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BLANK TICKET14 / 15
BLANK TICKET
티켓의 목적지 : B
[SCENE START]
할머니!
진짜 와줬네, 헤헤.
그럼, 당연히 오지.
얼마 안 되긴 했지만, 잘 지냈냐.
응! 할머니는?
뭐, 평범했지.
그랬구나.
으음···.
으으음···.
똥 마려운 강아지 마냥, 왜 그러냐.
그게.
음, 보답이라고 하기엔 그런데.
선물을 준비했어.
오, 나와 같은 생각을 했군.
나도 하나 준비해 봤다.
뭐?!
그럼 나만 2개나 받게 되는 건데···.
뭐 어떠냐, 친구인데.
그리고 물질적인 선물만이 다는 아닌 게다.
조금 오글거리긴 했지만, 아주 멋진 안내 방송도 해줬잖아.
그거, 나 들으라고 한 것 맞지?
!!
아, 아닌데!
우리 열차에 탄 승객분들 전부에게 한 건데?!
하하! 그래, 그런 걸로 치자.
자, 받아라.
노라는 커다란 종이봉투를 솔린에게 주었다.
으엑, 뭐야! 엄청 커!
안에 뭐가 들었길··· 래···.
··· ···.
내가 말했잖아, 손재주가 아주 뛰어나다고.
일주일 만에 완성하려고, 내가 아주 생고생을-
잠시만!
잠시만 기다리고 있어!!
솔린이 반대편 통로로 뛰쳐나갔다.
선택지
선택지
옷 한 벌 해줬다.
지금 옷은 너무 어두침침해서 솔린에게 안 어울려.
좀 더 밝고, 어울릴만한 디자인으로 만들어 봤다.
선택지
하하! 전혀.
오히려 간만에 집중해서 일했더니, 뿌듯했다.
여행을 하면서 직접 요리하고, 옷도 꿰매 입고 하다 보니.
그나마 잘하는 게 이런 손 쓰는 쪽밖에 없어서 업으로 삼고 있었지.
가게도 정리 중이었는데, 그 전에 만들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야.
선택지
다다다-
하아···! 하아···!
어, 어때?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선택지
정말?!
음.
눈대중으로 사이즈를 쟀는데, 역시 내 실력은 어디 안 갔구나.
예쁘네.
···저, 정말 고마워.
이런 선물을 받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는데···.
그랬겠지, 생각했으면 말이 안 되지.
이익···.
하하하!
후- 참자, 참아.
···노라 할머니.
오냐.
받은 담요랑 이 옷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내가 준비한 선물이야.
팔랑
음?
이게 뭐냐.
티켓?
응, 티켓이야.
목적지가 비어 있구나.
맞아.
···AZX는 원래 지상에서 운행할 수 있게 만들어진 열차야.
!!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일반 사람들을 데리고 올라갈 순 없어.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이상, AZX도 지상에 올라갈 수 없으니까.
하지만, 만약에.
정말 만약에, 올라갈 수 있는 날이 온다면.
할머니가 목적지를 티켓에 써줘.
내가, 아니 우리가.
반드시 그곳에 데려다줄게.
··· ···.
···이 티켓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단 말이냐.
응.
언제가 될지는 몰라.
아주아주 긴 시간이 걸려야 할지도 몰라.
그래도, 날 믿어줘.
AZX의 승무원은, 승객과의 약속은 절대 저버리지 않아.
···하.
하, 하하···!
괜찮아, 이제 기다리는 건 익숙해.
몇십 년을 아무런 희망도 없이 기다렸다고.
···바늘구멍만 한 가능성이라도 있는 거라면.
나는 언제든 기다릴 수 있어.
··· ···.
솔린.
너는 내게, 더 살아갈 이유를 선물로 주었구나.
···고맙다, 정말 고마워.
노라는 솔린이 준 티켓에 이마를 가져다 댔다.
마치 어딘가에 기도라도 하는듯한 경건한 몸짓이었다.
··· ···!
할머니, 울어···?
우, 울지마! 나도 눈물 날 것 같잖아···!
하하!
울긴 누가 운다고 그러냐.
감동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나는 울지 않아.
눈물은 이미 애저녁에 말라버렸거든.
이건 내가 옛날에 살던 나라의 전통적인 인사법이다.
물건에 이마를 대면, 그 물건에 영혼이 깃든다고 했고.
사람에게 이마를 대면, 그 사람에게 축복이 내린다고 했지.
그런 게 있구나, 신기하다.
···그래,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이 세계엔 정말 많은 문화와 전통이 있었어.
기회가 된다면 솔린, 너에게도 알려주고 싶구나.
응, 알려줘. 전부 알려줘!
하하!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게, 내 어린 시절을 보는 것 같네.
간만에 두근거리기 시작했어.
그럼, 기분 좋게 내일을 맞이하러 가볼까?
헤헤, 응!
행복을 싣고 달리는 열차, AZX는.
이제, 운행이 끝나도 마지막 불은 환하게 켜둔다고 한다.
길을 잃은 사람에게 언제든 들어오라는 듯.
잠시 들러서 행복을 챙겨가라는 듯.
■■■■ TICKET : END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