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COLORLESS03 / 15
COLORLESS
새 학기, 새 출발 : B
[SCENE START]
오늘 수업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아.
진로 희망 응답 페이지를 아직 제출하지 않은 학생들은, 빠른 시일 내로 제출해 주세요.
드르륵- 쾅
아싸, 수업 끝!
그런데, 진로 희망 응답 페이지 제출하라고 한지 꽤 되지 않았어요?
아직도 제출 안 한 애들이 있나?
나 아직 제출 안 했어.
···나도.
엥? 왜요?
까먹고 있었어.
···그냥.
그냥 슥 써서 제출 버튼만 누르면 되잖아요.
그게 뭐 그리 어려운 거라고.
완전 쉬운데.
말 나온 김에 지금 해치워버려요.
아인은 뭐라고 써서 제출했는데?
저요?
루셰 전속 디자이너요.
한껏 눈을 반짝거리며 본인의 꿈을 이야기하는 아인의 목소리에,
언젠가 츠바이가 들었던 목소리가 하나둘 겹쳐졌다.
나? 가수라고 적었는데?
커피 마시는 거··· 좋아하니까··· 바리스타라고···. 안 어울릴까···?
그럼 난 거기 카페 사장이나 할까? 히히.
··· ···.
츠바이 선배는 뭐라 써낼 거예요?
···글쎄.
어차피 자기가 되고 싶은 걸 적어내도, 소용없잖아.
우리가 그게 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
···미안.
난 복습 때문에, 먼저 가볼게.
내일 봬요, 선배.
자기가 되고 싶은 걸 적어내도 소용없다니.
내가 왜 그런 말을···.
츠바이는 손에 든 수첩으로 시선을 떨궜다.
수첩엔 여러 이름이 적혀 있었다.
루아 선배··· 도이스 선배···.
피어··· 세이스···.
··· ···.
기억은 지워져도, 살아만 있으면 다시 돌아올 거라 생각했는데.
영구 제명이라니···.
··· ···여기서 몇 명이나 돌아왔으려나.
웅? 돌아와?
라이 선배?! 왜 여기에···?
츠바이가 고슴도치 같길래 따라와 봤어.
츠바이, 무슨 일 있었어?
···아니요.
그냥.
아인한테 심한 말 한 거 같아서요.
그럴 생각이 아녔는데···.
심한 말?
···네.
진로 희망 응답 페이지에 되고 싶은 걸 적어내도 아무 소용없다는 이야기는,
평소에도 다들 엄~청 많이 하잖아.
그리고 아인은 그런 말 들어도 아무 신경 안 쓸걸.
선생님 말도 잘 안 듣잖아.
···그럴까요?
웅. 우리 아인, 무시하지 마!
그거 그럴 때 쓰는 말 아니거든요.
웅?
하아··· 그래도 내일 만나면 사과부터 해야겠어요.
그래서 츠바이.
무슨 일이야?
네?
츠바이, 어제부터 이상해.
숙제도 까먹고.
파르페 먹다가 멍 때리고.
뭔 일 있지?
진짜 별일 없었어요.
진로 희망 응답 페이지에 뭘 쓸까 막막해서 고민하던 게 다예요.
아무리 생각해도 쓸 내용이 없어서요···.
웅? 츠바이가 그랬잖아.
어차피 자기가 되고 싶은 걸 적어내도, 소용없다고.
그럼 대충 적어서 내면 되는 거 아니야?
대충, 이요···.
라이 선배라면 뭐라고 적을 것 같아요?
으음.
간식 가게 사장님?
맨날 맛있는 간식 먹을 수 있겠다. 그치?
츄르르릅!
사장님 되면, 츠바이랑 아인도 초대할게~!
그러려면, 먼저 졸업부터 해야겠지만. 헤헤.
···그건 걱정 마세요.
선배랑 아인은, 네.
무사히 졸업할 거예요.
반드시요.
웅! 츠바이도야.
어라? 츠바이, 무슨 소리 안 들려?
소리요?
웅. 누구 오는 소리 들리···.
선택지
어! 어어? 선생님~!
선택지
웅! 오랜만이지~!
어라? 옆에는 누구야?
저, 저 말이죠?
흠흠.
당분간 지휘관과 함께 임시 교사 역할을 맡게 된 프리바티라고 해요.
···자, 잘 부탁해요.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