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FOR REST06 / 15
FOR REST
벚꽃 : A
[SCENE START]
그날, 언덕에서 날린 꽃잎은 절 연구실로 이끌었어요.
린네를 따라 연구실에서 일을 하다 보면, 하루는 금방 저물었고.
저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언덕을 올랐답니다.
그리곤 하늘을 올려다봤죠.
해가 완전히 저물 때쯤, 린네는 이렇게 물었어요.
오늘은 어떤 하루를 보냈어?
그런 나날이 쌓여, 어느덧 오 년이란 시간이 흘렀어요.
여느 때처럼 우린 언덕 위에서 해가 저무는 걸 바라보고 있었죠.
오늘은 어떤 하루를 보냈어?
그냥··· 평범한 하루였어요.
린네는요?
나?
평소랑 똑같지, 뭐.
연구실에서 연구하고~
아이들을 돌보는~
특별한 하루였어!
참. 연구실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보타닉 가든]에 들어와서 본격적으로 식물 연구해 볼 생각 없어?
특별히 내 제자로 임명해 줄 테니···!
그게··· 전 괜찮아요.
응? 괜찮다고?
그러니까 말이죠···.
으음···.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어서요···.
식물을 연구하는 게 지상탈환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니까···.
!!
린네가 하는 일이 나쁘다는 건 아니었어요.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래. 무슨 말인지 알아.
··· ···의미라.
··· ···.
있잖아.
봄을 맞이한 걸 기념해서 [화목제]란 축제를 열까 해.
1차 침공 때 방주로 피난 오지 못한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꽃을 바칠 생각인데.
이번에 그 축제 준비,
괜찮다면 도와줄 수 있을까?
··· ···.
··· ···축제 준비를 다시 부탁받게 될 줄은 몰랐는데.
째액-?
예전에도 봄 축제를 준비했던 적이 있거든요.
음~
그러니까~
축제를 준비하는 건 이번이 벌써 세 번째네요.
짹- 째잭!
어머, 응원해 주는 건가요?
후후. 고맙지만,
전 응원해주지 않아도 된답니다.
플로라가 제게 맡긴 일은 벚꽃길 관리.
다시 말해 제가 할 일은 없다는 뜻이나 다름없죠.
여기 있는 벚나무는 그 누구의 손길도 필요로 하지 않거든요.
··· ···이대로 영원히 지지 않을 테니까.
씁쓸하게 미소 짓는 트리나의 눈에 저 멀리 거대한 벚나무가 비쳤다.
··· ···.
언덕 위에 자리 잡은 벚나무는 하늘을 분홍빛으로 메우고 있다.
··· ···답답해.
너무나 아름다운 광경을 앞에 두고 트리나는 털썩 주저앉았다.
답답해.
점점 가빠져오는 호흡 속, 트리나는 같은 말만을 반복했다.
답답해.
어느 순간, 트리나는 옷을 벗어던지기 시작했다.
답답해.
자신이 만들어낸 허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답답해.
자연에 가까워지기 위해.
답답해.
트리나는 옷을 벗었다.
답답해.
그때였다.
네 이놈! 거기서 뭘 하는 게냐!
[SCEN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