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ENTER HEAVEN08 / 15
ENTER HEAVEN
인간의 강함
[SCENE START]
[아우터 림 주민 생활 개선 계획서]라···.
··· ···.
엘리시온 프랑카가 태블릿을 거칠게 내려놓았다.
후계자 공부를 하고 오라고, 중요한 자리에 보냈더니.
쓸데없는 생각만 키우고 왔군.
주민이라니··· 그곳에 인간이 어디 있지?
···어머니.
그곳에 있는 건 전부 쓰레기다.
기껏 지상에서 도망치는 것을 허용 받아 운 좋게 지하로 오는 혜택을 받은 주제에,
스스로 진창에 처박히는 걸 선택한 쓰레기들.
그런 것들을 [사람]으로 봤다니. 네 안목이 얼마나 처참한지 잘 알겠구나.
그곳에서 태어난 어린아이들은 아닙니다.
그곳에 간 성인들은 어머니 말씀대로 나약하고,
어리석은 선택을 하여 패배자가 된 것일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에겐 그걸 선택할 순간조차 없었···!
아니.
쓰레기장에서 태어난 인생이니 그것들도 쓰레기다.
그게 무슨···!
쓰레기로 끝나지 않을 인생이라면,
그 안에서 죽지 않고 강해지고 살아남아, 어떻게 해서든 밖으로 나오겠지.
그러지 못한다면 약자로 태어나 약자로 살아가다 약자로 죽는 것뿐인 거다.
그것이 자연의 섭리다.
누누이 말하지 않았나.
인류는, 인간은 강해져야 한다.
약한 것들을 버리고 강함을 지향하고 살아남아야만.
이 비인간적인 것들이 활개를 치는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아직도 그걸 모르겠나?
그렇다고 해도 아이들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면,
엘리시온의 후계자로서의 자격은 없다.
··· ···.
나약해지지 마라. 하퍼.
대 엘리시온의 후계자라면, 나약한 것들의 불쌍함에 휘둘리지 마라.
맺고 끊음을 명확히 해.
더욱더 강한 인류를 위해 약한 것들을 버려라.
그렇지 않고선 인류는 더 이상 강해질 수 없다.
그래야만 [인간]이 이 뒤집힌 생태계에서 뒤떨어지지 않고,
지상 탈환이라는 위업을 이뤄낼 수 있을 거다.
··· ···예.
그때 생각했어.
인간을 도태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강함만을 추구하다가,
인간성을 버리게 된다면.
그것을 더 이상 [인간]라고 칭할 수 있는가? 라고···.
그렇게 생각하니까 더는 견딜 수가 없어졌어.
몇 날 며칠을 진정한 강함이란 어떤 거지? 라고 스스로에게 끝없이 되물었지.
그리고··· 결론을 내렸어.
엘리시온의 후계자가 그래서는 안되는 거라면.
이 자리를 버리겠다고.
하퍼!!
···잉그리드. 왔구나.
정말 이렇게 나가는 건가?
그렇게 됐어. 미안.
앞으로 시험에 함께하지 못하게 됐네.
어머니는 납득하시던가?
···아니.
화를 내셨지.
한심한 놈이라면서, 어디 한번 제대로 당해보고 오라며 아무것도 들고나가지 못하게 하셨어.
그래서 이 무장들 빼고는 빈털터리야.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그곳을 살리고 싶은 건가?
응.
아우터 림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든 후,
세상 사람들에게 증명할 거야.
쓰레기장이라 불린 이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는걸.
그러니 더는 외면해선 안된다는걸.
어머니께···.
인류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하는 강함이라는 건,
인간을 극한으로 몰아 적자생존에 밀어 넣어 강해지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돕고, 그 약한 자가 강해질 기회를 주며 함께 성장하면서,
인간이 [인간]인 채로 강해져야, 인류는 진정한 의미로 강해질 수 있다는걸.
이것이 내가 추구하는 [인간의 강함]이라는걸.
증명해 보이고 싶어.
···뜻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어머니의 말씀이 모두 맞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곳엔 패배주의에 찌들고 노력 없이 남의 것을 빼앗으려고만 하는 이들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그런 놈들 사이에서 이상을 이야기하다가 이용당할 수도 있고.
네가 방주에서 왔고, 그것도 엘리시온의 후계자였다는 걸 알아채는 놈들이 있어서,
질투에 널 위협하거나 폭력을 휘두르려는 놈들도 있을 거다.
1분 1초도 편히 쉬지 못하겠지.
그래도··· 그 이상을 포기하지 못하겠다는 건가?
글쎄···.
폭력은··· 지상 탈환전에 참가할 만큼 무장한 니케를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면,
분명 너보다 약할 테니 문제없지 않을까.
멍청한 놈. 방심하지 마라!
아무리 강한 사람도 방심 앞에 무너지는 법이다.
그럼. 알지.
그게 살아오면서 어머니께서 우리에게 알려주신 소중한 교훈인걸.
···네가 무슨 말 하는지 알아.
아우터 림은 분명 위험한 곳이겠지.
그곳에 내가 봤던 어린아이들처럼 선한 존재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아.
그런데··· 그럼에도 포기하고 싶지 않아.
···하퍼.
그러니까··· 이젠 잉그리드가 함께 하자고 했던,
인류의 기술과 전술로 인간과 니케, 모두를 강화하자고 했던 그 계획은 함께하지 못할 것 같아.
그러니 멀리서, 언젠가 네가 만들 엘리시온의 새로운 정예들을···.
최고의 택티컬로 싸울 [앱솔루트] 스쿼드와
폭주하는 니케들을 통제해 줄 [익스터너] 스쿼드를 기다리고 있을게.
엘리시온 하퍼가 잉그리드에게 손을 내밀었다.
··· ···.
···그래.
나도 네가 어머니께 꼭··· 증명하길 바라지.
각자의 자리에서 꼭 원하는 걸 이루자.
잉그리드가 손을 맞잡았다.
건강해라.
너도 건강해야 해.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