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ARK RANGER05 / 28
ARK RANGER
그 너머로 향하길 : B
[SCENE START]
아크레인저 블랙은 리페어 센터에서 눈을 떴다.
빠르게 시선을 돌린다.
아크레인저 레드와 블루가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이게 대체.
정신이 드냐. 정신 나간 녀석아.
내가 왜 여기에··· 분명 화재 현장에서 구출을···.
백 드래프트에 당했다. 뇌가 안 익어서 천만다행인 줄 알아.
···백 드래프트?
몰라?
···모른다.
그런 것도 모르면서 화재 현장에 출동하신 겁니까? 참 대단하십니다.
레드.
너 왜 그랬냐?
왜냐니. 당연히 시민들을 구출하러 갔다.
네가 뭔데?
··· ···.
블랙.
우리는 히어로가 아니야.
TV쇼에서나 히어로지, TV 바깥으로 나오면 그냥 니케라고.
그래. 난간에 매달려있는 사람을 구하는 건 할 수 있어.
소매치기를 잡는다거나, 얻어맞고 있는 사람을 구해줄 수 있어.
히어로가 될 수 있어.
딱 그 정도인 히어로는, 될 수 있지.
그 정도에서 만족해. 우리는 진짜 히어로가 아니니까.
···네 말대로일지도 모른다. 내 능력은 보잘것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음마저 보잘것없다고 할 순 없다.
··· ···.
나는 사람들을 구하는 [진짜] 히어로가 되고 싶다.
TV 속에서만 활약하는 히어로가 아닌, 진짜 히어로가-
민폐라고 인마!
···!!
소방에 대해 네가 아는 게 있냐? 건물이 무너졌을 때 대처법은?
응급법은? 부목은 댈 줄 알고?
··· ···.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변신하고 멋지게 달려가기만 하면 다인 줄 아냐?
레드. 블랙은 좋은 의도로-
의도만 좋아서는 아무것도 안 돼! 능력을 갖춰야 된다고!
특히나 사람을 구하는 일은, 의욕만 가지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너 인마. 네가 그렇게 화려하게 날뛰는 바람에
가뜩이나 좁아터진 화재 현장 입구 쪽에 구경꾼이 얼마나 몰려들었는지 알아?
A.F.F.에서 수습이 안 돼서 트라이앵글이랑 A.C.P.U.의 기동타격대까지 동원해서 사람들을 [쫓아냈어].
진입이 더뎌져서 화재 진압에 시간이 더 걸렸단 말이다.
··· ···.
피해··· 자는···.
··· ···.
없어. 천운인 줄 알아라.
한 명이라도 죽었으면, 네 잘못이었을 테니까.
레드!
제발. 블랙. 부탁이다.
우리는 그냥 딴따라야.
진짜 히어로가 아니라고.
TV 속에서만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면 되는 거야.
TV 바깥에서까지 욕심내지 말자, 응?
레드.
왜 인마.
뭐부터 해야 하지?
···뭘.
뭐부터 해야 진짜 히어로가 될 수 있지?
··· ···.
미친놈.
나는 사람들을 구하고 싶다.
알려줘. 부탁이다.
··· ···.
하아. 진짜 제정신이 아니야.
일단 머릿속에 재난 발생 시 행동 요령부터 집어넣어라.
피해자 기준으로 알아보는 멍청한 짓은 하지 말고, 구출자 기준으로 알아봐.
그리고 약해빠진 초경량화 바디부터 갈아치우고.
일반 바디 쪽이 무겁지만 견고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
아니, 말리는 건가요 부추기는 건가요? 하나만 하죠?
제풀에 쓰러지겠지. 히어로는 뭐 아무나 하나.
고맙다, 레드.
···쯧.
아크레인저 레드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간다. 촬영은 3일 뒤로 미뤄졌으니까 그렇게 알아.
그래.
저도 가볼게요. 나중에 봐요.
아아.
아크레인저 레드와 블루가 병실을 나갔다.
아크레인저 블랙은 자신의 손을 빤히 바라보았다.
··· ···.
진짜가··· 되고 싶다.
진짜 히어로가.
···얘기 안 했네요?
뭘.
A.F.F.의 진입이 늦어져서 부상자가 나왔다는 말이요.
사망자는 없었어.
어쨌든 진입이 늦어져서인 건 맞죠.
··· ···.
저기, 레드. 블랙이 어떻게 됐으면 좋겠어요? 나 헷갈려요.
···끝까지 가봤으면 해서.
블랙이 진짜 히어로가 되기 위해, 끝까지 가봤으면 해.
그리고···.
거기서 현실을 깨달았으면 해.
레드처럼요?
··· ···.
저는 알아요. 레드가 그 누구보다 [진짜]가 되고 싶어 노력했다는 걸.
하지만 포기했죠.
그러니 레드가 블랙의 기분을 더 잘 아는 걸 테죠.
정말 끝의 끝까지 경험해 보지 않으면,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아아. 잔인하네요. 포기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라고 하는 모습이라니.
하긴,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포기하지 않을 테니까요. 저 벽창호는.
··· ···.
끝까지 간 후, 그 너머로 넘어갈 수도 있겠지.
··· ···.
아닐 수도 있고.
복잡하네요.
그러게 말이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