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COLORLESS09 / 15
COLORLESS
여행의 설렘은 오래가지 않는다 : A
[SCENE START]
오늘 일정이 유적지 탐방, 맞죠?
···응.
버려진 쇼핑몰을 유적지라고 해도 될진 모르겠지만.
아까 들은 일정대로면 유적지 탐방이 맞아.
거기서 두 시간 정도 머무른 다음엔 숙소로 이동하면 끝이고요.
그나저나 철저하긴 하네요.
일정 대로 안 하고, 멋대로 돌아다니는 불량 학생이 있을지도 모르니~
위치추적기를 하나씩 지급할 거야~
잃어버리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어딜 가나 꼭 갖고 다니길 바래.
맞다, 출발하기 전에 소지품 검사도 할 건데.
통신이 가능한 전자기기는 전부 걷을 테니까,
미리미리 꺼내둬~
어이가 없어서···.
그래서 츠바이 선배, 지금 저희가 가는 쇼핑몰 말이에요.
옛날엔···.
아인,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
지금은 어디서 랩쳐가 나올지 모르니 조용히···.
덜덜덜덜덜덜-
아인? 너···.
그게요··· 하하, 다리 떠는 게 습관이라···.
덜덜덜덜-
··· ···.
말 끊어서 미안. 무슨 이야기하려고 했어?
아~ 쇼핑몰 말이죠. 옛날에 유명한 사진 스팟이었대요.
여행온 기분이라도 내게, 이따가 사진 몇 장 찍어도 될까요···?
···맘대로 해.
그러면요, 제가 미리 생각해 온 컨셉이 몇 개 있는데···.
아인의 이야기는 숙소로 지정된 좌표에 도착될 때까지 이어졌다.
숙소 도착!
다들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어.
오늘은 짐 풀고 편히 쉬어.
불침번은 나랑 라이가 설 테니, 걱정 말고.
트리세라, 나 먼저 나가서 데코이 뿌리고 있을게!
가자, 나루야.
3학년인 라이와 트리세라의 인솔에 따라 통합 P반 학생들은 하나둘 땅바닥에 자리 잡고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다.
흐아~ 피곤하다.
그래도 별 건 없었네요.
여기까지 오면서 랩쳐 하나 마주친 게 다라니.
그마저도 라이 선배가 바로 쓰러뜨렸고요.
남은 이틀도 이렇게만 지나갔으면 좋겠네.
참, 아까 찍은 사진 보실래요?
엄청 잘 나왔어요.
언제 찍었는지, 아인은 흑백으로 인화된 사진 여러 장을 쥐고 있었다.
그중 쇼핑몰 앞에서 찍은 사진이 츠바이 눈에 띄었다.
사진 속, 버려진 옷을 장난스럽게 걸친 라이와 아인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 ···.
그거 잘 나왔죠?
응. 둘 다 잘 나왔다.
내일도 사진 많이 찍어요.
명색이 [필드 트립]인데 사진이라도 많이 남겨야지, 안 그럼 아쉽잖아요.
그래서 내일은 유원지 가는 거였죠?
나름 저희가 맞추긴 했네요.
전초기지가 아니라 지상의 유원지에 가게 될지는 몰랐지만요.
그··· 대관람차는 못 타겠지만,
회전목마 앞에서 사진 정돈 찍어줄게.
좋아요!
음··· 그러고 마지막 날에 소원 우체통 찾아서 소원 적어 넣으면 [필드 트립]도 끝나겠네요.
자기가 이루고 싶은 꿈 적어 넣으면, 그대로 이루어진다니.
의외로 옛날 사람들도 시시했네요.
맞다. 그거 아세요?
아까 살짝 이야기해 보니까, 다들 소원 우체통에 뭐 적을지 고민하고 있더라고요.
카르히는 요리사가 돼서, 자기 요리로 맛없는 급식 갈아치울 거라고 했고.
산 선배는 뭐라더라?
일상 만화 그리고 싶다고 했나?
이상하죠?
꿈이나 되고 싶은 게 있어도 이루지 못하니까,
진로 희망 응답 페이지에 뭐 적을 필요 없다더니.
다들 아닌 척하면서 마음속에 꿈 하나씩은 품고 있었더라고요.
··· ···그랬구나.
그래서 선배는 뭐라고 적을 거예요?
나?
···딱히 없는데.
에이~ 여기까지 와서 그러기예요.
좋아요. 그럼 저부터 말할게요.
전 루셰의 대장 디자이너가 되어서, 선배들한테 제가 만든 옷 입힐 거라고 적을 거예요.
그때 와서 빼기 없기예요.
선밴 비율 좋아서 여러 가지 입혀보고 싶거든요.
자, 이제 선배 차례예요.
··· ···아인, 난.
그때였다.
다들 일어나!
라이의 다급한 외침과 함께 수많은 랩쳐가 모습을 드러냈다.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