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BOOM! THE GHOST!25 / 28
BOOM! THE GHOST!
그리워서 : B
[SCENE START]
라피가 일어났다.
퉷.
피가 섞인 침이 바닥에 떨어졌다.
너.
알고 있었네.
피나가 아니라는 걸.
··· ···.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한번씩 욱해서 문제지만, 냉철하고 사리 분별 잘하는 네가.
이미 떠나간 누군가가 유령이 되어 자기를 만나러 와줬다고 믿는 것 자체가.
··· ···.
알고 있었지?
···무슨 얘길 하는지 모르겠는데요.
그렇게 피나 피나 노래를 부르던 네가.
네가 피나라고 믿던 홀로그램이, 네 앞에 서 있든 말든 주먹을 휘둘렀어.
··· ···.
···도로시.
뭐 하자는 거야.
아니.
뭘 하고 싶었던 거야.
··· ···.
그냥.
그냥 같이 있고 싶었어요.
예. 알고 있었어요. 처음부터.
피나도 아니고, 살아있는 니케도 아니라는 걸.
홀로그램일 뿐이라는 걸.
그런데, 그런데도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해보고 싶었어요.
같이 산책하고, 차를 마시고, 쇼핑을 하고, 풍경을 구경하고.
그냥 그러고 싶었어요.
피나가 아닌데도?
···닮았으니까요.
닮아서.
··· ···.
현실 도피야.
···!
알잖아.
현실··· 도피···.
···하는 게 뭐 어때서요.
··· ···.
그게 뭐 어때서요!
이게 영원하지 않을 거라는 건 알아! 거짓말이라는 것도 알아!
그럼에도, 괴로운 기억을 잊고 싶어서, 조금이라도 위로를 받고 싶어서!
지금 이 현실을 벗어나고 싶어서 도피한 게 뭐가 잘못 됐나요?
··· ···.
현실이 괴로워? 도로시.
···예. 괴로워요, 괴롭다고요.
누구도 나를 위로해 주지 않아. 그 무엇도 나를 위로할 수 없어.
나를 구원할 수 있는 건 오로지 나뿐.
그런데··· 그래서···.
외로워.
··· ···.
당신은 모르겠죠. 레드 후드와 하나가 된 당신은 이런 마음을 모르겠죠!
어떤 형태든, 소중했던 사람과 함께 있는 당신은!
흔적도 없이 잃어버린 내 마음을 모른다고요!
··· ···.
그럼 내가 네 친구가 되어줄게.
내가 너를 위로할게.
필요 없어요.
우린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야.
필요 없다고요.
우리 둘 다 강하고, 물론 내가 좀 더 강하겠지만.
당신···! 저는 지금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는데···!
소중한 사람을 잃은 경험이 있어.
··· ···.
삶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소중한 이를.
그래서, 서로 상처나 핥아주며 지내자는 이야기인가요?
핥다니, 그런 관계까지는 생각 안 해봤는데.
당신 정말 제가 하는 말에 관심이 없군요?
서로 상처를 치유해 주자는 이야기가 아니야.
소중한 사람을 가슴에 묻고, 어떻게 걸어가는지 지켜봐 주는 거야.
길을 잃고 헤맨다면 길을 바로잡아 주고.
잘못된 선택을 했다면 말리고, 앞을 막아서고.
끝끝내, 서로가 목적하던 지점에 닿았을 때.
진심으로 축하해줄 수 있는 사이가 되자는 얘기야.
제 목적이 뭔지는 알고 그렇게 말하시는 건가요?
몰라. 알려줄래?
그걸 알면 당신은 날 막아서겠죠.
그래. 친구니까.
잘못된 선택을 한 친구의 앞을 막아서는 게 친구가 할 일이니까.
쿠우우우···!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만유토.
유토피아 호가 위험 해류에 휘말리기 직전입니다유토.
서둘러야 합니다유토.
··· ···.
··· ···.
···일레그 님. 부탁합니다유토.
마오님을···.
··· ···.
일레그는 어느새, 마오의 홀로그램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일레그의 손엔, BFG가 들려져 있었다.
청소기의 끝은 마오의 홀로그램을 겨누고 있다.
마오의 홀로그램은 웃고 있다.
···!!
잠깐···!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