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ARCANE ARCHIVE14 / 15
ARCANE ARCHIVE
경의와 감사를: B
[SCENE START]
도서관을 나와, 아르카나와 함께 엘리시온 본사 앞에 도착했다.
아. 잠깐만요.
선택지
인증샷 좀 찍을게요.
아르카나는 내 가슴팍에 등을 기대고 핸드폰을 꺼냈다.
선택지
아르카나의 방에 붙어있던 수많은 사진이 떠올랐다.
선택지
잠깐만요. 카메라 어플 좀 켜구.
선택지
그쵸? 허가 받았으니까.
···으으. 켜는 거 너무 느리다.
선택지
핸드폰 바꿀 때가 됐···.
네??
선택지
선택지
··· ··· ···.
···사진은 그냥 재미있어서 찍는 건데요?
선택지
자기 얼굴 보면 재미있지 않아요?
난 그렇던데.
선택지
푸훗. 헷갈렸구나.
아아, 뭐. 헷갈릴 만하긴 하네요.
뭔가 비운의 여주인공틱 하구.
선택지
그래도···.
나름대로 멋있었어요. 좀 두근거렸어.
찰칵.
세팅이 끝났는지, 아르카나가 사진을 찍었다.
으음···.
저기요? 좀 웃어주시면 안 될까요?
이왕이면 밝은 모습으로 기억하고 싶은데.
선택지
네. 기억하려고 찍는 거 아니에요.
이건 그냥···.
찰칵. 찰칵. 찰칵.
최애랑 찍은 사진 간직하려고 찍는 거.
선택지
뭐··· 그래도 기억 지우고 나면.
그쪽이 제가 기억 잃은 거 도와준 건 기억해도,
제 최애라는 거랑, 금서고에서 했던 얘기는 잊어버리겠지만요.
아. 이거 잘 나왔다.
선택지
또 또 그런 표정 짓는다.
음···.
···정 그러면요.
아르카나가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한 번씩, 저랑 협업해요.
선택지
네. 협업.
어차피 제가 기록해야 되는데.
전달받아서 하는 것보다, 장본인한테 직접 듣는 게 더 정확하잖아.
작전 보고서는 너무 딱딱해서 별로 읽기 싫기도 하고요.
그리고···.
금서고 안에서는 전부, 기억하고 있을 테니까.
선택지
약속?
선택지
아르카나와 손가락을 걸었다.
그럼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요. 갔다 올게.
···아르카나가 건물 안으로 사라진 뒤, 핸드폰을 꺼내 조금 전에 왔던 메시지를 다시 확인했다.
[택티컬한 결정을 기대하겠다.]
선택지
아르카나의 뒤를 따라, 엘리시온 본사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사무실에 들어가자, 잉그리드는 보고 있던 태블릿을 내려놓았다.
선택지
모른다.
선택지
나는 니케 아르카나가 어떤 상태였는지 몰랐고,
네가 특급 기밀 보관소에서 무엇을 봤는지도 모른다.
선택지
묻고 싶은 게 많은 건 알지만, 내가 대답해 줄 수 있는 건 없다.
그래도···.
잉그리드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바라보고 섰다.
혼잣말 정도는 괜찮을지도 모르겠군.
선택지
다과가 마련되어 있는 테이블에 앉았다.
잔에 담긴 커피에서는 따뜻한 김이 올라오고 있다.
선택지
뭐, 그러도록.
선택지
새삼스럽지만, 방주는 참 좁군.
여기서 봤던 누군가를,
다른 곳에서, 다른 직함으로 다시 만나는 경우도 많지.
전부 그놈이 그놈이다. 지겨워 죽겠군.
선택지
비밀이 지켜지길 바라는 이들은 많지.
하지만 그들의 목적이 전부 같을 것인가.
선택지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그게 최선이었을 수도 있을 거다.
선택지
베스트셀러 스쿼드를 설립한 사람이 있다.
별다른 기록이 남아 있지는 않지만,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었다는 것만은 확실해.
그리고 그건···.
당시 방주의 고위층도 마찬가지였겠지.
선택지
선택지
그럴지도 모르겠군.
나조차 그 안의 비밀들에 대해 전부 아는 건 아니니까.
선택지
···슬슬 혼잣말도 지겹군. 일이나 해야겠어.
그러고 보니··· 아르카나의 기억 소거도 끝났던가.
선택지
네가 여기 들어올 때 이미 끝나 있었다.
잉그리드가 태블릿을 톡톡 두드렸다.
짜증 나는 걸 참고 미실리스와 계속 협력한 보람이 있었어.
이제 엘리시온의 선별 기억 소거 기술은.
더 빠르고.
더욱 안전하고.
더더욱 택티컬해졌다.
선택지
그 택티컬에 감사하도록.
덕분에 이번 시도에 성공할 수 있었으니까.
선택지
뭐··· 그건 직접 확인해 보도록.
아무튼, 앞으로는 이번 같이 기억이 날아가는 일은 어지간해선 일어나지 않을 거다.
선택지
만에 하나는 있을 수 있겠지.
그래도 그렇기 때문에.
잉그리드는 몸을 돌려 나를 바라봤다.
사람에게는 자신의 선택을 지켜보고, 응원해 주는 타인이 필요한 법이다.
선택지
식어버린 커피를 마저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선택지
선택지
우리 엘리시온의 커피가 맛있기는 하지.
선택지
문을 열고 사무실을 나가려는 순간, 잉그리드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잠깐 기다리도록.
오래된 기록이 남아있었군.
선택지
잉그리드가 태블릿 화면을 두드렸다.
베스트셀러 스쿼드의 창립자 말이다.
허가증에 서명이 남아 있었다.
이니셜 한 글자 뿐이기는 하지만.
[O]라고 적혀있군.
빠른 걸음으로 엘리시온 본사를 나왔다.
정문 근처 벤치에서 어느새 눈에 익은 물빛 머리카락이 보인다.
···아르카나의 옆에는 레몬 티와 아메리카노가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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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세요?
···아! 혹시 그 전설의 지휘관님?
와~ 저 진짜 팬인데.
혹시 커피 좋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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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카나가 건네주는 커피를 받았다.
근데 어디 갔다가 이제 오는 거예요?
얌전히 기다리라고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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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죄송.
선택지
음. 글쎄요···.
고민하던 아르카나가 나를 가리켰다.
최애.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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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필요해요?
선택지
선택지
후후.
아, 사장님이랑은 어떤 얘기 했어요?
···혹시 안 좋은 얘기 있어도 괜찮아요.
알죠? 나 그런 거 신경 안 쓰는 거.
선택지
선택지
선택지
선택지
네. 사장님이 저 안심시켜 주신다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말씀하셨거든요.
괜찮다는데도 맨날.
선택지
그리고는요?
선택지
이렇게 오랫동안 겨우 그 얘기만 했을 리는 없잖아요.
사장님이랑 또 무슨 얘기 했어요? 중요한 얘기?
선택지
선택지
네에?
선택지
문득 장난기가 돌아서 방금 들은 말을 따라 해 봤지만.
사람 눈앞에 두고 무슨 혼잣말이에요!
말해줘요. 빨리.
선택지
아무래도 비밀은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 같다.
이를테면···.
비밀 꼭 지킬 테니까, 응?
···무엇보다 숭고한 사명을.
레몬 티 한잔에, 웃으며 간직할 수 있는 사람이라던가?
ARCANE ARCHIVE : END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