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OVER ZONE06 / 28
OVER ZONE
낙원을 보던 자들 : A
[SCENE START]
방주 입구 인근. 임시 캠프.
버려진 자동차에, 텐트에, 취사 물품들이라···.
사람들이 여기서 살려고 한 걸까요?
아뇨.
혹시나 있을 기적을 바라고 있었던 거예요.
방주에는 엄선된 인재들만 들어갈 수 있었고, 그 수는 인류 전체에 비하면 아주 극소수였죠.
대부분의 인간들은 방주에 들어갈 수 없었어요.
그래서 방주 입구에 캠프를 만들고, 결원이 생기길 기다린 거죠.
혹시나, 어쩌면, 만에 하나.
빈자리에 자신이 들어갈 수 있을까 하고.
그런 경우가 있었나요?
···아뇨.
다른 후보가 그 자리를 채웠어요.
···그럼 여기에 있던 사람들은···.
··· ···.
··· ···.
그···.
이 사람들은 왜 도망가지 않은건가요?
갈 곳이 없었으니까요.
아···.
고향은 랩쳐가 부쉈고, 다른 공동체들 역시 랩쳐가 파괴했을 테니까요.
마지막 희망을 품고 이곳으로 왔을 거예요.
···그리고 눈앞에서 유일한 희망이 부서졌을 때.
눈에 보이고, 갈 수 있을 것 같은 낙원에 내 자리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인간은 너무나 쉽게 무너져요.
···우리도 그럴까요?
우리는 그럴 일이 없어요.
돌아갈 곳이 있으니까.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얼른 음식이나 구해보죠.
텐트를 다 뒤져보면 되겠죠?
그렇긴 한데, 너무 막 열진 말아주세···.
지익-
텐트의 지퍼가 열렸다.
텐트 안에는 미동도 하지 않는 남녀가 서로 꽉 끌어안은 채 있었다.
매캐한 냄새와 약품 냄새가 진동한다.
··· ···.
음··· 여기는 뭐 없는 것 같네요. 다음으로 가겠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으신가요?
그럴 리가요.
근데 좀 덜해요. 아무래도 제가 사람일 때 하던 일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네요.
인간이었을 때의 기억이 있나요?
우리 같은 양산형들은 대부분 그런 기억이 없어요. 그냥 짐작만 하는 거죠.
아, 그러고 보니 갓데스 분들은 사람일 때의 기억이 그대로 남아있죠?
···예.
와, 그거 정말···.
··· ···.
괴롭겠네요.
!!
인지부조화가 무지하게 올 것 같단 말이죠. 분명 나는 나인데, 다를 테니까요. 여러모로.
저라면 옛 저녁에 사고 전환이 왔을지도 모르겠네요.
··· ···.
그래서 더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
자, 그럼 다음 텐트로 가볼까요?
텐트 안을 확인하는 건 제가 할 테니, 도로시 님은 그 주변을 확인해 주세요.
아니, 저도 같이 텐트 안을···.
도로시 님.
사실은 사람의 시체가 익숙하지 않으시죠?
··· ···.
그러니 제가 할게요.
이런 걸 갓데스 분들께 시킬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도 할게요. 하게 해줘요.
···알겠어요.
예. 잘 부탁드릴게요.
방주 입구. 임시 초소.
이건··· 통조림인가?
예. 보기에 상태가 괜찮아 보이는 걸로 구해왔어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내용물은 확인하고 드셔주세요.
용케 이걸 이만큼이나 구했군. 내일까지는 문제없겠어.
피나가 고생해 주셨어요.
에이, 제가 뭘 했다고요.
자, 어서들 드세요.
도로시와 피나 자매님은요?
우리는 먹고 왔어요.
오. 뱃속에 넣어 온다는 가장 좋은 방법을 택했군그래.
후후. 그럼요.
제가 나눠줄게요. 도로시는 좀 쉬어요.
음? 아뇨. 저도 도울게요.
···얼굴이 엉망이에요.
··· ···.
쉬어요. 도로시.
미안해요. 좀 쉴게요 그럼.
··· ···.
지익-
철퍽 철퍽!
허억···!
으으음···! 상태가 많이 안 좋네요.
아, 이런. 텐트가 찢어져 햇빛이 그대로 들어왔군요.
이건··· 뭔가요···?
···사람입니다.
이게요···? 이게 어떻게···.
···사람은 니케와 다르니까요.
죽은 지 오랜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됩니다.
··· ···.
···안되겠군요. 여긴 그냥 넘어가죠.
예···. 그게, 좋겠어요.
우웁···!
크헉, 쿨럭!
후우···! 후우···!
[SCENE END]