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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LESS

COLORLESS : B

[SCENE START]

[필드 트립] 이틀차 숙소로 지정된 좌표.

랩쳐 무리로부터 간신히 벗어난 학생들이 버려진 컨테이너 안에 몸을 숨긴 가운데.

불침번에 자원한 츠바이만이 밤하늘 아래에서 홀로 돌을 쌓고 있었다.

츠바이

··· ···.

아인

선배, 교대해 드릴까요?

아인

안 쉬어도 되겠어요?

츠바이

아인? 깨어있었어?

아인

저 말고도, 다들 일어나 있어요.

아인

그런 일 겪어놓고, 어떻게 맘 놓고 자겠어요.

츠바이

···팔은 괜찮아?

아인

저요? 멀쩡해요.

아인

보이죠? 요리조리 잘 움직이는 거.

아인

그러는 츠바이 선배야말로··· 괜찮은 거예요···?

아인

오른팔 아예 못 움직이는 거 같던데···.

츠바이

나도 괜찮아.

츠바이

그··· 돌아가서 파츠는 새로 교체해야겠지만.

아인

너무 남일처럼 말하는 거 아니에요?

아인

그럼··· 딱히 교대할 생각 없어 보이니···.

아인

지금 만드시는 거나 도와드릴게요.

츠바이 곁에 다가온 아인은 돌무더기 아래에 새겨진 이름을 보고 멈칫했다.

돌무더기 아래엔 이번 전투로 전사한 친구들의 이름과.

[카르히]. [하나].

지난 학기말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영구 제명된 친구들의 이름을 포함하여.

[트레이시]. [디에스].

미미르 부속 고등학교에 입학한 이후로 츠바이가 잃어온 모든 친구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도이스]. [루아]. [피어]. [세이스]···.

아인

이 이름은···.

츠바이

누군가는 기억하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츠바이

미미르 부속고에 어떤 학생들이 있었는지···.

츠바이

··· ···.

츠바이

아인, 도이스 선배는···.

츠바이

졸업하면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어.

츠바이

루아 선배는 바리스타를 해보고 싶다고.

츠바이

피어는 그런 루아 선배가 만든 커피를 파는 카페를 운영하고 싶다고.

츠바이

세이스는 트레이너가 되어 좋아하는 운동을 실컷 할 거라고 했었지.

츠바이

여기 적힌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야.

츠바이

다들 자기만의 색을 빛내고 있었어.

츠바이

너랑 라이 선배처럼.

아인

자기만의 색이요···.

아인

그··· 츠바이 선배도···.

츠바이

아니, 난 아니야.

츠바이

아인, 네가 물어봤었지?

츠바이

진로 희망 응답 페이지에 뭐라 써낼 거냐고?

츠바이

미미르 부속고에 입학하고 나서, 한참 생각해 봤는데.

츠바이

딱히 쓸 내용이 없더라.

츠바이

어쩌다 보니, 니케가 됐고.

츠바이

어쩌다 보니, 미미르 부속고에 입학하게 되었을 뿐.

츠바이

이루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어서.

츠바이

그냥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츠바이

학교에서 바라는 대로, 지금껏 지내왔거든.

츠바이

··· ···여기 적힌 이름이 내 이름이었어야 했는데.

츠바이

각자만의 색으로 빛나던 친구들이 아니라.

츠바이

아무 색깔도 없는 내 이름이 적혀 있어야 했어.

아인

··· ···.

츠바이

그러니까 아인.

츠바이

굳이 날 구하려고, 아까처럼 몸 던지지 마.

츠바이

네가 너만의 색으로 채워나갈 미래가.

츠바이

아무 색깔 없는 내 미래보다 더 가치 있으니까.

츠바이의 말이 끝나자 아인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츠바이

아인···?

아인

어라?

아인

왜 갑자기 눈물이 나지?

아인

··· ···이럴 생각 없었는데.

아인

없었는데 말이에요···.

아인

죄, 죄송해요.

아인은 그대로 도망치듯 자리를 벗어났다.

그런 아인의 품에서 흑백 사진들이 떨어졌다.

츠바이

··· ···.

츠바이가 바닥에 흩어진 흑백 사진을 멍하니 바라볼 때.

누군가 그 사진을 주워 들었다.

프리바티

사진, 잘 나왔네요.

츠바이

프리바티 선생님?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