오늘은 분명 다를 테니까요옷~!
좋아, 오늘 둘 다 힘내보자고.
밀크는 씨익 웃으며 클레이에게 주먹을 내밀었고.
아···!
헷헷, 네엣~ 둘 다 힘내기예요옷~!
클레이도 마주 웃으며 주먹을 뻗어 살짝 부딪혔다.
이기고 올게!
짧은 주먹 인사 후, 밀크가 먼저 대기실을 나갔다.
선택지
네엣, 저도 그동안 밀크랑 연습을 함께 하면서 몸도 마음도 천천히 준비해나갔으니까요옷~!
분명 괜찮을 거예요옷~!
클레이는 진지한 표정으로, 간단한 치어리딩 동작을 선보였다.
Go! Go! Victory!
You Can Do It! Cheer Up-!
헷헷, 어때요옷~?
선택지
그렇게 보인다니 다행이예요옷~ 그럼 저희도 갈까요옷?
클레이와 함께 대기실을 나섰고.
나는 관중석, 클레이는 치어리딩을 할 수 있는 무대 쪽으로 향했다.
···후우.
··· ···.
헷헷··· 코치님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했지만.
역시··· 아직까지는 긴장되고··· 무섭네엣.
베이없이··· 나 혼자 잘 해낼 수 있을까앗.
···아, 시작하려나 봐앗.
파이트!
땡-!
와아아아아아-!
나도··· 시작해야해앳.
클레이는 손을 뻗어 가까스로 치어리딩을 시작했다.
Go··· Go! Victory!
몸을 움직이고 있었지만, 클레이의 온 정신은 무대에 쏠려있었다.
밀크와 마린은 잠시 거리를 두고 서로를 탐색하고 있었다.
야, 너 오늘은 진심 모드라며?
훅-!
마린은 대답 대신 오른쪽 스트레이트를 날렸지만, 밀크는 빠르게 몸을 낮춰 피했다.
타악-!
피함과 동시에 마린의 품으로 파고들어 반격을 날렸지만, 마린은 손을 내밀어, 그 반격을 막았다.
···!
왜? 놀랐냐? 늘 금방 나가떨어지던 게 반격하니까?
···흠.
각오해 둬, 오늘은 내가 이기는 날이거든?
퍽-!
그대로 밀크가 날린 로우킥을 맞은 마린.
하지만 뒤로 물러났을 뿐, 큰 타격이 있어 보이진 않았다.
···쯧. 진짜 체격 차이가 장난 아니긴 하네.
···나도 오늘은 질 수 없는 날이야.
빨리 끝내주지.
훅- 훅- 훅!
타격이 쉴 새 없이 쏟아지기 시작하자, 밀크는 피하느라 공격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이 자식, 생각보다 더 괴물이잖아!
밀크가 밀리기 시작하자, 클레이는 자신도 모르게 치어리딩을 멈췄다.
영상보다 훨씬 잘하잖아앗···!
체격이 커서 리치도 유리한데 타격 하나하나가 묵직해서, 한 번이라도 잘못 맞았다간···!
후웅- 퍽!
!
!!
마린의 킥이 밀크의 디딤발에 정확히 명중했고.
쿵-!
밀크는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미··· 밀크!
밀크는 재빨리 터틀 자세를 취했지만, 마린은 그대로 밀크의 등 뒤에 올라타.
퍼억-! 퍼억-!
무자비하게 파운딩을 날리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악-!
와아아아아-!
관중들의 환호성과 탄식, 고성이 마구 섞여 언더 아레나를 꽉 채웠고.
털썩-
클레이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다··· 끝났어엇.
···이번에도 안 되는구나앗···. 극복하지··· 못 하는구나앗.
최선을 다해··· 서포트해도···.
아니 애초에 내 서포트 같은 건··· 아무 데도 쓸데가 없어엇···.
베이가 곁에 없는 나는··· 나 혼자서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해앳.
끄흑··· 으으윽.
클레이는 그대로 눈을 감아버렸다.
여느 때와 같이 언더 아레나에서 경기를 뛰던 어느 날.
져야 하는 경기라고? 그럼 루비 내보내.
어차피 이번 경기 끝나고, 처분할 예정이니까.
폐기 하나요?
폐기는 무슨, 폐기하는데도 돈 드는 거 몰라?
저런 거에 더 이상 돈 들이지 마.
그냥 버려. 바디도 성치 않을 텐데.
냅두면 아우터림에서 알아서 잘 구르겠지 뭐.
아, 인식 칩 제거는 했지? 등록 말소됐고?
물론이죠, 한 두번 하는 것도 아니고.
걸리면 우리 다 엿되는 거 알잖아. 체크는 꼼꼼할수록 좋아.
알았어요, 한번 더 체크하고 처분할게요.
··· ···.
마지막으로 올라간 링 위에서 클레이가 모든 걸 포기해 버린 그때.
···지 마!
···하지 마!
루비, 포기하지 마!
···!
···환청인가앗. 방금 전에 분명 누가 루비라고···.
루비, 포기하지 말라고!!
쓰러져 있던 클레이는 눈을 떴다.
그리고 링 너머 서 있는 그녀를 발견했다.
일어날 수 있잖아!
3!
해보지도 않고 그렇게 체념하지 마!
2!
일어나라고!
1!
스윽-
카운팅이 끝나기 전, 클레이는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뭐야, 쟤는 또.
아씨, 다 끝난 건데! 치어리더면 치어리더답게 구석에서 응원이나 하라고!
자신에게 집중되는 이목에, 베이는 당황하며 링에서 멀어졌다.
그리고 조금 떨어진 무대에서.
클레이를 똑바로 바라보며, 화려하게 치어리딩을 시작했다.
Go! Go! Victory!
Cheer Up-! Cheer Up-! Never Give Up!
아··· 맞아. 이제야 떠올랐어.
그때 처음으로 응원이란 걸 받아봤지.
베이는 사람들의 야유에도 묵묵히 나를 응원해 줬어.
주목 공포증이 있어서 힘들었을 텐데도, 포기하지 않고, 꾹 참고.
그렇게 나를 열심히 응원해 줬어.
그래서 나는 그날 결심했지.
앞으로는 무슨 일이든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고.
꺾일지언정, 부러지지는 않겠다고.
그리고 나도 리와인드에 들어가서 베이처럼,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이 결심이··· 왜 바로 떠오르지 않았을까, 바보 같이.
클레이가 다시 눈을 뜨자.
링 위에 쓰러져있는 밀크가, 아니.
과거의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루비···!
클레이는 사각 링 쪽을 향해 전속력으로 질주했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