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ARK RANGER02 / 28
ARK RANGER
진짜 히어로 : A
[SCENE START]
후우···! 후우···!
흐읍···!
쿠웅-! 하고 바벨이 거치대에 올려진다.
아크레인저 블랙은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후, 레그 프레스 머신으로 이동한다.
후우···! 후우···!
크으읍···!
트레이닝이 끝난 후,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크레인저 블랙이 걸어간다.
여어, 블랙.
레드.
체육관엔 웬일이지?
너 데리러 왔지.
무슨 일 있나?
무슨 일이긴 이 트레이닝 중독자 녀석아. 오늘 같이 밥 먹는 날이잖아.
···아.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서 밥 먹자고 한 건 너야. 그걸 잊으면 어떡해?
미안하다. 깜빡했어.
얼른 샤워하고 와.
··· ···.
클라이밍만 하고 가면 안 되겠나? 루틴이라서 빼먹을 수 없다.
너 뭐 근육 못 써서 죽는 병 걸렸냐?
에휴, 그래. 갔다 와. 난 이 앞에서 커피 한잔하고 있을게.
그래. 20분만 기다려줘. 미안하다.
예, 예.
20분 후. 아크레인저 블랙이 카페로 향한다.
혼자 앉아 있는 아크레인저 레드의 테이블 앞에, 작은 소년이 서 있다.
얼마 전 발매한 아크레인저 트레이딩 카드를 보물인 마냥 손에 꼭 쥐고 있다.
소년은 머뭇대고 있고, 아크레인저 레드는 무심하게 허공을 보며 커피를 마시고 있다.
··· ···.
저, 저···.
··· ···.
저기!
응? 나?
어, 으, 응!
왜?
아, 아크레인저 레드지? 나, 나 알아!
사인! 사인 해줘!
아닌데.
···응?
아니야. 아크레인저 레드? 그게 뭔데?
어··· 마, 맞는데. 아크레인저 레드.
잘못 봤어. 아니야.
어···.
작은 소년이 어쩔 줄 몰라 하며 머뭇거린다. 아크레인저 레드는 다시 무심하게 허공을 보며 커피를 마신다.
아크레인저 블랙이 천천히 다가간다.
안녕. 작은 친구.
어···? 어어···!
아, 아크레인저 블ㄹ···!
쉿.
아크레인저 블랙이 한쪽 무릎을 꿇고 작은 소년의 앞에 앉고 눈을 맞춘다.
작은 친구도 알다시피 우린 언제 방주를 습격해 올지 모르는 랩쳐 괴인들과 맞서 싸우고 있어.
그리고 지금 우린 투명 랩쳐 괴인의 습격에 대비해 정체를 숨긴 채 비밀 임무를 진행 중이야.
그러니 우리의 정체가 탄로 나면 큰일 나겠지?
헙···!
작은 소년이 화들짝 놀라며 입을 틀어막는다.
···좋아. 작은 친구. 이름이 뭐지?
호, 호프···.
좋은 이름이네. 호프.
우리가 지금 여기서 만난 건 비밀로 해줄 수 있지?
호프가 입을 막은 채 크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를 보면 모른 척 해줘야 해. 우린 언제나 랩쳐 괴인들의 습격에 노출되어 있으니까.
호프가 입을 막은 채 더욱 크게 고개를 끄덕인다.
아크레인저 블랙이 호프의 손가락 사이에 끼워진 트레이딩 카드를 부드럽게 빼낸다.
품에서 펜을 꺼내, 사인을 남긴다. 호프의 눈이 커진다. 호흡이 거칠어진다.
사인이 그려진 트레이딩 카드를 다시 호프에게 건넨다. 호프는 떨리는 손으로 카드를 받아 든다.
이건 호프와 우리가 비밀 동료가 되었다는 증표야.
그리고 어딘가에서 랩쳐 괴인을 발견하게 되면
이 카드를 높게 들어 올리고 아크레인저를 불러줘.
그곳이 어디든, 우리가 갈 테니까.
호프의 고개가 미친 듯 끄덕인다. 아크레인저 블랙은 저러다 목이 꺾이지 않을까 잠깐 걱정했다.
좋아. 그럼 이제 조용히 가, 비밀 동료.
호프가 자세를 낮추고 발소리를 죽이며 움직인다.
그리고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 멍하니 허공을 보고 있다.
훗.
아크레인저 블랙은 빙긋이 웃으며 레드의 맞은편에 앉았다.
사인 정도는 해주지 그랬나.
피곤하잖냐. 일일이 대응해 주면 끝도 없어.
아이들은 우릴 보고 용기를 가져.
아크레인저 레드는 고개를 돌려 호프를 본다.
아크레인저 레드와 눈이 마주친 호프는 화들짝 놀라며 필사적으로 딴청을 피우며 음료를 마신다.
쟤도 2~3년만 지나면 자기가 얼마나 바보 같은 걸 믿었는지 깨닫겠지.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보고 가짜라고 손가락질할 거야.
너 아직 그런 경험 없지?
···그래.
하하. 그거 아냐? 그거 한번 당하면 멘탈이 완전 개박살 나.
레드.
오해하지 마. 이 일에 회의감을 느낀다거나 하는 건 아니니까.
그저 현실을 깨달은 거지.
우린 TV 속 영웅일 뿐이고
TV 밖으로 나오면 평범한 니케일 뿐이라는 현실을.
··· ···.
··· ···.
너는 그런 일을 안 겪었으면 좋겠다.
겪더라도 아무렇지도 않게 털고 일어났으면 좋겠네.
힘내. 응원한다 항상.
···그래. 고맙다.
어머. 왜 이렇게 분위기가 우중충해요?
블루.
여어. 왔냐? 넌 왜 맨날 제일 늦냐?
오다가 사인 좀 해주다가 늦었죠 뭐.
셀럽이야 아주. 아, 블루베리 에이드 이거 네 거다.
아, 고마워요.
그래서, 왜 이런 분위기예요? 누가 또 사고 쳤어요?
나 쳐다보지 마. 이제 그런 질풍노도의 시기는 지났다고.
그리고 좋은 얘기 하고 있었는데 무슨.
블랙. 무슨 일이에요?
나 패싱하고 물어보지 마.
아무것도 아냐.
어머나. 소외감 느끼네 나.
소외감 느낀 제가 점심 메뉴는 정해도 되겠죠?
···안 돼.
아니, 왜요?
너 또 이상한 거 먹으려고 그러지. 그때 그 뭐였냐.
말홍녹차 라떼 프로틴 쉐이크였다.
그래 그거. 이름도 안 외워지는 그거. 나 그거 먹고 3일 동안 앓아누웠다고.
에이, 사람이 도전 정신이 있어야죠.
자, 얼른 마시고 가죠.
하아··· 이 모임 이제 그만하는 게 낫지 않을까? 괴식 기행도 아니고.
나는 괜찮았다. 블루가 추천해 주는 음식들은 전반적으로 좋더군. 영양 밸런스도 잘 맞고.
그렇죠? 역시 블랙밖에 없다니까요.
···정상이 없네 정상이 없어.
역시 히어로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니까.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